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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관 이름' 친필 메모 남긴 쉼터 소장···檢 "압색때 넘긴 것"

중앙일보 2020.06.09 13:47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연합뉴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위안부 피해자 마포 쉼터 소장 손영미(60)씨가 생전에 검찰 수사관 이름과 번호가 적힌 메모를 남긴 것으로 확인되자 검찰은 “압수수색 당시 문을 안 열어줘 수사관이 넘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9일 정의연 등 관계자에 따르면 마포 쉼터에서 손씨의 필체로 적힌 낱장 메모가 발견됐다. 종이엔 검찰 수사관의 이름과 번호가 적혀있었다. 해당 수사관은 서울서부지검에서 정의연 회계부정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검찰의 압박수사 의혹이 제기되자 서부지검은 “지난달 21일 마포 쉼터 압수수색 때 쉼터 대문 너머로 있던 한 여성이 ‘변호인이 올 때까지 문을 열어줄 수 없다’고 하자 넘겨준 번호”라며 즉각 입장문을 냈다.  
 
서부지검은 “해당 수사관이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면서 변호인에게 전달해달라고 하는 상황이었고 보도에 언급된 메모는 그때 그 여성이 적어둔 휴대전화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대문을 사이에 두고 일어난 일이기에 “해당 여성이 고인인지는 알 수 없다”면서 “이후 압수수색 과정은 검사와 변호인이 통화해 협의했고 해당 수사관을 비롯한 압수수색팀은 그 여성과 접촉하지 않았다”고 했다.
 
서부지검은 한 시간 30분 뒤 추가 입장문을 통해 수사과정에서 손씨와 한 번 통화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입장문에 따르면 “정대협이 운영하는 안성 쉼터 압수수색을 했던 날 수사팀이 초인종을 눌렀지만, 기척이 없어 쉼터 관리자로 알려진 고인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다”면서 “수신 번호를 보고 고인이 전화를 걸어와 수사팀이 압수수색 참여 의사를 문의했지만, 고인은 자신이 안성 쉼터는 관리하지 않는다고 해 통화를 마쳤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성 쉼터 압수수색 과정에서 손씨에게 한번 전화를 건 적이 있을 뿐 그 외에는 일체 연락하거나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한편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손씨의 시신에서 외부 침입 등 외력에 의한 사망으로 의심할 만한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 손씨 손목과 복부에서 주저흔(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흔적)이 나오면서 손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손씨의 장례는 8일부터 사흘간 신촌 세브란스 장례식장에서 '여성ㆍ인권ㆍ평화 시민장’으로 진행된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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