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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두, 또 뒷북... "왜 우리는 뭘 해도 안되지?"

중앙일보 2020.06.09 10:05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다.

리옌훙(李彦宏) 바이두 회장 [출처 후슈왕]

리옌훙(李彦宏) 바이두 회장 [출처 후슈왕]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百度)는 지금 딱 그런 신세다. 
 
상황을 보더라도 그렇다. 바이두의 지난해 매출은 중국의 스타트업 바이트댄스가 가볍게 넘겨버려 바이두의 자존심을 긁어놨고, 한 때 800억 달러를 찍던 바이두의 시가총액은 반절로 떨어지더니 지금은 거기서도 더 쪼그라들었다. 그나마 위안삼을 만한 일은 바이두의 일일사용자가 바이트댄스의 뉴스 앱 진르터우탸오(今日头条)보다는 높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실적부진으로 물러난 샹하이룽(向海龙)부총재를 대신해 션더우(沈抖)부총재가 그 자리를 맡으면서 검색 포털에서 모바일 생태 사업(MEG)으로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두의 지난 1년간 움직임은 뭐랄까? 딱히 외부에 느껴질만한 변화가 많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회복할 방법은 없는가? 바이두는 최근에야 새로운 움직임을 시작했다. 바로 "라이브 방송"이다. 
 
쇼트클립과 라이브가 올해 바이두의 중점사업이라고 한다. 바이두는 최근 자사의 모바일 영상 플랫폼 서비스인 '하오칸스핀(好看视频)' 에서 이커머스 전자상거래를 시작했다.
 

또 반박자가 느리다.

 
그런데 중국에서 라이브 방송에 불이 켜진지는 꽤 됐다. 바이두의 행보는 그래서 "이제서야?" 라는 말이 나온다. 쇼트클립과 라이브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이다. 더우인(抖音)의 일일이용자수(DAU)는 4억을 돌파했다. 콰이쇼우(快手)도 3억을 넘어섰다.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만만치 않다. 바이두는 후발주자로서 뒷심을 발휘해야하는 힘든 상황에 놓여있다. 
바이두의 하오칸스핀 [출처 바이두백과]

바이두의 하오칸스핀 [출처 바이두백과]

지난 1년간 바이두의 쇼트클립 성적은 딱히 좋았다고 얘기할 수 없는 수준이다. 지난 1분기 하오칸스핀의 일일이용자수는 2200만, 현재는 3000만으로 증가세가 너무 완만하다. 설상가상으로 2월 초 하오칸스핀은 규율 위반으로 앱시장에서 1개월간 쫓겨난 신세를 면치 못했다. 코로나19로 동영상 어플이 호황일 때, 바이두는 아무런 힘하나 써보지 못했다.
 
바이두의 또 다른 주력 사업인 UGC(사용자 제작 콘텐츠) 췐민샤오스핀(全民小视频)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애플 앱스토어의 순위는 600위까지 떨어졌고, 1일 다운로드 횟수는 4000건에 불과하다. 이쯤되면 거의 반은 포기거나 방치 상태인 듯 하다. 
 
그럼 바이두는 왜 일찍부터 나서지 않았던 걸까?
 

"아~" 바이두 직원들을 탄식하게 만든 것

 
영상 콘텐츠에 빠르게 전환하지 못한 것은 바이두에 인재가 부족해서도 아니었다. 실제로 바이두의 여러 직원들이 쇼트클립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당시 바이두의 관심사는 딴데 있었다.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그럼 바이두는 무엇에 몰두하고 있었을까? 바이두가 한창 밀고 있는 영역은 '뉴스'였다. 오로지 진르터우탸오를 따라잡으려는 생각뿐이었다.
 
2018년 바이트댄스가 더우인에 주력하고 있을 때 바이두의 시선은 뉴스에 꽂혀 있었고, 쇼트클립이 잘나간다고 인식했을 때는 이미 한참 늦은 셈이었다.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그럼 바이두의 많은 직원들이 탄식하게 만든 것은 뭘까? 바로 더우인(抖音)의 초기 멤버가 바이두 티에바(贴吧, 커뮤니티)의 브랜드 매니저였다는 사실이다. 그는 더우인을 급성장으로 만든 핵심 인물로 알려져있다.
 
바이두의 정책 실수 이면에는 바이두가 오랫동안 모바일 방향으로의 진로를 제대로 계획하지 못했다는 점이 꼽힌다. 바이두가 중국 최대 검색포털로서 십수년간 쌓아온 안일한 사고 방식이 오히려 신사업 시장으로 발빠르게 전환하는 것을 가로막았다는 데 있다.
 
심지어 바이두 관계자도 창립 20주년을 맞은 바이두의 "대기업병"은 아직 해결짓지 못한 숙제라고 말한다. 외부 시각 역시 몸집이 큰 바이두에게 새로운 조직과 활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다시봐도, 그래도 우리가 가장 잘하는 건 '검색'

 
그럼 앞으로 바이두는 어떻게 해야할까? 바이두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에 다시 집중한다. 결국은 '검색'이다. '검색'으로서의 우위가 없다면 바이두의 어떠한 혁신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션더우 부총재는 취임 후 새로운 콘텐츠보다 기존의 사업에 대한 정리와 통합에 집중했다. 기존의 잘못된 결정으로 많은 기회를 놓쳤지만 결국 바이두 전략의 중심은 '검색'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바이두는 검색을 기반으로 조성되는 콘텐츠 생태계에 대해 모색하고 있다.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바이두가 꿈꾸는 그림은 이렇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가족이 화목하지 않은데 어떡해야 하지?" 라고 검색했을 때, 이전에는 글이나 이미지로 결과가 나왔다면 이제는 그 범위가 더욱 다양해진다. 현재의 라이브 결과를 보여주면서 사용자가 직접 가정 문제 전문가를 찾아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서비스까지 연결해주는 것이다.
 
이전에 사용자를 정보와 이어주는 매개체에 그쳤다면 이제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찾고 꼭 맞는 서비스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보폭을 넓히는 것이다. 이를 활용한 것이 바이두의 모바일 건강 서비스인 바이두건강(百度健康)이다. 
 
이렇듯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바이두 앱을 제외하고는 모바일 영역에서 아직 이렇다 할 프리미엄 서비스를 내놓지 못한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바이두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바이두에 이미 긍정적인 변화가 많이 있다. 사용자들이 한 두 해에 걸쳐서는 감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과연 그럴까? 그러기에 바이두가 들고 있는 패는 많지 않아 보인다.
 
차이나랩 이은령
출처 후슈왕

[출처 네이버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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