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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심한 뒷북…"차별반대 시위해도 마스크는 꼭 써라"

중앙일보 2020.06.09 10:49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미국에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지지한다면서도 마스크는 꼭 쓰라고 당부했다. 일반인의 마스크 착용을 장려하지 않는다던 기존 입장을 뒤늦게 바꾸면서 나온 조치다.  
세계보건기구가 미국서 촉발된 시위 중에도 마스크를 써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은 지난 8일 미국서 한 여성이 흑인을 죽이는 것을 중단하라고 적힌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가 미국서 촉발된 시위 중에도 마스크를 써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은 지난 8일 미국서 한 여성이 흑인을 죽이는 것을 중단하라고 적힌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9일 AFP통신에 따르면 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가능한 한 다른 사람들과 1m 거리를 두고, 손을 깨끗이 닦고, 기침할 땐 가리고, 시위에 참석할 땐 마스크를 쓰라"고 당부했다.

하루 확진자 13만6000명, 최다기록에 '긴장'

  
WHO는 그간 일반인의 마스크 착용을 장려하지 않았다. 마스크가 코로나 19 전파를 막는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일반인이 마스크를 쓰기 시작하면 의료진이 쓸 물량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코로나 19가 빠르게 퍼지자 대부분 국가가 WHO의 지침과 달리 일반인 마스크 착용을 권하거나 의무화했다. 미국은 4월부터 외출 시 마스크 착용을 당부했다. 유럽 주요국도 4~5월 봉쇄 조치를 완화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어려운 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장했다. 
 
이달 들어서야 WHO 측은 "면밀한 검토, 국제 전문가와 광범위한 협의를 통해 마스크 사용에 대한 지침을 갱신했다"며 새로운 입장을 표명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로이터=연합뉴스]

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로이터=연합뉴스]

'뒷북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WHO가 마스크 착용을 당부한 이유는 코로나 19의 기세가 좀처럼 꺾일 줄 모르기 때문이다.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서 한 청년이 "숨을 쉴 수 없다"(조지 플로이드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는 문구가 쓰인 셔츠를 입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서 한 청년이 "숨을 쉴 수 없다"(조지 플로이드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는 문구가 쓰인 셔츠를 입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전날 보고된 전 세계 신규 확진자 수가 13만6000명을 넘어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 상황은 개선되고 있지만, 세계적으로는 악화하고 있다"며 "코로나 19 발병 6개월 이상 지난 지금 어느 국가도 (감염 억제) 페달에서 발을 뗄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상황이 개선되고 있는 나라에서 가장 큰 위협은 안이함"이라고 덧붙였다.  
 
보고된 확진 사례 중 75%가 미주와 남아시아 등 10개국에서 나왔다. 브라질 등 남미는 3만명 이상, 미국·캐나다·멕시코 등 북미에서 2만2000명 이상, 인도·파키스탄·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에서는 1만700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한 때 '코로나 청정국'이었던 브라질은 통계조차 제대로 발표하지 못해 여론의 질타가 이어졌다. 브라질 보건부가 확진자·사망자 누적 통계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가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면서다. 결국 현지 언론사 6곳이 "보건부를 믿을 수 없다"면서 주 정부와 협력해 별도로 피해현황을 발표하기로 했다. 실제 확진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WHO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는 지금까지 전 세계 703만명을 감염시켰다. 이 중 약 40만명이 숨졌다. 전 세계 사망자 25% 이상이 미국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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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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