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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직통전화 개통 반세기, 11년은 먹통의 시간

중앙일보 2020.06.09 14:17
1971년 9월 22일 처음으로 개통된 남북한의 직통전화(핫라인)는 두 얼굴의 역사였다. 양측이 현안을 전달하는 소통창구이자, 경색 국면을 가장 먼저 알리는 신호탄이었기 때문이다.
 

1971년 9월 적십자회담 직통전화 첫 개통
49년 9개월동안 6차례 10년 11개월 단절

전직 정부 고위당국자는 “북한은 한국에 대한 불만이 있거나 남북관계를 단절할 때 가장 먼저 직통전화부터 끊었다”며 “탈북자의 대북 전단을 문제 삼고 대결국면을 예고한 북한이 이번에도 대결의 첫 단추로 통신선을 차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은 9일 청와대 핫라인을 포함해 남북간 모든 통신 연락 채널을 완전히 차단·폐기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2018년 1월 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 연락사무소에서 우리측 연락관이 북측과 통화를 위해 남북직통 전화를 점검하는 모습. [연합뉴스]

북측은 9일 청와대 핫라인을 포함해 남북간 모든 통신 연락 채널을 완전히 차단·폐기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2018년 1월 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 연락사무소에서 우리측 연락관이 북측과 통화를 위해 남북직통 전화를 점검하는 모습. [연합뉴스]

 
남북은 1971년 9월 20일 열린 남북적십자회담 제1차 예비회담에서 직통전화 개설에 합의하고, 이틀 뒤 판문점에 2회선을 설치했다. 다음 해 4월엔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실과 김영주 노동당 조직지도부장 간 직통전화 1회선을 개통한 데 이어, 2018년 4월엔 청와대와 북한 국무위원장실을 연결하는 핫라인까지 30여 회선을 운영해 왔다. 연락사무소와 회담 지원, 군, 해사 당국(해운), 항공관제 등 운영 분야도 확대해 왔다.
 
하지만 남북 직통전화는 두절의 역사도 있었다. 2016년 2월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남측이 개성공단을 폐쇄하자 북측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명의의 성명을 통해 군 통신선과 판문점 연락통로를 폐쇄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이후 23개월간 단절된 통신선은 2018년 1월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 겨울 올림픽 참가를 밝힌 뒤 복구됐다.  
 
2018년 4월 20일 청와대에 설치된 남북 정상 간 '핫라인'(Hot Line·직통전화)을 이용해 당시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실장(오른쪽)과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이 북한 국무위 담당자와 시험 통화하는 모습. [연합뉴스]

2018년 4월 20일 청와대에 설치된 남북 정상 간 '핫라인'(Hot Line·직통전화)을 이용해 당시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실장(오른쪽)과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이 북한 국무위 담당자와 시험 통화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 밖에도 76년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과 80년 북측의 남북 총리회담 중단 선언, 2008년 제63차 유엔총회 때 북한 인권결의안 남측 공동 제안, 2010년 5ㆍ24조치 등 그동안 여섯 차례 단절과 연결을 되풀이해 왔다.
 
남측 정부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북측이 일방적으로 전화를 받지 않는 방식으로 통신 연결을 끊은 것이다. 정부에 따르면 49년 8개월가량 직통전화가 운영되는 동안 약 10년 10개월여의 단절의 시간이 있었다.  
 
정부 당국자는 “남북은 오전과 오후 정기적으로 개시 및 마감 통화를 하고, 현안이 있을 경우 전화로 내용을 알려준 뒤 팩스를 보내는 방식으로 소통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북측이 통신에 응하지 않을 경우 메가폰을 들고 판문점 내 휴전선에 서서 방송을 하거나, 전달할 문서가 날아가지 않도록 돌로 얹어 놓는 아날로그 형태의 소통을 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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