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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보이는 ‘이해찬 함구령’···전당대회 시즌, 개헌론 분출하나

중앙일보 2020.06.09 05:00
더불어민주당이 9일 당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위원장 안규백)를 공식 출범시키고 전당대회 시즌에 본격 돌입하는 가운데 최고위원 출마를 고심 중인 예비 주자들 사이에서 개헌론이 새어 나오고 있다.

 
김종민(재선·논산-계룡-금산) 민주당 의원은 8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코로나19 경제 위기라는 단기적 대응과 더불어 구조개혁이라는 장기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단기 대응이 어느 정도 정리되는 시점에 한국의 비효율적 의사결정 체계를 개선하는 개헌 논의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인호(재선·부산 사하갑)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통화에서 “21대 국회에서는 가급적 개헌을 완성하는 게 좋다”는 견해를 냈다. 두 의원은 20대 국회 헌법개정특위·정치개혁특위에서 함께 활동했다.

 
4·15 총선 이후 여권에서 개헌론은 ‘할많하않(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이란 신조어로 요약된다. 필요성엔 공감하지만, 코로나19 위기 대응 국면에서 섣불리 꺼냈다간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인식 탓이다. 그 간 개헌이 정쟁의 수단으로 악용되거나 보수와 진보 진영 사이 이념 논쟁으로 비화한 경우가 잦기도 했다. 2018년 여권이 드라이브를 걸었던 대통령 발의 개헌안도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된 터다.
 
2018년 5월 24일 정세균(현 국무총리) 당시 국회의장이 대통령 개헌안에 투표하러 가고 있다. 강정현 기자

2018년 5월 24일 정세균(현 국무총리) 당시 국회의장이 대통령 개헌안에 투표하러 가고 있다. 강정현 기자

“개헌이나 검찰총장 거취와 같은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현재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코로나 국난과 경제위기, 일자리 비상사태를 타개하는 엄중한 상황”이란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지난 4월 20일 당 최고위원회의 발언은 일종의 가이드라인과 같았다. 민주당 초선 의원 사이에서 “자치분권 개헌에 적극 나설 생각”(이해식 의원) “21대 국회에서 (토지공개념을 포함한) 개헌을 해야 한다”(이용선 의원) 등의 개헌론이 나왔다가 쑥 들어간 것도 그래서다.

 
이 대표의 함구령은 일단 오는 8월까지다. 민주당의 지도부가 교체되는 시기여서다. 오는 8월 29일 전당대회에 출마할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 사이 선명성 경쟁에 불이 붙으면 개헌론도 자연스레 분출할 가능성이 있다. 당 대표 도전을 고심 중인 김부겸 전 민주당 의원도 지난 4월 2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개헌과 관련해 “전당대회 과정에서 분명히 공론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개헌론의 핵심은 대통령 4년 중임제 등을 포함해 제왕적 대통령 권력 분산을 위한 권력구조 개편이다. 헌법 전문 개정도 쟁점 중 하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광주MBC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언젠가 또 개헌이 논의된다면 헌법 전문에서 그(5·18 민주화운동) 취지가 반드시 되살아나야 한다”고 말했고,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지난달 4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촛불혁명’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개헌이 필요하다”고 했다.

 
개헌 논의의 적기와 적용 시기도 문제다. 개헌의 골든타임으로 “올 하반기”(문 전 의장)나 “앞으로 1년 내”(정세균 국무총리)를 꼽는 주장은 아직 당 안에서 힘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2022년 대선 이전과 이후를 두고는 갑론을박이 오간다. 비수도권 재선 의원은 “대선 주자나 쌍방 권력의 이해가 현실적으로 작동하는 상황에서는 개헌에 동의하기 힘드니 발효를 상당 부분 늦춰서 개헌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했지만, 수도권 재선 의원은 “이왕이면 대선 이전에 해서 지방정부를 포함한 행정권력의 4년 주기 교체를 이뤄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다만 개헌이 전당대회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는 것에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김종민 의원은 “코로나19 대응 시기에 개헌을 본격적으로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했고, 최인호 의원도 “코로나 국난 극복에 집중해야 할 시기여서 개헌 논의가 전면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도 “국민들이 민주당에 의석을 몰아준 것은 여당이 책임지고 일을 하라는 것”이라며 “최소 1년 안에는 개헌 얘기를 꺼내서 득이 될 게 없다”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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