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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학대 오명 벗은 산천어 축제···동물보호단체는 "계속 반대"

중앙일보 2020.06.09 05:00
‘2019 산천어축제’ 개막 첫날 모습. 개막 첫날에만 14만명 강원 화천군 산천어축제장을 찾았다. 연합뉴스

‘2019 산천어축제’ 개막 첫날 모습. 개막 첫날에만 14만명 강원 화천군 산천어축제장을 찾았다. 연합뉴스

 
“화천 산천어축제를 향한 근거 없는 비난과 논란이 완전히 종식되길 기대합니다.” 화천 산천어축제가 ‘동물 학대’에 해당한다며 동물보호단체가 제기한 고발 사건에 대해 검찰이 각하 결정을 내린 뒤 최문순 화천군수가 한 말이다.

춘천지검, 산천어 동물 학대 고발 건 각하 결정 통보
화천군, 근거 없는 비난·논란 완전히 종식 기대
동물보호단체, 9일 입장문 내고 "반대 운동 이어갈 것"

 
 최 군수는 8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동물보호단체들이 축제를 반대하는 이유가 산천어에 대한 애정 때문이라고 믿는다”며 “하지만 산천어에 대한 감정이입에 앞서 반세기 넘게 희생만을 강요당하고 있는 접경지역 화천 사람들에 대한 공감부터 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로 상처받는 대상은 산천어축제만이 아니다”라며 “동물보호단체의 기자회견 어디에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전국 양식업계 종사자, 수십여 곳의 국내·외 여행업 종사자, 그리고 화천군민의 생계에 대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춘천지검은 올 초 '동물을 위한행동' 등 11개 동물보호단체들로 구성된 ‘산천어살리기운동본부’가 화천 산천어축제를 개최하는 최문순 화천군수 등을 동물 학대로 고발한 건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리고 최근 화천군에 이를 통보했다. 검찰이 내리는 각하 결정은 기소하거나 수사를 이어갈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을 때 내리는 일종의 불기소 처분이다. 

동물보호법에서 식용 목적 어류 보호 대상 아니다

'2020 산천어축제'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강원 화천군 화천천 외국인 전용 낚시터에 산천어가 방류되고 있다.사진 화천군

'2020 산천어축제'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강원 화천군 화천천 외국인 전용 낚시터에 산천어가 방류되고 있다.사진 화천군

 
 검찰은 불기소 결정문을 통해 “동물보호법에서는 식용 목적의 어류는 보호 대상이 아님을 명백히 하고 있다”며 “축제에 활용되는 산천어는 애초부터 식용을 목적으로 양식된 점을 종합해 볼 때, 산천어가 동물보호법에서 보호하는 동물이라고 보기 어려워 피의자들에게 범죄 혐의없음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결정의 근거로 “국내에 홍천강 꽁꽁축제, 평창 송어축제, 인제 빙어축제, 남해 멸치축제 등과 해외에 영국 뉴린 물고기 축제, 중국 지린성차간호수 물고기 축제, 일본 모모타로은어축제 등이 물고기를 맨손으로 잡고 이를 바로 먹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식용 어류를 활용한 축제를 연 피의자들의 행위가 사회 상규에 어긋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며 “산천어 1마리를 봉투에 담아 산천어를 잡지 못한 관광객에게 전달하는 ‘산천어 던지기’ 이벤트를 2020년 1월 7일 이후 중단하는 등 시민사회의 문제 제기를 경청해 축제를 개선하고 있는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먹는 동물 죽을 때까지 무슨 짓을 해도 되나

지난 2월 13일 강원 화천군 화천천에서 산천어축제가 한창인 가운데 어려움을 겪는 축제를 돕고자 공무원들이 맨손잡기 체험에 참여해 축제를 즐기고 있다. 사진 화천군

지난 2월 13일 강원 화천군 화천천에서 산천어축제가 한창인 가운데 어려움을 겪는 축제를 돕고자 공무원들이 맨손잡기 체험에 참여해 축제를 즐기고 있다. 사진 화천군

 
 반면 최 군수 등을 동물 학대로 고발했던 동물보호단체들은 검찰의 이번 결정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9일 입장문을 내고 향후 대응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전채은 동물을위한행동 대표는 “법적 판단이 그렇게 내려졌다고 해도 인정할 수 없다”며 “학대가 아니라고 판단할 경우 먹는 동물은 죽을 때까지 무슨 짓을 해도 상관이 없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어류는 물 밖으로 나오는 순간부터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물 밖으로 나오면 빨리 도살해야 한다”며 “하지만 산천어축제에선 산천어를 잡은 뒤 가지고 놀거나 빙판 위에 방치한다. 먹는 동물일지라도 먹기 전까지 과정에서 학대가 없도록 하는 규정이 필요한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동물보호단체들은 대응방안을 논의한 뒤 산천어축제 동물 학대 반대 운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또 산천어축제 등이 동물을 이용하지 않는 축제로 바뀔 수 있도록 정부에 관련 규제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할 방침이다.
 
 2003년 시작된 화천 산천어축제는 첫해 관광객 22만명으로 시작했다. 관광객 수는 계속 늘어 2006년부터 2019년까지 13년 연속 관광객을 100만명 이상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강원대 산학협력단이 발표한 ‘축제 및 발전방안 연구보고’에 따르면 2019 화천 산천어축제의 직접경제 유발효과는 약 1300억원에 이른다.
 
화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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