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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리모델링] 신용등급 하락 주범, 오너의 가수금 회수하려면

중앙일보 2020.06.09 00:03 경제 5면 지면보기
Q 인천에서 표면처리 임가공 회사를 운영하는 정모씨. 최근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사업이 어려워져 사업자금 대출을 알아보러 은행에 갔다. 그러나 대출이 어렵다는 얘기를 듣고 실망만 하고 돌아왔다. 회사는 크지 않지만 10여 년 전 설립 이래 꾸준히 성장해 왔다. 재무제표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은행은 회사의 신용등급이 좋지 않아 추가 대출이 어렵다고 했다.
 

자산 20억·부채 18억 임가공 회사
부채비율 900%, 은행대출 안 돼
가수금 출자전환시 부채비율 하락
증자분은 감자 실시해 가수금 회수

정씨 회사는 20%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부채비율이 과도해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쳤다. 회사 업종 특성상 창업 당시 대표 개인의 돈이 들어간 것이 가수금으로 남아 있어서다. 또 사업 초기에 영업이 신통치 않아 결손이 좀 많았는데 회복되는데 시간이 걸렸다. 가수금은 회사가 수익을 내 자금에 여유가 생기면 회수하려고 하지만 그때까지는 신용평가에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정씨는 신용등급을 올리기 위해 부채비율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고민하고 있다.
 
A 코로나19에 저성장, 저금리 기조가 이어져 불경기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들이 자금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럴 때 가장 먼저 문을 두드리는 곳이 시중은행이다. 은행이 기업에 대출해줄 때 자체적으로 신용등급을 평가한다. 기업의 신용등급을 결정짓는 요소는 다양한데, 재무적인 영역에서는 최근 현금흐름 분석을 중요하게 살핀다. 구체적으로는 최근 3년간 매출액증가율 및 영업이익률, 장·단기 부채비율 등을 따진다. 이 3가지 요인은 단기간 내 개선이 어려워 꾸준한 관리가 필수다. 이 중 부채비율은 회사 대표의 의지에 따라 다른 요소보다는 상대적으로 관리가 용이하다.
 
비즈니스 리모델링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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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 회사는 매출액 10억원, 당기순이익 2억원 수준으로 약 20%의 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자산총액은 20억원으로 부채가 18억원이고, 자본총액은 2억원 수준이다. 현재는 이익이 나고 있지만 초기 결손누적액으로 인해 자본금 5000만원을 제외한 이익잉여금은 약 1억5000만원 수준이다.
 
정씨 회사는 부채비율은 약 900%로 업종평균 200% 대비 상당히 높다. 높은 부채비율 때문에 신용등급이 나쁘게 평가받고 있다. 부채를 구성하는 상당 부분이 가수금이다. 이 가수금은 정씨가 설립 초기 법인 운영자금이 부족할 때 임시로 개인 자금이 들어간 것을 회계처리한 계정이다. 설립 초기 운영자금으로 8억원가량의 정씨 개인 돈을 투입했다. 가수금은 회사에 여유 자금이 생기면 언제든 상환할 수 있으며, 세금 또한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재무제표상 회사의 부채로 분류돼 부채비율에 안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 문제다.
 
대표자의 채무를 자본금으로 출자전환하면 부채비율을 개선할 수 있다. 기존 부채 18억원 중 가수금 8억원을 출자전환해 자본금을 10억원으로 높여 부채비율을 100%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다. 가수금 상환보다는 주주총회, 등기변경 등 번거로운 절차가 따르지만, 나중에 감자라는 방법으로 세금 없이 가수금을 회수해갈 수 있다.
 
다만 가수금을 출자전환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가수금 총액을 그대로 자본금으로 전환하면 안 된다. 회사의 주식평가를 통해 현재의 시가가 얼마인지 구하고, 시가대로 출자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이렇게 하면 액면가액만큼은 자본금을, 시가와 액면가액의 차액은 주식발행초과금으로 자본잉여금을 구성하게 된다. 정씨 회사의 1주당 시가는 10만원 수준이다. 8억원의 가수금 중 자본금으론 4000만원(발행주식수 8000주X액면가 5000원)을, 나머지 7억6000만원은 자본잉여금으로 전입시키면 된다.
 
시가대로 출자전환하지 않으면 타 주주와의 증여문제, 회사와의 채무면제이익으로 인한 법인세 문제가 발생해 예상치 못한 세금을 부담해야 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신용등급은 지속해서 관심을 갖고 꾸준히 관리해야 하지만, 단순 재무비율 개선을 위해 무리하게 회계처리를 진행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  상담=중앙일보 기업지원센터(1670-2027, center@joongangbiz.co.kr)로 연락처, 기업현황, 궁금한 점 등을 알려주시면 기업 경영과 관련한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호익, 조철기, 황인학, 이대용(왼쪽부터)

이호익, 조철기, 황인학, 이대용(왼쪽부터)

◆  도움말=이호익 중앙일보 기업지원센터 회계사, 조철기 중앙일보 기업지원센터 변호사, 황인학 중앙일보 기업지원센터 사업단장, 이대용 중앙일보 기업지원센터 지점장
 
◆  후원=중앙일보 기업지원센터
 
서지명 기자 seo.jim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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