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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 있으면 10억 집 산다? 서울 새 아파트 전세가율 86.3%

중앙일보 2020.06.09 00:04 경제 2면 지면보기
서울 전셋값이 48주 연속 상승세다. 8일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이 붙어 있다. [뉴시스]

서울 전셋값이 48주 연속 상승세다. 8일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이 붙어 있다. [뉴시스]

분양가가 10억원인 아파트에 당첨됐다면 최소 자금이 얼마나 필요할까. 전세를 놓을 경우 1억3700만원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등록세와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포함해도 실제 필요한 자금은 2억원을 넘지 않는다.
 

집값 규제에 쑥쑥 오르는 전셋값
매매 대신 전세, 새 집은 더 올라
수도권 전세가율 2년새 5.8%↑
“자금 여력없는 갭투자 청약 위험”

부동산정보서비스업체인 직방이 입주한 지 1년이 지나지 않은 전국 신축 아파트의 분양가 기준 전세가율(분양가 대비 전셋값 비율)을 분석한 결과다. 전셋값은 국토교통부가 공개하는 실거래가(이달 3일)를 기준으로 삼았다.
 
직방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신축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율은 76.6%로, 2년 만에 7.1%포인트 올랐다. 서울 전세가율은 86.3%다. 예컨대 분양가가 10억원인 아파트의 전세보증금이 8억6300만원이라는 의미다. 실제 필요한 금액은 전세금을 뺀 나머지가 되는 셈이다. 서울 전세가율은 2년 새 1.7%포인트 올랐다.
 
새 아파트와 기존 아파트 전세가율

새 아파트와 기존 아파트 전세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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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은 2년 새 전세가율이 5.8%포인트 상승해 76.4%다. 지방도 같은 기간 전세가율이 6.8%포인트 오른 73.3%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청약시장 호황은 주변 시세 대비 낮은 분양가뿐 아니라 대출이 어려워도 전세를 활용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한다”고 말했다.
 
서울에선 아예 싸거나 비싼 신축 아파트 전세가율이 높았다. 서울 신축 아파트 중 4억원 이하의 전세가율은 90%다. 분양가가 4억원인 아파트를 분양받아 완공 후 전세를 준다면 실제 필요한 자금은 4000만원이라는 의미다. 4억~6억원 이하도 89.8%로 높았다.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전세가율도 89.6%다. 6억~9억원 이하 아파트 전세가율은 81.6%로 낮은 편이다.
 
수도권은 6억~9억원 이하 전세가율이 90.7%로 높았다. 지방은 가격대별 평균 전세가율이 70%였지만, 15억원 초과는 53.7%로 낮았다.
 
신축 아파트의 전세가율이 오른 데는 주택 규제 영향이 크다. 투기 수요를 막기 위해 분양가·세금·대출 등을 옥죄자 집을 사려던 수요가 전세로 돌아서면서 전세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58% 올랐다. 반면 이 기간 아파트 매매값은 0.08% 내렸다.
 
여기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초과이익환수제 등으로 신규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새 아파트 선호도가 더 높아지고 있다. 실제 입주 1년이 지난 기존 아파트와 새 아파트의 전세가율 차이가 컸다. 서울 신축 아파트 전세가율은 기존 아파트보다 29.6% 높았다. 대전(25.1%), 세종(20.3%), 광주(12.6%)도 신축 아파트와 기존 아파트 간 전세가율 차이가 컸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정부가 강력한 규제 의지를 내보이는 만큼 자금 여력 없이 전세 보증금을 염두에 둔 청약은 위험하다”며 “보유세 등 각종 세금 부담도 커진만큼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함영진 랩장은 “거주의무기간 규제가 확대되면 완공 후 전세를 놓는 것이 어려워지게 되지만, 당분간 청약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수도권의 공공택지에서 나오는 신혼희망타운 등 모든 공공분양 아파트에 3~5년 거주 의무가 부여되고 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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