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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온 가족이 실천해요, 싸우고 화내도 다시 화목해지는 법

중앙일보 2020.06.08 10:02
강규리(왼쪽) 학생모델이 엄마·아빠와 함께 산책하고 있다. 발맞춰 걷다 보면 미처 말하지 못했던 속마음도 털어놓을 수 있다.

강규리(왼쪽) 학생모델이 엄마·아빠와 함께 산책하고 있다. 발맞춰 걷다 보면 미처 말하지 못했던 속마음도 털어놓을 수 있다.

안녕하세요! 지난 340호 커버스토리에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건강한 가족 관계 만들기에 도전했던 강규리 10기 학생모델이에요. 당시 엄마와 저는 상담센터를 찾아 스크리닝 검사-TCI(Temperament and Character Inventory·기질 검사)-미술 검사를 받았는데요. 평소 막연하게 잘 맞는다고 생각한 것과 달리 엄마와 저는 정말 다른 기질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됐죠. 검사 후 온 가족이 모여 앞으로의 다짐을 적었어요. 저는 ‘엄마·아빠랑 사이좋게 지내기, 힘들 땐 짜증 내는 대신 좋은 방법으로 스트레스 풀기, 자신감을 잃지 않고 나답게 행동하기’를 썼고요. 엄마는 ‘일주일에 한 번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활동하기, 하루에 한 번 꼭 안고 사랑한다고 말하기, 서로 다른 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아빠는 ‘규리랑 안 싸울래, 친구 할래, 사랑할래’라고 하셨죠. 어느새 한 달, 우리 가족이 어떤 노력을 했고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시죠.
강규리 학생모델 가족이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식탁에 둘러앉았다. 맛있는 음식을 함께 맛보는 시간은 언제나 즐겁다.

강규리 학생모델 가족이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식탁에 둘러앉았다. 맛있는 음식을 함께 맛보는 시간은 언제나 즐겁다.

우선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로 했어요. 검사에 따르면 엄마는 관계 지향적인 성향이라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많이 생각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대요. 하지만 저는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 밀고 나가는 ‘불도저’ 스타일이라 엄마와 반대되는 기질이었죠. 사실 엄마랑 저도 가끔 다툴 때가 있었거든요. 심리센터 원장님이 “기질은 자신만의 고유한 특성"이라며 "상반된 기질을 가진 사람은 갈등을 겪을 수도 있다”고 하신 말씀에 엄마가 왜 그렇게 행동하셨는지 이해가 되더라고요. 엄마도 그렇대요. 제가 꼭 했으면 하는 행동을 하지 않아 속상했는데, 왜 하기 싫어했는지 이해가 된다고 하셨어요. 우리는 앞으로도 서로가 다른 기질을 가졌다는 걸 인정하고, 존중하기로 했어요. 날카로운 말을 뱉기 전에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한 번씩 생각해보는 거죠. 기질 검사는 서로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조만간 아빠도 함께 검사하러 갈 계획이에요.
아빠와 블록 쌓기를 하는 강규리 학생모델. 블록은 규리 학생모델이 좋아하는 가족 화목 활동 중 하나다.

아빠와 블록 쌓기를 하는 강규리 학생모델. 블록은 규리 학생모델이 좋아하는 가족 화목 활동 중 하나다.

두 번째로 가족 화목 활동을 했어요. 엄마가 준비한 가족 화목 활동은 요리예요. 함께 요리하고 식사하다 보면 저절로 마음속 깊은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 행복해진답니다. 어제는 갈비찜과 된장찌개를 해 먹었고요. 오늘은 비가 와서 수제비와 호박전을 먹었죠. 맛있는 음식을 가족과 함께 먹는다는 건 참 좋은 화목 활동이라고 생각해요. 아빠와는 놀이 화목 활동을 주로 하는데요. 제가 좋아하는 블록·게임 등을 함께하죠. 아, 아빠는 제가 가지고 싶어 하는 걸 너무 잘 알고 계세요. 무슨 말이냐고요? 제가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거든요. 합창단 활동도 하죠. 그런 저를 위해 깜짝 선물로 멋진 마이크를 사주셨어요. 배우나 가수가 녹음실에서 사용하는 마이크처럼 생겼는데 마음에 쏙 들어요. 요즘 엄마·아빠를 위해 새 마이크 앞에서 연습한 노래를 불러드린답니다. 항상 칭찬과 박수를 보내주시는데, 기분도 좋고 자신감도 쑥쑥 자라는 느낌이에요. 가족과 즐겁게 할 수 있다면 무엇을 하든 좋은 화목 활동이라고 생각해요. 소중 친구들도 여러분만의 가족 화목 활동을 만들어 보세요.
강규리 학생모델이 아빠에게 선물 받은 새 마이크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강규리 학생모델이 아빠에게 선물 받은 새 마이크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마지막은 마음 나누며 산책하기입니다. 엄마는 가끔 저랑 다투면 함께 산책하자고 제안하세요. 발맞춰 걸으며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엄마의 속마음도 털어놓으시죠. 천천히 걸으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면 오해도 풀리고 서로에게 미안한 마음이 생겨요. 잘못한 점은 사과하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을 나눈답니다. 산책하다 가끔 카페나 식당에 들러 맛있는 음식을 먹기도 하는데요. 기분 전환도 되고 집에서 대화하는 것보다 효과적이죠.  
한적한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강규리 학생모델 가족.

한적한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강규리 학생모델 가족.

우리 가족은 한 달 동안 이런 것들을 실천해봤어요. 가족 관계 진단을 통해 엄마·아빠뿐 아니라 나 자신을 이해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됐죠. 제 장·단점을 알고,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도 곰곰이 생각해볼 기회였어요. 제 장점은 한번 결정한 일은 끝까지 밀고 나가는 추진력이에요. 뮤지컬 ‘빌리 엘리엇’ ‘마틸다’를 좋아해서 공연·책·노래·영화를 수없이 반복해 감상했고요. 심지어 원서까지 읽었죠. 뮤지컬에 나오는 노래를 한 곡도 빠뜨리지 않고 부를 수 있답니다. 가족들은 이런 제 열정이 정말 멋지다며 그 능력을 다 발휘할 수 있도록 북돋워 줘요. 반면 단점은 외부 변화에 민감하고 새로운 상황에 익숙해지기까지 오래 걸린다는 점이에요. 가끔 스트레스로 몸이 아프기도 했죠. 요즘은 상담센터에서 배운 ‘마음을 지키는 방법’을 되새기며 긴장을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강규리 학생모델 가족이 직접 체크한 가족 관계 자가 진단표.

강규리 학생모델 가족이 직접 체크한 가족 관계 자가 진단표.

겨우 한 달의 실천으로 가족 관계가 완전히 달라지지는 않아요. 아직도 저는 엄마·아빠랑 다투기도 하고 짜증도 내죠. 하지만 예전과 다른 점은요.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려고 노력한다는 거예요. 가족과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을 점점 더 늘려가고 있죠. 다른 무엇보다 내 가족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게 건강한 가족이 되는 길이 아닐까요.
 
글·사진=강규리(경기도 푸른솔초 6) 학생모델, 정리=박소윤 기자 park.soy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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