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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료 명받은 황의조, 새 시즌 향해 전진 앞으로

중앙일보 2020.06.09 16:27
황의조가 2020~21시즌 리그앙 준비차 소속팀 보르도에 합류했다. 새 시즌 목표는 10골이다. 김성룡 기자.

황의조가 2020~21시즌 리그앙 준비차 소속팀 보르도에 합류했다. 새 시즌 목표는 10골이다. 김성룡 기자.

 "(군 훈련소를) 퇴소한 지 사흘 됐어요. 쉬고 싶지만, 구단이 합류를 요청해 서둘러 출발합니다."
 

기초 군사훈련 마치고 프랑스행
2주 자가격리 고려 서둘러 출국
최고선수들 겪으며 자신감 생겨
헤딩 앞세워 두 자리 수 골 목표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7일 만난 축구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황의조(28·보르도)는 짧은 머리에 까무잡잡한 피부였다. 최근 4주간 기초 군사훈련을 마쳤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 병역특례 혜택을 받았다. 지난달 7일 입소했고, 4일 퇴소했다. 쉴 틈이 없었다. 소속팀이 새 시즌에 대비해 22일 선수단을 소집했다. 프랑스에 도착해 자가격리 2주를 거치면 합류에 빠듯한 일정이다.
황의조(오른쪽)는 동갑내기 손흥민과 찰떡 호흡으로 아시안게임에서 9골을 몰아쳐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그는 이 대회 후 한국 축구의 간판 스트라이커로 거듭났다. [연합뉴스]

황의조(오른쪽)는 동갑내기 손흥민과 찰떡 호흡으로 아시안게임에서 9골을 몰아쳐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그는 이 대회 후 한국 축구의 간판 스트라이커로 거듭났다. [연합뉴스]

 
황의조는 여유가 넘쳤다. 유럽에서 맞는 두 번째 시즌이라 그런 듯 별로 걱정하는 기색이 아니었다. 그는 "작년 이맘때와는 다르다. 그땐 모든 게 불확실했다. 지금은 자신감 하나는 확실히 생겼다. 최선을 다해 부딪히면 해볼 만하기 때문에 걱정 안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감바 오사카(일본)를 떠나 보르도로 이적한 황의조는 유럽 첫 시즌(2019~20시즌), 합격점으로 받았다. 시즌 초부터 주전 공격수 자리를 꿰찼다. 3월까지 24경기에서 6골 2도움을 기록했다. 2월에는 3골을 몰아쳤다. 그런데 하필 그때 코로나19 사태가 터져 리그가 조기에 끝났다. 그는 "시즌을 완주하지 못해 아쉽다. 더 많은 골을 넣지 못한 게 아쉽다. 그래도 많은 경기에 선발로 출장한 것은 만족스럽다"고 데뷔 시즌을 돌아봤다.
황의조는 리그 최강팀 파리 생제르맹을 상대로 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보다는 네이마르, 음바페를 보며 배운 게 더 많다고 했다. [AP=연합뉴스]

황의조는 리그 최강팀 파리 생제르맹을 상대로 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보다는 네이마르, 음바페를 보며 배운 게 더 많다고 했다. [AP=연합뉴스]

 
가장 기억에 남은 경기로는 2월 24일 열린 파리 생제르맹전을 꼽았다. 황의조는 리그 최강팀을 상대로 골을 넣었다. 골도 골이지만, 세계적인 공격수 네이마르(28·브라질), 킬리안음바페(20·프랑스) 등과 맞붙으면서 보고 느낀 게 많았다. 상대는 위치를 가리지 않고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며 골을 넣었다. 주 포지션인 최전방 대신 측면에 기용되면서 적응에 애를 먹던 그의 고정관념을 깨는 움직임이었다.
 
황의조는 "리그앙(프랑스 1부리그)의 공수 전환 속도는 엄청나게 빠른데, 네이마르나 음바페는 빠른 템포 속에서도 압도적 기량을 펼쳤다. 쉴 새 없이 포지션을 바꾸며 뛴다. 포지션이라는 틀에 갇히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먼저 전술에 녹아들어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의조가 기초군사훈련을 통해 마음가짐을 가다듬었다. [육군훈련소 홈페이지]

황의조가 기초군사훈련을 통해 마음가짐을 가다듬었다. [육군훈련소 홈페이지]

황의조는 훈련소 생활을 통해 마음도 가다듬었다. 그는 "체력 테스트(3㎞ 달리기,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에서 기록이 우수해 '체력왕'에 뽑혔다. 상장도 받았다"고 자랑했다. 사격 실력을 묻자, "(손)흥민이와 달리 사격에서 만점은 받지 못했다. 20발 중 10발을 과녁에 명중시켰다. 축구에선 슈팅 두 번에 한 골 넣으면 최고 골잡이"라며 웃었다. 이어 "동기들이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라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훈련을 받으며 전우애가 생겼다. 낯선 유럽에서 뛰는 데 꼭 필요한 경험이었다. 앞으로 새 동료, 새 환경에 녹아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의조는 연말연시 휴식기 때도 귀국해 기량 업그레이드에 매달렸다. 1월에 2주간 전문 코치 네 명과 함께 근력, 헤딩 훈련에 집중했다. 매일 3시간씩 납 조끼(20㎏)를 입은 채 장애물을 거쳐 헤딩 후 슛하는 훈련을 30세트씩 소화했다. 아예 훈련장이 위치한 서울 청담동에 숙소를 잡고 입에서 단내가 날 때까지 훈련했다. 그는 훈련 배경을 "남들보다 한 발 더 뛰고, 더 많은 골을 넣어야 인정받는다. 강점인 몸싸움과 자주 쓰지 않는 기술도 배울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황의조는 슛과 헤딩 능력을 모두 갖춘 골잡이로 진화했다. [AFP=연합뉴스]

황의조는 슛과 헤딩 능력을 모두 갖춘 골잡이로 진화했다. [AFP=연합뉴스]

 
특훈 효과는 시즌 후반기 세 차례의 헤딩골로 증명했다. 기존 전매 특허인 드리블 후 오른발 감아 차기에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위협적인 헤딩이라는 신무기를 장착했다. 황의조는 "지금까지 운동하면서 헤딩골을 이렇게 많이 넣은 적이 없었다. 다음 시즌 더 좋은 경기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0~21시즌 리그앙은 8월 22일 개막한다. 황의조는 "아직도 도전하는 단계라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게 최우선이다. 목표는 두 자릿수 득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팬들 함성 속에서 축구 할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한국에서 치른 마지막 국가대표 경기(A매치)는 지난해 10월 투르크메니스탄전이다. 그는 "팬들 앞에서 경기할 수 있는 날까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며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인천공항=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황의조는 한국 축구팬들과 호흡할 날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김성룡 기자

황의조는 한국 축구팬들과 호흡할 날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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