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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인택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ang.co.kr

지금 투표하면 민주당 바이든, 트럼프 누르고 백악관 직행

중앙일보 2020.06.09 06:00
오는 11월 3일 열리는 미국 대통령 선거의 대진표가 드디어 확정되면서 대선 판세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2020 미국 대선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74) 대통령과 민주당의 조 바이든(78) 전 부통령의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6월 5일 수도 워싱턴DC와 7개 주에서 동시에 열린 민주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후보 확정에 필요한 당내 선거인단의 과반수인 1991명을 확보했다. 
바이든은 남은 8개 주와 미국령 3곳의 경선 결과와 무관하게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됐다. 형식적인 최종 지명은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이뤄진다. 바이든은 최대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지난 4월 선거운동을 중단하면서 사실상 경선에서 승리한 데 이어 이날 과반수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실질적 후보가 됐다.  

미 대선 판세 정치공학으로 분석하니
간선·승자독식 선거인단 확보전 특색
지지정당 왔다갔다 경합주가 승리 관건
여론조사에서 8~11% 앞선 것은 잊고
각 주별 선거인단 확보 가능성 분석
바이든, 트럼프 누르고 승리할 가능성
승리 열쇠 6대 경합주 모두 승리 예상
철벽 지지층 트럼프도 강한 득표력
남은 5개월에 어떤 변수 나올지 몰라
반트럼프 매체의 착시현상도 경계하고
대선승리 위한 트럼프 무리수 주목해야


백악관에서 브리핑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대선후보 토론에 참석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 AP·로이터=연합뉴스

백악관에서 브리핑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대선후보 토론에 참석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 AP·로이터=연합뉴스

 

미 대선 간접선거·승자독식으로 예측 어려워

바이든은 1988년과 2008년에 이어 세 번째 도전 끝에 민주당 대선후보가 됐다. 코로나19 사태와 실업난에 이어 인종차별 시위까지 터진 상황에서 미국의 2020년 대선 시계는 어떻게 돌아갈 것인가.  
지금 미국 대선 판세는 어떤지, 당장 투표를 한다면 트럼프와 바이든 중에 누가 백악관에 입성할 가능성이 더 큰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미국 대통령 선거의 현재 판세를 분석하려면 복잡한 정치공학적 계산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미국 대선 과정이 독특해 단순한 지지율만으로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첫째, 미국은 대선에서 선거인단을 통한 간접투표로 대통령을 뽑기 때문이다. 연방 국가인 미국은 대선 후보가 유권자의 표가 아닌 각 주에서 뽑은 대통령 선거인단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당선인을 결정한다. 선거인단은 각 주에 상·하원 의원 숫자를 합친 인원이 배정된다. 연방제인 미국은 모든 주에서 두 명씩의 상원의원이 있고 하원의원은 인구에 따라 배분된다. 결국 전국의 50개 주와 수도인 워싱턴DC에서 선출하는 선거인단 538명 중 누가 더 많은 사람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대선 결과가 결정된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전 부통령. AP=연합뉴스

둘째 이유는 미국 대선 특유의 ‘승자독식제’에 있다. 델라웨어와 메인 2개 주를 제외한 다른 주와 워싱턴DC의 선거는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해당 주의 전체 선거인단을 모두 차지하는 ‘승자독식제’로 이뤄진다. 대선 산술이 복잡해지는 가장 큰 이유다. 메인과 델라웨어는  주 대표 2명과 지역구별 선거인단을 득표 비율로 별도 선출한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의 가족 사진.[중앙포토]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의 가족 사진.[중앙포토]

 

미 대선, 지지율과 당선 가능성이 불일치

이에 따라 미국 대선은 각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곧바로 당락으로 연결되지는 않는 특수성이 있다. 공화당의 조지 W 부시와 민주당의 앨 고어가 맞붙었던 2000년、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이 대결했던 2016년에는 득표수가 더 적었던 부시와 트럼프가 각각 선거인단 확보에서 앞서면서 당선했다. 같은 일이 1824년·1876년·1888년에도 있었다.    
현재 쏟아지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가 당선 가능성을 말해주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최근까지 나온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이 트럼프보다 각각 8~11% 앞서고는 있다. 하지만 이를 정치공학적으로 더욱 정교하게 분석해 선거인단 확보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정교하게 살펴봐야 비로소 미국 대선의 판세를 읽을 수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오른쪽)이 2012년 9월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함께한 모습. 이번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오바마는 바이든을 공개 지지했다.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오른쪽)이 2012년 9월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함께한 모습. 이번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오바마는 바이든을 공개 지지했다. [연합뉴스]

 

