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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관예우 철폐’ 올린 조국에...진중권 "본인도 전관 썼잖냐"

중앙일보 2020.06.07 20:51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6일 페이스북에 올린 그림. 사진 페이스북 캡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6일 페이스북에 올린 그림. 사진 페이스북 캡처

 
SNS에 ‘전관예우 철폐’ ‘언론개혁’ 등을 사실상 지지하는 사진을 올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조 전 장관 본인도 전관을 썼다”며 “정작 전관예우의 본상(本像)이 어떤지 보라”고 비판했다.
 
조 전 장관은 전날 “고군 화백의 작품”이라며 페이스북에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징검다리를 건너는 그림을 올렸다. 그림에서 두 전 대통령은 각각 ‘민주정부 출범’과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이 적힌 징검다리 위에 서서 문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촛불을 들고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 징검다리를 건너고 있다. 다음 징검다리는 ‘전관예우 철폐’와 ‘언론 개혁’이다. 사실상 문 정권이 검경수사권 조정에 이어 전관예우 철폐와 언론 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셈이다.
 
진 전 교수는 7일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이를 조소했다. 기사는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재판에서 검찰ㆍ판사 출신 전관 변호사가 많은 로펌을 변호인단으로 선임했다는 내용이었다. 전관예우를 비판하며 가족 재판에서 전관 출신 변호사들을 선임한 모순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이어 조 전 장관을 비롯한 586세대(50대ㆍ80년대 학번ㆍ60년대 출생)를 ‘현(現) 적폐세력’으로 지칭하며 ”적폐청산의 칼을 내부로 돌리라“고 비판했다. 권력을 잡은 뒤 이른바 ‘구(舊) 적폐’를 청산한 민주당 계열 인사들이 같은 행태를 반복하며 새로운 적폐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구 적폐의 예로는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과 재판 중인 양승태 대법원장 등이 꼽혔다. 진 전 교수는 이날 “두 전 대통령은 감옥으로 보내졌고, 양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사법 농단 세력도 재판을 받고 있다. 국정원 여론조작과 쿠데타 문건 사건 관련자들도 다 기소돼 책임질 사람들은 이미 처벌을 받았다”며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처벌을 받았고, 옛날 검찰 인사들은 오래전에 옷 벗고 검찰은 떠난 상태”라고 했다.
 
반면 최근 논란이 불거진 권력형 비리 사건엔 모두 여권 인사들이 연루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벨류인베스트코리아(VIK)ㆍ신라젠ㆍ라임 펀드ㆍ태양광 사업 사건 등 구설에 올랐거나 오르고 있는 사건도 모두 민주당 쪽 인사와 관련이 있다”며 “이들은 적폐청산의 주체가 아닌 대상”이라고 썼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그는 '적폐청산’이 이제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고도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이들은 자신들을 선한 세력으로, 반대자는 악한 세력으로 몰아 배제ㆍ척결ㆍ섬멸하려 한다. 노 전 대통령이 적폐라 불렀던 바로 그 행태”라며 “(이들이 비판하는) ‘친일(親日)에서 종미(從美)로 변신해 온’ 이들은 이미 다 죽었다. 해방되던 해에 태어나도 지금 75세다. 산 적폐가 없으니 죽은 적이라도 무덤에서 다시 꺼내겠다는 것”이라고 썼다.
 
진 전 교수는 “운동권의 낡은 군사주의, 편협한 민족주의야말로 청산해야 할 적폐”라며 이들이 디지털 시대에 있는 한국 정치를 1940년대로 오히려 퇴행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날에도 진 전 교수는 미래통합당을 ‘적폐 세력’이라고 한 우희종 전 더불어시민당 대표를 향해 “통합당은 (과거에는) 적폐세력이었다. 하지만 ‘폐’도 권력이 있어야 쌓는 것”이라며 “통합당은 구 적폐, 민주당은 현 적폐라 부르면 어떻겠냐”고 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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