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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北 연락 끊은 날 "그 사람들 너무 신뢰한 게 실책"

중앙일보 2020.06.09 16:26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25 전쟁 70주년 회고와 반성' 정책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25 전쟁 70주년 회고와 반성' 정책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북한의 연락통신선 폐기에 대해 “그 사람들(북한)은 늘 돌발적인 행위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그 사람들을 너무 신뢰하고 믿어온 것이 우리의 실책”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신원식 통합당 의원이 주최한 ‘6·25전쟁 70주년: 회고와 반성’ 세미나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정치권을 떠들썩하게 만든 백선엽(100) 예비역 대장 사후 안장 논란에 대해서도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세미나에서 “그분(백선엽)의 공적을 따질 것 같으면 대한민국 존립을 위해서 엄청난 공을 세웠다”며 “그런 논쟁은 참 부질없는 논쟁”이라고 말했다. 6·25를 경험한 자신의 어린 시절을 언급하며 “당시 목숨을 건 장교들과 미군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라고도 했다.  
 

연이은 북한 이슈에 여야 ‘으르렁’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연합뉴스

대북 이슈가 정치권을 휘감고 있다. 북한만 연관됐다 하면 더불어민주당과 통합당이 180도 다른 인식을 드러내며 충돌이 빚어진다.
 
지난 4일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의 대북전단 살포 비난으로 촉발된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논란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이 “원 구성이 완료되면 금지법 입법을 완료하겠다”(8일 김태년 원내대표)고 치고 나가자, 통합당은 “떳떳지 못하게 북한에 아무 대응을 못 한다”(8일 김종인 비대위원장)고 맞불을 놨다.
 
특히 야권에선 “김여정 하명법”이란 반발도 나온다. 배현진 통합당 대변인은 9일 “김여정이 하명하면 ‘북 최고존엄 비방 방지법’도 제정할 것인가”라고 정부·여당을 겨냥한 논평을 냈다. 반면 1호 법안으로 대북전단 금지법을 발의한 김홍걸 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대북 전단 살포는) 박근혜 정권 때부터 문제점을 인정했다”고 반박했다. 같은날 박원순 서울시장도 라디오에 출연해 “북한 당국 입장에서 전단 살포를 좋아할 리 있겠나”라며 “남북관계 평화라는 더 큰 것을 해칠 수 있다”고 가세했다.
 
9일 북한이 남북 통신연락선을 차단·폐기한다고 통보하자 정치권은 또다시 술렁였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북한 선언의 직접적 원인은 일부 탈북민 단체의 전단 살포에 대한 반발”이라고 했다. 반면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북한이 대한민국 알기를 어린애 취급한다. 국민 자존심을 깡그리 무너뜨린 사건”이라고 했다.
 

백선엽까지 불똥 “친일” vs “영웅”

한국전쟁 당시 미 제1군단장 밀번 소장에게 작전 상황을 보고중인 백선엽 당시 사단장 [중앙포토]

한국전쟁 당시 미 제1군단장 밀번 소장에게 작전 상황을 보고중인 백선엽 당시 사단장 [중앙포토]

북한을 둘러싼 여야의 이견은 백선엽 예비역 대장의 국립현충원 안장 문제에서도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친일 행적이 논란”이라는 민주당 인사들과 “북한을 물리친 영웅”이라는 야권의 주장이 정면충돌하고 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과 친일파 파묘(破墓·무덤을 파냄) 법안 만들기에 나선 김병기 의원은 지난달 24일 “지금까지 묻힌 자들도 문제지만, 백선엽의 경우 앞으로 충분히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했다. “친일파 군인들의 죄상은 전공만으로는 용서받을 수 없다”(김홍걸 의원), “확실한 친일 청산이 필요하다”(박원순 시장) 등 여권 정치인들도 이런 주장에 힘을 실었다.
 
반면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달 “백 장군은 6·25의 이순신”이라며 “서울 현충원에 자리가 마련돼야 한다”고 여권의 주장을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8일 당 최고위에서 “백 장군은 공산 세력과 맞서 자유대한민국을 지킨 영웅이고, 그에 걸맞은 예우를 해줘야 한다”고 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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