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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엔 피, 온몸엔 멍···9살 소녀 계부 "혼냈지만 때린적 없다"

중앙일보 2020.06.08 18:03
경남 창녕에서 여자 초등학생이 부모에게 학대를 받은 정황이 의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아홉살 여자아이 몸 곳곳에 멍 든채 발견
창녕경찰서 아동학대 혐의로 부모 입건
부모 아동학대 혐의 부인해 추가 조사 중

아동학대 이미지. 사진 연합뉴스TV 제공

아동학대 이미지. 사진 연합뉴스TV 제공

경남 창녕경찰서는 초등학생 딸 A양(9)을 학대한 혐의(아동학대)로 계부 B씨(35)와 친모 C씨(27)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은 B씨·C씨가 지난 수년간 A양을 학대한 것으로 추정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A양의 학대 정황은 지난달 29일 오후 6시 20분쯤 처음 드러났다. A양이 눈을 비롯해 몸 여러 곳에 멍이 든 상태로 거리를 걷고 있는 것을 본 한 시민이 경찰에 신고하면서다. 당시 A양은 머리 부분에 피를 흘린 흔적이 있었고, 손가락 일부는 화상 등의 상처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잠옷 차림으로 성인용 슬리퍼를 신고 있어 마치 급하게 도망쳐 나온 것처럼 보였다고 한다.
 
경찰은 이런 사실을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에 알렸고, A양은 부모로부터 분리해 병원 치료를 받게 했다. A양은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에서 수년간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양이 어린 시절 엄마인 C와 떨어져 친척 집 등에 살다가 C씨가 B씨와 결혼한 4년 전쯤부터 A양을 직접 키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A양이 언제부터 학대를 받았는지 정확한 시기를 조사하고 있다.
 
계부 B씨는 경찰에서 “딸이 말을 듣지 않아서 혼을 낸 적은 있지만 때린 적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모 C씨는 자신이 지병 등을 앓고 있다는 이유로 진단서 등을 첨부해 조사를 받겠다고 해 아직 조사를 받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경찰은 A양이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집에 있는 다른 도구로 맞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하고 수년간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남경찰청. 사진 경남도

경남경찰청. 사진 경남도

  
경찰 관계자는 “일단 부모 모두 학대 정황이 있어 두 사람을 모두 입건한 후 현재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정확한 학대 경위와 학대 정도 등에 대해서는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녕=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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