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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된 다이버 2명은 구조했지만 구조에 나선 해경 1명은 사망

중앙일보 2020.06.07 10:46
해경이 통영해상 동굴 고립자 2명을 구조하는 모습. 연합뉴스

해경이 통영해상 동굴 고립자 2명을 구조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6일 오후 2시 19분쯤 경남 통영시 한산면 홍도 인근 해상에서 스킨스쿠버를 하던 30·40대 남녀 2명이 실종 후 동굴에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두 사람은 해경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으나 구조작업에 나섰던 해경 순경 1명이 구조과정에 실종돼 수색 작업을 벌였으나 숨진 채 발견됐다.  
 

6일 오후 2시 홍도 해상서 다이버 2명 고립
구조 나선 해경 3명 중 1명 시신으로 발견
다이버 2명은 7일 오전 1시 51분 구조

 7일 통영 해경에 따르면 구조된 A씨(41)와 B씨(31·여)는 6일 오전 8시 30분쯤 통영 원평항에서 동료 19명과 출발한 뒤 홍도 인근 해상에서 수상 레저 활동을 하던 중 일행과 떨어졌다. 기상이 좋지 않아 복귀하던 나머지 일행이 두 사람이 없어진 것을 확인해 소방당국과 통영해양경찰서 등에 신고했다.  
 
 해경은 경비함정 4척과 구조대 11명을 현장에 급파해 오후 3시 15분쯤 실종지점 주변 동굴에서 이들을 발견하고 구조를 시도했다. 해당 동굴은 20m 깊이로 두 사람은 이 동굴 내에 뭍에서 대피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기상악화 등으로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정모(34) 순경 등 해경 3명이 이날 오후 4시 22분쯤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현장에 투입됐다. 이들은 입수 후 A·B씨가 고립된 동굴까지 이동했지만, 강풍과 높은 파고 등 기상악화로 함께 고립됐다. 사고가 발생한 6일 홍도 인근에는 파고가 2~2.5m로 높게 일었다. 
 
 이 과정에 정 순경이 실종된 것으로 해경은 파악하고 있다. 정 순경 등은 오후 4시23분쯤 동굴 진입에 성공해 구조 로프까지 설치했지만, 동굴 입구가 비좁고 주변이 암초가 많아 구조작업에 난항을 겪었다. 해경 관계자는 “정 순경이 오랜 시간 입수와 구조작업 등으로 탈진 증세를 보인 상황에서 파도에 휩쓸렸을 가능성이 있다”며 “정확한 실종 경위는 현재 조사 중이다”고 말했다.  
 통영해경이 통영 홍도 해상 동굴에 고립된 다이버 2명을 7일 새벽 구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영해경이 통영 홍도 해상 동굴에 고립된 다이버 2명을 7일 새벽 구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립된 A·B씨는 7일 오전 1시 51분쯤 구조됐다. 두 사람은 거제 남부면 대포항으로 이동해 병원에 후송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종된 정 순경 외에 현장에 투입됐던 또 다른 해경 2명도 오전 2시 46분쯤 동굴을 무사히 빠져나왔다.  
 
 해경은 실종된 정 순경을 찾기 위해 경비함정 12척과 통영구조대 등 13명을 투입해 수색했다. 하지만 7일 오전 11시 40분쯤 구조작업을 했던 동굴 입구 해상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해경 관계자는 “민·관 합동으로 수중수색 중 수심 약 12m 지점에서 정 순경의 시신을 발견했다”며 “오전 11시 50분쯤 통영구조대와 민간 구조사가 합동으로 인양했다”고 말했다. 정 순경의 시신은 이날 오후 12시 23분쯤 통영에 있는 한 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됐다. 
 
 2019년 1월 해경이 된 정 순경은 미혼이다. 사고 직전까지 통영해경 장승포 파출소 구조대에서 활동해왔다. 통영해경 장승포 파출소 관계자는 “지난 1월에 임용된 후 파출소에 와서도 적극적이고 책임감 있게 구조활동에 나서 동료들이 큰 기대를 가졌던 후배였다”며 “아직 미혼인데 구조작업 중 이렇게 허망하게 떠나 직원 모두가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영=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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