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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면한 이재용의 다음 반격…이틀뒤 수사심의위 1차전

중앙일보 2020.06.09 11:37
불법 경영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영장심사를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불법 경영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영장심사를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이 9일 기각되면서 삼성이 신청한 ‘수사심의위원회’에서 검찰과 삼성이 또 한 번 맞붙게 됐다. 검찰은 이틀 뒤인 오는 11일 부의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부회장 사건을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 회부할지 논의한다.

 

‘수사심의위’로 삼성 반격 시작될까

앞서 이 부회장 측은 지난 2일 기소 여부를 수사심의위에서 판단해달라며 소집 신청서를 냈다. “이 사안이 과연 기소할 만한 사건인지를 검찰이 아닌 시민들이 판단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오는 11일 열리는 부의심의위는 수사심의위의 첫 단추다. 우선 검찰과 이 부회장 측은 내일인 오는 10일까지 부의 여부에 대한 의견을 낸다.
 
부의심의위에서 소집이 결정되면 검찰총장은 이를 받아들여 수사심의위를 소집해야 한다. 수사심의위의 기소 판단은 권고적 효력이라 검찰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개 권고를 따라왔다. 그간 수사심의위를 거친 8건의 사건은 검찰이 모두 의결 내용대로 처분했다.
 
양측은 수사심의위에서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그간의 입장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 준비에 돌입했다. 검찰은 법원의 구속 영장 기각 사유에 “기본적 사실관계는 소명됐고, 상당 정도 증거도 확보했다”고 적힌 만큼 영장을 재청구하기보다 수사심의위 준비에 만전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법원이 영장만 기각했을 뿐, ‘재판 과정’을 언급했기 때문에 기소는 예정된 수순이라고 본 것이다. 이에 혐의별로 최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준비하는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뉴스1]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뉴스1]

반면 이 부회장 측은 기각 사유에 적힌 ‘기본적’에 방점을 찍는다. 기초적 사실관계에 대해서만 인정했을 뿐 당사자들에게 법적 책임을 물은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달리 말해 ‘소명 부족’으로 적은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것이다.  
 
이에 이 부회장 측은 향후 열릴 수사심의위에서 ▶합병 등 승계 과정에 전혀 불법이 없었고 ▶이 부회장이 보고받거나 관여한 바도 없으며 ▶한국 경제 위기 속 경영 위축이 우려된다는 등의 논리를 적극적으로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구속영장심사에서 검찰이 꺼낸 ‘프로젝트G’는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비밀 계획이 아니라 박근혜 정부 당시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에 대한 궁여지책일 뿐이라고 맞선다.  
 

또 1년 8개월 동안 110여명에 대해 430여 차례 소환조사를 벌이고 50여건의 달하는 압수수색 벌였으며 수사 심의까지 신청한 상황에서 청구한 영장이 기각됐다는 점을 들어 ‘무리한 수사’라는 주장을 논박할 것으로 보인다.  
  

1년 8개월 수사한 검찰 논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건을 수사해온 이복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 [중앙포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건을 수사해온 이복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 [중앙포토]

반면 검찰은 향후 열릴 수사심의위에서 ▶합병 등 승계 과정에 단계별 불법이 있었고 ▶이 부회장이 보고 받거나 관여했으며 ▶사상 최대 규모 금융범죄 라는 점을 다시 강조할 전망이다.  
 
특히 검찰은 2015년 5월부터 9월 사이 이뤄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을 주목한다. 이 과정이 결국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 이뤄진 불법이라는 것이다. 또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처리 기준을 부당하게 바꿔 4조5000억원의 장부상 이익을 얻었다고 본다.
 
검찰은 이 같은 사실관계가 자본시장법 178조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2015년 5월 이사회의 합병 결의를 하고, 주주종회를 통과하는 단계마다 인위적이고 의도적인 시세 조종 등 불법 행위가 이뤄졌다는 게 수사팀의 시각이다. 검찰이 지난 4일 낸 150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에도 이 부회장 측이 자본시장법 178의 모든 하위 조항을 위반했다고 적혔다고 한다.  
 
특히 수사를 이끌어온 이복현(사법연수원 32기)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검사는 과거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수사에서도 공인회계사 경력을 살려 시세조종 분야를 밝혀내는데 주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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