각주 투표행태 따라 안전주와 경합주로 나뉘어

현재 미국 대선 판세를 보다 정확하게 알아보려면 미국 50개 주와 워싱턴DC의 정치 성향부터 알아봐야 한다. 미국의 지역은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자가 많은 공화당 안전주와 민주당 지지층이 두꺼운 민주당 안전주, 그리고 두 정당 사이를 오가는 경합주로 나뉜다. 텍사스(선거인단 38명), 미시시피(6), 앨라배마(9), 사우스캐롤라이나(9) 등 남부 주들은 보수적이고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공화당 안전주다. 중서부의 와이오밍(3), 유타(6), 아이다호(4)도 공화당의 표밭이다.  
반면 자유주의적 성향이 강한 동부의 뉴욕(29), 버몬트(3), 매사추세츠(11), 코네티컷(7)과 서부의 캘리포니아(55)와 오리건(7), 그리고 중북부의 일리노이(20) 등은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이들 안전주들은 대선에서 큰 변수가 없는 한 지지 정당을 바꾸지 않는다. 물론 지역의 변화에 따라 개별 주의 지지 정당이 바뀌거나 안전주의 위치가 흔들리기도 한다.  
안전주와 달리 선거 때마다 표심이 변화하는 지역을 경합주(Swing States) 또는 전장주(Battlefield States·전쟁터주)라고 부른다. 남부의 플로리다(29), 노스캐롤라이나(15), 중북부의 미시간(16), 미네소타(10), 위스콘신(10), 동부의 펜실베이니아(20), 버지니아(13), 뉴햄프셔(4), 중서부의 네바다(6), 콜로라도(9), 아이오와(6)가 여기에 해당한다. 미국 대선 선거전은 아무래도 이들 경합주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현시점에서 주요 경합주 유권자들이 어떤 후보를 지지하느냐를 살펴보면 전체 판세를 읽을 수 있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이 ‘수퍼 화요일’인 지난 3월 3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이 ‘수퍼 화요일’인 지난 3월 3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선거인단 270명 이상 확보해야 백악관 입성  

그런 의미에서 미국 비정파 정치 컨설팅 기관인 270투윈(270towin)의 현재 전국 판세 조사와 예측 결과는 눈여겨볼 만하다. 2020년 대선 결과 예측을 단순한 지지율 조사가 아닌 선거인단 확보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예측하는 기법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 조사기관의 이름인 270투윈은 538명의 대통령 선거인단 중 과반수인 270명을 확보하면 대선에서 승리한다는 의미다. 딱 절반인 269명을 확보하면 양자 대결의 경우 양측이 동점이 된다. 이럴 경우 대선과 동시에 치러진 하원의원 선거에서 선출된 의원들이 투표로 대통령을 확정한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이 지난 3월 4일 얼렸던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이 지난 3월 4일 얼렸던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현재 바이든 232명, 트럼프 204명 확보  

270투윈에 따르면 현시점에서 민주당이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선거인단 숫자는 확실 183명, 유력 35명, 유망 14명 등 모두 232명이다. 공화당이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선거인단은 확실 125명, 유력 18명, 유망 61명으로 모두 204명이다.  
각 당 안전주의 선거인단 숫자에 최근 여론 조사 결과를 반영한 수치다. 이에 따르면 경합주 가운데 버지니아와 뉴햄프셔, 네바다, 콜로라도는 민주당 지지, 아이오와는 트럼프 지지의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남은 경합주 선거인단 102명이 대선 향배 쥐어

아직 102명의 선거인단이 미지수로 남아있다. 민주·공화 양당이 각각 실질적으로 확보한 436명 외의 나머지 선거인단이다. 102명은 경합주 소속 101명과 네브래스카의 1명을 합친 숫자다. 이들이 미 대선의 향배를 쥐고 있는 셈이다. 이를 바탕으로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매직넘버’ 270명을 확보하려면 민주당은 38명, 공화당은 66명을 각각 더 얻어야 한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2월 29일 사우스캐롤라이나대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2월 29일 사우스캐롤라이나대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바이든 14가지 경우, 트럼프 12가지 경우 승리

