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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오류 있었지만…트럼프 “5월 고용 로켓반등”

중앙일보 2020.06.08 00:04 경제 3면 지면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 개선된 일자리 지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 개선된 일자리 지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미국의 5월 실업률이 경제 전문가들의 우려를 깨고 역대 최대 반등세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나온 지 하루 만에 통계 작성에‘실수’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의도적인 조작일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지난 3개월간 50% 가까이 오른 뉴욕 증시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외신은 지적했다.
 

일시해고자→결근자 잘못 분류
5월 실업률 13.3→16.3% 수정돼야
3월부터 오류, 개선 추세는 뚜렷
장중 사상최고 증시엔 악재 우려

미 노동부가 지난 5일(현지 시간) 발표한 ‘5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250만개 늘어나면서 실업률은 13.3%를 기록했다. 4월의 14.7%보다 1.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5월 일자리 증가 규모는 1939년 이후 최대치다. 이는 한 달 전만 해도 ‘20~25% 실업률’을 경고했던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래리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관료들을 머쓱하게 만들 만큼 예상치 못한 결과다.
 
미국 실업률 추이

미국 실업률 추이

실업률 ‘깜짝’ 개선 소식에 이날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장 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2~3% 상승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은 아마 미국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재기의 날”이라며 “미국 경제가 ‘V자형’을 넘어서 로켓처럼 반등하고 있다”고 환호했다.
 
그러나 이 통계엔 오류가 있었다.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이 데이터 취합 과정에서 ‘일시해고자(unemployed on temporary layoff)’를 ‘결근 중인 근로자(employed not at work)’로 잘못 분류한 것이다. 노동통계국은 이 오류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실업률은 약 3%포인트 더 높을 것이라고 특별 주석을 달았다. 결근은 통상적으로 휴가, 배심원 출석, 아이 등을 돌보기 위해 직장에 나가지 않는 취업자를 지칭하는 항목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집에 머물며 직장 복귀를 기다리는 노동자 중 일부가 이 항목에 포함되는 바람에 실업률이 낮게 산출됐다는 것이다.
 
노동통계국은 이 오류가 코로나19로 인한 일시 해고가 늘어나던 3월부터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이 오류를 고치면 3월 실업률은 종전 발표치인 4.4%에서 5.4%로 오르고, 4월 실업률 역시 14.7%에서 19.7%로 수정돼야 한다. 5월도 발표치인 13.3%보다 3%포인트 가량 높은 약 16.3%가 된다.
 
노동통계국은 “왜 이 분류 오류가 계속 발생하는지 조사 중이며 추가적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 같은 소식이 증시에 얼마나 악영향을 줄지다. 통계 작성상의  오류를 감안하더라도 실업률이 바닥을 치고 개선되고 있는 추세인 것은 뚜렷하다. 다만 WP는 “트럼프의 통계 조작 여부가 아니라, 현재 미국인 2100만명이 실업 상태이고 200만명 이상이 영구적으로 일자리를 잃었다는 사실에 집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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