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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은 韓 때렸고, 김정은은 北 챙겼다…남매의 역할분담

중앙일보 2020.06.08 14:55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일 열린 노동당 정치국 회의(7기 13차)를 주재했다고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이 8일 전했다.
 

북 매체 "김정은, 7일 당 정치국 회의 사회"
김여정 일임한 남북관계는 안건에 없어

정치국 회의는 전원회의와 전원회의 사이에 당중앙위원회의 명의로 당의 모든 사업을 조직지도하는 정책 결정기구다. (당규약 27조) 이번 정치국 회의는 지난 4월 11일 이후 2달여 만에 열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3차 정치국 회의를 열어 자립경제 발전과 인민생활 향상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3차 정치국 회의를 열어 자립경제 발전과 인민생활 향상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매체들은 이날 회의에서 “화학 공업 발전과 평양시민들의 생활 보장, 당규약 개정, 조직(인사)문제를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코로나19 확산과 대북 제재 상황에서 자력갱생을 위한 자구책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탈북자들의 대북 전단 살포를 이유로 북한이 최근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는 남북관계와 관련한 내용은 이날 회의 공식 안건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부 당국자는 “정치국 회의에서 남북관계와 관련한 논의가 없었는지, (북한 매체들이) 소개하지 않았는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회의 안건만 놓고 봤을 때 이번 회의에선 경제와 조직 등 내부 문제를 논의하는 데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은 지난달 24일 당 중앙군사위 확대 회의 이후 보름만(보도일 기준)이다. 지난 4월 11일 이후 그의 공개 활동은 이번을 포함해 네 번째로, 예년과 비교하면 사실상 잠행 수준이다.
 
김 위원장은 과거 잠행 뒤 군사 도발이나 정상회담 등 대외 메시지 송출을 해 왔다. 하지만 최근 북한이 대남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번에는 이런 패턴을 깨고 대남 및 대외 메시지를 일절 남기지 않은 것이다.
 
북한 노동당 정치국이 7일 7기 13차 정치국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정치국이 7일 7기 13차 정치국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희관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북한이 8일 오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전화를 받지 않는 등 이미 ‘행동 수순’에 들어갔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굳이 언급할 내용이 없었을 것”이라며 “대남 관계는 여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 경제문제는 김재룡 내각 총리에게 일임하고 자신은 애민(愛民) 정책과 내치에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역할 분담에 나섰다는 얘기다.
 
실제 김여정은 지난 4일 자신 명의의 담화에서 “나는”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남북관계 단절을 예고했고, 이어 다음날(5일) 통일전선부는 그를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제1부부장”이라고 소개했다. 경제 분야에서도 김재룡 총리가 5월 이후 40곳의 경제현장을 찾은 것과 달리 같은 기간 김 위원장은 지난달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 참석이 전부다.  
 
한편, 북한은 정치국 회의에서 당중앙위 위원과 후보위원 인사를 했는데, 13명의 새로운 인물 중 6명을 지난달 24일 중앙군사위에서 진급시킨 군단장급 장성에 할애, 정권의 안전판인 '군부 챙기기'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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