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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텔링] 추락하는 독수리, 한화는 감독의 무덤?

중앙일보 2020.06.09 05:00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추락하고 있다. 7일 대전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2-8로 지면서 창단 최다 연패 타이인 14연패를 기록했다. 8일 현재 순위는 10개 구단 중 10위(7승22패)다. 결국 한용덕(55) 한화 감독이 이날 경기 뒤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했다. 여러 명장들이 거쳐갔지만, 한화의 암흑기는 길어지고 있다.
 

10년간 감독 교체만 네 번

한화 이글스는 감독의 무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한화 이글스는 감독의 무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한화는 1986년 제7구단으로 창단(당시엔 빙그레 이글스)한 이래 2008년까지 우승 1회, 준우승 5회를 차지했다. 꼴찌에 머무른 건 첫 해인 1986년 뿐이었다. 2000년대 중후반에도 김인식 감독의 지도 아래 중위권을 유지했다. 그러나 2009년, 23년 만에 최하위의 수모를 겪었다.
한화는 체질 개선을 위해 외부 지도자를 영입했다. 2010년엔 한대화 감독이 부임했으나 2012년 여름 성적 부진으로 물러났고, 한용덕 코치가 대행직을 맡았다. 2013년엔 해태와 삼성에서 10번 정상에 오른 김응용 감독이 부임했으나 2년 연속 꼴찌를 했다. 2015년엔 '야신'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2017시즌 도중 팀을 떠났다. 결국 이상군 대행이 잔여시즌을 치렀다. 한화는 2017년까지 10년 연속 가을 야구를 하지 못했다. KBO리그 역대 최장 기록이다.
 

저비용 저효율→고비용 저효율

저효율의 늪에 빠진 한화.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저효율의 늪에 빠진 한화.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2000년대 중반 한화는 유망주 육성을 소홀히 했다. 다른 팀은 해마다 10명 이상의 신인을 뽑았지만, 한화는 5~7명 정도만 선발했다. 특히 고졸선수보다는 즉시전력감인 대졸선수 위주였다. 다른 팀과 달리 2군 훈련시설도 뒤늦은 2013년에야 만들어졌다. 모기업의 구단 지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서였다. 그러다 보니 팀을 오래 끌고갈 젊은 선수들이 많지 않았다. 한화가 배출한 마지막 신인왕이 2006년 류현진(토론토)이다. 
김응용, 김성근 감독 부임 후엔 방침이 바뀌었다. 이용규, 정근우(현 LG), 정우람, 심수창(은퇴) 등 외부 자유계약선수(FA)를 대거 영입했다. 대신 젊은 선수들을 보상선수로 내줘야만 했다. 일시적으로 중위권까진 올라갔으나, 결국 팀이 다시 노령화되는 악순환을 겪었다. 선수단 몸값은 상위권이지만, 성적은 나지 않는 '비효율적' 운영이었다.
 

한화 출신 순혈주의도 3년 만에 막내려

송진우, 장종훈, 한용덕(왼쪽부터) 세 사람이 야심차게 한화의 재건을 위해 뭉쳤지만 3년 만에 끝이 났다. 프리랜서 김성태

송진우, 장종훈, 한용덕(왼쪽부터) 세 사람이 야심차게 한화의 재건을 위해 뭉쳤지만 3년 만에 끝이 났다. 프리랜서 김성태

한화는 '순혈주의'를 외치며 팀을 떠나있던 레전드 출신 지도자들을 모았다. 한용덕 감독을 선임하고, 장종훈 타격코치, 송진우 투수코치와 계약했다. 한화는 2018년 3위에 오르며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한용덕호도 오래 가지 못했다. 지난해 9위에 머물렀고, 올시즌도 연패의 늪에 빠졌다. 한용덕 감독은 6일 코치진 일부를 2군에 내려보낸 데 이어 7일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결국 한화는 이를 받아들이고, 최원호 2군 감독을 대행으로 임명했다. 최근 10년 사이 벌써 세 번째 대행 체제다.
한화는 한용덕 감독 부임 후 '리빌딩'을 선언하고 젊은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렸다. 하지만 선수들의 성장 속도가 늦었고, 2년 연속 하위권으로 처졌다. 구단의 대대적인 개혁이 없다면, 한화의 암흑기는 더 길어질 수 있다.
 
글=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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