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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저승사자 vs 특수통 베테랑…이재용 오늘 구속 갈림길

중앙일보 2020.06.08 05:0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영권 승계에 유리하도록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불법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는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장실질심사가 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2017년 2월 구속됐던 이 부회장은 3년 4개월 만에 다시 갈림길에 섰다. 1년 8개월 동안 110여명에 대한 430여건의 소환조사, 50여건의 달하는 압수수색을 한 검찰 수사도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검찰 "물증 있다" VS 삼성 “형사법 상 구속 사유 없다”

 

구속 가를 쟁점은

우선 검찰은 400권(20만쪽)에 달하는 수사기록을 내세우며 ‘물증’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좌고우면 없이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만 놓고 영장을 청구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승계하고 그룹의 지배력을 높일 수 있게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계열사 합병과 분식회계를 계획하고 진행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주가를 의도적으로 띄우는 ‘시세조종’에 관여했다고 봤다.
 
이에 따라 검찰이 지난 4일 제출한 150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가 아닌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시세조종,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가 적혔다. 이는 합병으로 인해 삼성물산 등 회사가 손해를 입은 과정을 입증하기보다는 합병 자체가 자본시장 질서를 해친 부정거래였다고 설명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및 경영권 부정승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뉴스1, 중앙포토]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및 경영권 부정승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뉴스1, 중앙포토]

반면 이 부회장 측은 이런 혐의를 부인한다. 앞서 삼성은 입장문에서 “이 부회장이 주식 시세조종 등의 의사 결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은 상식 밖의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또 법에 나와 있는 구속 사유에 해당 사항이 없다는 점도 강조한다. 형사소송법 제70조는 피의자가 ▶일정한 주거지가 없거나 ▶증거인멸 염려가 있거나 ▶도주의 염려가 있는 경우에 한해 구속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탄탄한 ‘물증’이 있다는 검찰 주장은 반대로 구속이 불필요하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미 물증이 확보됐다면 증거인멸 염려가 없기 때문에 이 부회장 등을 구속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가 된다.  
 

‘창과 방패’ 구성은

이날 법정에는 수사를 이끌어온 이복현(사법연수원 32기)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 최재훈(35기) 부부장 검사, 김영철(33기) 부장검사 등 수사팀 주요 인력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부장검사는 지난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박영수 특검팀에 파견됐을 당시 이 부회장 수사에도 일부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복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 '국정농단' 특검 당시 사무실로 출근 중이다. [중앙포토]

이복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 '국정농단' 특검 당시 사무실로 출근 중이다. [중앙포토]

반면 이 부회장 측에서는 김기동(21기) 전 부산지검장, 이동열(22기) 전 서울서부지검장, 최윤수(22기) 전 국정원 차장 등 ‘특수통’ 검사 출신과 판사 출신 변호사 등 10여명이 변호에 나선다. 최재경(17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희관(17기) 전 법무연수원장 등도 법률 자문을 돕고 있다.

 

발부 대 기각, 법원 판단은 

법원 [뉴시스]

법원 [뉴시스]

이 부회장과 함께 최지성(69) 옛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김종중(64) 옛 미전실 전략팀장(사장)의 구속 여부를 판가름할 법관은 원정숙(30기)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다. 
 
만약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한다면 앞서 이 부회장 측이 요청한 ‘수사심의위 카드’는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크다. 법원이 구속 필요성을 인정한 상황에서 수사심의위가 불기소 의견을 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검찰수사심의위는 검찰 밖 전문가들로부터 기소 여부가 타당한지에 대한 판단을 받는 기구다. 
 
반대로 이 부회장 영장이 기각된다면 ‘무리한 수사’를 주장해온 삼성 측 입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수사 심의까지 신청한 상황에서 이뤄진 구속영장 청구가 검찰권 과잉 행사라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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