경합주들을 누가, 어떻게 차지하느냐는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다. 270투윈이 이런 경우의 수를 따져본 결과 바이든은 14가지 경우의 수에서 이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은 경합주 가운데 2~3개 주만 확보하면 백악관에 입성할 수 있다. 특히 바이든이 플로리다(29)에서 이기면 펜실베이니아(20), 미시간(16), 노스캐롤라이나(15), 애리조나(11), 위스콘신(10) 중 하나만 더 확보해도 281명~271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 플로리다를 잃어도 펜실베이니아를 차지하고 다른 2개의 주에서 더 이기면 승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트럼프가 이길 수 있는 경우의 수는 12가지로 나타났다. 트럼프는 모든 경우의 수에서 4곳 이상을 이겨야 백악관 주인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것으로 계산됐다.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에서 모두 이겨도 추가로 2개 주를 더 확보해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플로리다를 잃을 경우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위스콘신 등 주요 경합주 여섯 군데에서 모두 이겨야 재선할 수 있다. 한 마디로 트럼프는 불리하고, 바이든은 유리한 국면이다.  
내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경선 후보로 나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노스캐롤라이나주 소도시 더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은 이 지역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역전의 전기를 마련했다. 박현영 특파원

내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경선 후보로 나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노스캐롤라이나주 소도시 더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은 이 지역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역전의 전기를 마련했다. 박현영 특파원

 

현재는 6대 경합주에서 바이든 승리 예상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금 더 자세하게 들어가 보자. 270투윈이 대표적인 경합주 6곳(선거인단 101명)의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는 트럼프를 더욱 초조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바이든과 트럼프의 지지율은 미시간(선거인단 16명) 48% 대 40%, 위스콘신(10명) 46%대 43%, 펜실베이니아(20명) 49%대 42%, 애리조나(11명) 50% 대 43%, 노스캐롤라이나(15명) 47%대 44%, 플로리다(29명) 48%대 44%로 나타나 모든 경합주에서 ‘바이든 승리, 트럼프 패배’가 예상된다. 그렇다면 바이든이 민주당 안전주의 선거인단 232명에 더해 현재 지지율이 앞서는 경합주의 선거인단 101명을 모두 확보할 경우 선거인단 333명으로 당선에 필요한 ‘매직 넘버’인 270명을 거뜬히 넘어선다. 바이든이 트럼프를 누르고 백악관 정문에 성큼  다가선 형국이다.  
조 바이든(왼쪽) 전 부통령과 아들 헌터 바이든이 2010년 함께 농구경기를 관람하는 모습.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스캔들에서 헌터 바이든은 핵심 인물로 떠올랐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 전 부통령과 아들 헌터 바이든이 2010년 함께 농구경기를 관람하는 모습.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스캔들에서 헌터 바이든은 핵심 인물로 떠올랐다. [로이터=연합뉴스]

 

선거까지 5개월…단정은 금물

하지만 선거일까지는 아직 5개월 가까이 남아있다. 11월 3일의 대선일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를 단정하긴 한참 이르다. 미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살아나 트럼프의 인기가 회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16년 대선 때도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트럼프가 형편없이 패배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30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227명을 얻은 클린턴을 거뜬히 눌렀다. 트럼프가 아무리 반대편에서 비난받을 언행을 해도 그에게 투표하는 두꺼운 지지층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선거는 현실이지 구호가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조사 결과를 본 트럼프가 초조한 나머지 어떤 일을 벌일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국제 관계든, 국내 문제든 황당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트럼프가 방위비 협상에 불만을 품고 독일에서 미군 9500명 철수를 명령한 것도 한 사례다. 미·중 무역갈등이 악화하거나 국제기구에서 미국 역할이 급격히 감소할 수도 있다. 대선까지 미국과 다른 나라들이 ‘트럼프 불확실성’의 피해를 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1일 백악관 앞 교회에서 성경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당시 트럼프는 평화적인 시위대를 최루탄 등으로 해산하고 이 교회 앞으로 가서 홍보용 사진을 찍었다는 비난을 받았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1일 백악관 앞 교회에서 성경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당시 트럼프는 평화적인 시위대를 최루탄 등으로 해산하고 이 교회 앞으로 가서 홍보용 사진을 찍었다는 비난을 받았다. AFP=연합뉴스

 

미 공화당 행정부·의회, 트럼프 캠프 행동 주시해야

게다가 11월 3일에는 임기 4년의 대통령은 물론 임기 6년인 상원의원의 3분의 1과 임기 2년인 하원의원 전원도 함께 뽑는다. 트럼프는 물론 공화당 상·하원 의원들도 불안해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의 지지율 하락이라는 썰물에 자신들의 의원 자리도 함께 쓸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백악관과 함께 상원에서 우위를 지키고 있는 공화당이 자칫 백악관과 상하원 모두를 잃고 힘없는 야당이 될 수 있다. 트럼프는 물론 공화당 정치인과 지지층도 초조해할 수밖에 없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 의회는 어떤 정책을 내놓을까. 트럼프 캠프는 어떤 선거 전략을 들고나올지 주목할 수밖에 없다.  
 
채인택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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