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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흑인에 무릎꿇은 펠로시…美민주당, 경찰 개혁법 마련

중앙일보 2020.06.09 06:24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8일 의사당에서 8분 46초간 한쪽 무릎을 꿇고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했다. 펠로시 의장과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경찰 직권 남용과 인종 차별을 막는 내용의 경찰 개혁 법안을 발표했다.[AP=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8일 의사당에서 8분 46초간 한쪽 무릎을 꿇고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했다. 펠로시 의장과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경찰 직권 남용과 인종 차별을 막는 내용의 경찰 개혁 법안을 발표했다.[AP=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이 지나친 무력사용과 인종 차별을 막기 위한 경찰 개혁 법안을 마련했다. 지난달 백인 경찰관에 의해 흑인이 숨진 뒤 미국 전역에서 일어난 경찰 가혹 행위 중단 요구에 민주당이 먼저 나섰다.
 
민주당 상·하원 의원들은 8일(현지시간)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과도한 공권력 행사를 제어하고 직권 남용과 위법행위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경찰 개혁 법안을 발표했다. 
 
우선, 경찰의 폭력과 비위 행위가 광범위한 면책특권 때문이라고 보고 경찰에 대한 법적 보호를 축소할 것을 제안했다. 최후의 수단일 경우를 제외하고 경찰관이 치명적인 물리력을 가하지 못하게 하는 새로운 제한도 두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가해 경찰에게 책임을 묻고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쉽게 제도를 개편하는 내용도 담았다. 지금은 경찰이 직권을 남용했을 뿐 아니라 고의로 피해자 권리를 침해했다는 것을 검찰이 입증해야 하지만, 법이 통과되면 고의를 입증하지 않아도 된다.
 
경찰의 목 조르기를 금지하고, 제복에 카메라 장착·사용을 의무화하고, 치명적인 무기 사용을 제한하는 내용도 담겼다. 개인이 폭력적인 방법으로 사적 제재를 가하는 린칭(lynching)을 연방 증오 범죄로 규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법안 초안 작성에 참여한 캐런 배스 하원의원은 "다시는 전 세계가 제복 입은 경찰관이 거리에서 시민을 천천히 살해하는 장면을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배스 의원은 법안 초안을 작성한 의회 내 흑인 모임인 블랙코커스를 이끌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10일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동생을 증인으로 불러 법안 청문회를 개최한 뒤 이달 안에 법안을 하원에 상정할 계획이다. 민주당이 다수당인 하원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공화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법안 내용을 수용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와 의원 20여명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의사당에서 8분 46초간 한쪽 무릎을 꿇어 플로이드를 추모했다. 8분 46초는 백인 경찰관이 무릎으로 플로이드의 목을 누른 시간이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오랜 시간처럼 느껴졌다"며 "흑인들이 오랫동안 고통받아 왔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보좌진 도움을 받아 일어서야 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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