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재용 운명 쥔 원정숙 영장판사···"정치성향 드러낸 적 없어"

중앙일보 2020.06.07 15:51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및 경영권 부정승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뉴스1, 중앙포토]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및 경영권 부정승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뉴스1, 중앙포토]

8일 오전에 열리는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장실질심사는 원정숙(46ㆍ사법연수원 30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맡는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통상의 사건과 마찬가지로 전산으로 무작위 배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원 부장판사는 올해 2월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전에는 인천지법과 대전지법에서 각 2년씩 근무했다. 경북 구미 출신으로 구미여고를 졸업한 뒤 경북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8년 40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2001년 대구지법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인천지법 부천지원과 서울가정법원을 거쳐 서울중앙지법과 동부지법에서 일했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원 부장판사가 그간 해온 판결 중 구설에 오른 사건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조주빈 구속한 원 부장판사 

영장 업무를 맡은 원 부장판사가 처음 언론의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 3월이다. 원 부장판사는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의 주범인 ‘박사’ 조주빈의 영장실질심사를 맡았다. 당시 오후 3시부터 시작한 영장실질심사는 6시간 뒤인 당일 저녁 9시쯤 결과가 나왔다. 원 부장판사는 조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아동ㆍ청소년을 포함한 수십 명의 여성을 협박ㆍ강요해 음란물을 제작하고 피해자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줬다”고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원 부장판사는 조씨 혐의의 사안이 엄중한 점, 피해자들에게 위해 우려가 있다는 점을 발부 이유로 꼽았다. 텔레그램 n번방의 또 다른 관계자 최모씨의 영장도 발부했다. 최씨는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피해자들의 개인정보를 제공한 혐의를 받았다. 최씨의 영장 발부에도 역시 사안의 중대성이 고려됐다.
 
반면 같은 날 심사한 마스크 불법 유통업자 이모씨의 영장은 기각했다. 원 부장판사는 기각 사유로 피의자의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자료가 대체로 확보돼 있다는 근거를 들었다. 텔레그램 n번방과 관련한 주홍글씨방 운영자 송모씨 영장을 기각하면서도 피의자가 수사과정에 빠짐없이 출석하고, 주거가 일정해 구속의 상당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조용히 할 일 하는 타입

원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조용히 자기 할 일을 하는 타입’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한 동료 판사는 “판사 생활을 하면서 정치 성향 등을 드러낸 적이 없다”며 “법원 내에서도 어떤 써클이나 모임 활동을 안 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지난주 금요일 청구된 만큼 주말에도 기록을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