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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연패 날개없는 추락…‘대장 독수리’ 한용덕 결국 사퇴

중앙일보 2020.06.08 00:03 경제 6면 지면보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7일 NC 다이노스 경기에서 2-8로 패하며 14연패에 빠졌다. 팀 사상 단일 시즌 최다연패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이날 경기를 마치고 자진 사퇴했다. [뉴스1]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7일 NC 다이노스 경기에서 2-8로 패하며 14연패에 빠졌다. 팀 사상 단일 시즌 최다연패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이날 경기를 마치고 자진 사퇴했다. [뉴스1]

독수리가 추락하고 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7일 대전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에서 2-8로 지면서 14연패에 빠졌다. 지난달 23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시작된 패배는 16일간 이어졌고, 팀 사상 단일 시즌 최다 연패를 기록했다. 한화는 지난달 31일 SK 와이번스전에서 4-6으로 져 9위 자리를 SK에 내주고 순위표 맨 밑바닥까지 추락했다. 결국 한용덕(55) 한화 감독이 이날 경기를 마치고 성적 부진의 이유로 자진 사퇴했다. 지난 2017년 10월에 부임한 한 감독은 2년 8개월 만에 지휘봉을 놓게 됐다. 한 감독의 계약기간은 원래 올 시즌까지였다.
 

꼴찌 한화, 팀 단일시즌 최다연패
얇은 선수층 고질적 문제 곪아터져
투수력·타격 최하위, 실책은 1위
코치진 개편 이어 감독도 물러나

한화 선수단의 이상기류는 지난 6일 NC전에서부터 느껴졌다. 한 감독이 일부 코치들 없이 경기를 지휘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경기 전 8명의 1군 코치 중 4명의 코치를 엔트리에서 뺐다. 그중에는 한 감독의 바로 옆에서 보필하는 장종훈(52) 수석코치도 있었다. 해당 코치들은 이 소식을 경기장에 출근한 뒤에 알았고 갑자기 짐을 쌌다. 내부 논의를 충분히 거치지 않은 대목으로 보이는 장면이었다. 한 감독은 7일 경기 전 취재진에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한 감독은 이때 이미 구단에 사의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감독은 한화의 레전드였다. 통산 15시즌 동안 120승을 기록하고 은퇴했다. 이후 한화와 두산 코치를 거쳐 지난 2017년 10월 한화 감독으로 부임했다. 2018시즌에 한화를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으나 지난해 9위, 올해 10위로 부진했다.
 
한화는 총체적 난국이다. 마운드는 흔들리고, 타선은 잠잠하다. 수비도 엉성하다. 팀 평균자책점은 6.00으로 가장 높다. 에이스 워윅 서폴드(30·호주)가 개막전에서 SK를 상대로 완봉승하는 등 2승3패, 평균자책점 3.07로 고군분투 중이다. 팀 타율도 0.236으로 가장 낮다. 해결사가 없다. KBO리그 3년 차인 외국인 타자 제라드 호잉(31·미국)이 타율 0.209, 3홈런, 12타점으로 부진하다. 잘 풀리지 않으면 방망이나 헬멧을 내던지며 짜증을 부린다. 한때 한화의 4번 타자로 위용을 떨쳤던 김태균(38)은 타율 0.156, 3타점이다. 주축 타자 최진행(35)은 3월 말 종아리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서 빠졌다가, 지난달 31일 1군으로 돌아왔다.
 
수비도 안타까운 장면이 많다. 실책이 26개로 가장 많다. 내야수의 주축인 하주석(26)과 오선진(31)이 허벅지 부상으로 지난달 17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나오지 못한다. 그 바람에 내야진이 더 엉성해졌다. 이들 대신 주전으로 나오는 내야수 노시환(20)은 타율 0.230에 실책 4개로 아쉬운 모습이다. 안경현 해설위원은 “투수와 타선 모두 가라앉았다. 헤어나올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이럴 때 팀 분위기를 확실하게 이끌고 나가는 리더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없다”고 지적했다.
 
한화 투수·타격·수비 모두 꼴찌

한화 투수·타격·수비 모두 꼴찌

한화의 추락은 많은 이들이 예견했다. 최근 몇 년간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얇은 선수층 문제가 결국은 올 시즌 터졌다. 20대 젊은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주전의 부상과 부진이 겹치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지금의 문제가 어제오늘 생겨난 게 아니다.
 
한화는 김성근(78) 전 감독이 재임 기간(2014년 10월~2017년 5월) 주전 혹사와 신인 유망주 유출 논란에 시달렸다. 한화 마운드의 미래로 꼽혔던 이태양(30), 김민우(25) 등이 각각 어깨, 팔꿈치 부상으로 고생했다. 2015년 KIA 타이거즈로 보낸 투수 유망주 임기영(27)은 든든한 선발투수로 성장했다. 한화에서 2015년에 나간 노수광(30)은 KIA와 SK를 거치며 주전 외야수가 됐다. 유망한 자원이 다 빠진 한화는 지난 시즌 9위로 떨어졌고, 올 시즌 10위로 추락했다. 곪았던 게 터진 셈이다.
 
모든 원인과 상황을 한용덕 전 감독도 정민철 신임 단장도 모두 알고 있다. 알고는 있지만 당장 어떻게 해결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한화는 선수층이 두껍지 않다. 투수, 타격 어느 곳에도 돌파구가 없다. 팀 분위기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솟아날 구멍이 없다”고 분석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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