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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공언 '법관 탄핵'···헌정사 전무, 국회서 2번 다 부결

중앙일보 2020.06.07 09:00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첫 본회의에 참석해 있다. [뉴스1]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첫 본회의에 참석해 있다. [뉴스1]

판사 출신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법농단 판사들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하면서 법관 탄핵이 실제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5일 “국회에 와서 이제는 (사법부를) 제대로 견제를 해야겠는데 그 방법이 탄핵밖에 없다. 다음주부터 사법농단 판사 탄핵 자료들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전날(4일)에도 법정에서 자신의 인사조치가 ‘업무역량 부족’ 때문이라고 증언한 김연학 부장판사에 대해 “법관 탄핵 검토대상 1순위”라며 탄핵 추진 의사를 밝혔었다.

 
이에 “법정에서 개인의 양심과 기억에 따라 이뤄진 증언에 대해 탄핵을 공언한 행위는 협박죄에 해당한다”(박민식 전 새누리당 의원) “법관 탄핵이 자의적으로 오용될 수 있음을 이수진 의원이 몸으로 보여줬다”(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의 비판이 나오며 논란이 가열되는 중이다.
 

법관 탄핵, 헌정사 전무…국회 표결 2번 다 부결

유태흥 전 대법원장이 취임인사를하고있다 [중앙포토]

유태흥 전 대법원장이 취임인사를하고있다 [중앙포토]

법관 탄핵이 실제 이뤄진 건 한국 헌정사에서 전례가 없다. 법관은 원래 ‘탄핵 또는 금고 이상 형의 선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파면되지 않는다’는 헌법 106조에 따라 신분이 보장된다. 법과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탄핵은 법관을 파면시킬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인데, 이에 대한 조항은 헌법 65조에 나와 있다. 해당 조항은 ‘대통령ㆍ국무총리ㆍ국무위원ㆍ행정각부의 장ㆍ헌법재판소 재판관ㆍ법관ㆍ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ㆍ감사원장ㆍ감사위원 등이 직무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에는 국회는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탄핵 확정에 이르는 과정은 상당히 까다롭다. 국회의원 3분의 1 이상 발의,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이 돼도 헌법재판소 최종 심의를 받아야 한다. 국회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결의를 받아야 하는 대통령 탄핵소추안만큼은 아니지만 통과가 용이한 구조는 아니다.  
 
국회가 현직 법관에 대해 탄핵안을 발의한 경우는 지금까지 두 차례에 불과했다. 1985년 10월 고(故) 유태흥 전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한 게 처음이었다. 두 번째는 2009년 11월 신영철 전 대법관에 대해 발의한 탄핵안이다. 모두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유 전 대법원장은 1985년 불법시위 혐의로 즉결심판에 넘겨진 대학생들에게 무더기로 무죄를 선고한 인천지법 판사를 영월지원 판사로 좌천시켰다는 이유로 논란이 됐다. 또 이같은 인사를 비판한 법관도 좌천하는 등으로 ‘사법파동’이 일어 유 전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하지만 재석의원(247명) 가운데 찬성 95표, 반대 146표, 기권 5표, 무효 1표로 부결됐다.
 
신영철 전 대법관 [연합뉴스]

신영철 전 대법관 [연합뉴스]

 
신 전 대법관은 2009년 민주당 등 당시 야당 의원 105명이 발의한 탄핵안의 타깃이 됐다. 2008년 서울중앙지법원장으로 있을 당시 광우병 촛불집회 관련 사건을 ‘몰아주기’ 식으로 특정 재판부에 배당하는 한편 형사부 판사들에게 압력을 행사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신 전 대법관 탄핵안 역시 국회 본회의에 보고가 됐을 뿐 당시 여당이던 한나라당의 반대로 표결 시한(72시간)을 넘겨 자동 폐기됐다.
 

검사 탄핵 전례도 '제로' 

행정부에 소속된 탓에 ‘정치 외압’ 논란 노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검사들에 대한 탄핵도 전례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1994년 이후 검사 7명에 대한 탄핵안이 발의됐지만 표결까지 간 건 2명이었고, 표결을 하더라도 모두 부결됐다.
 
김도언 전 검찰총장 [중앙포토]

김도언 전 검찰총장 [중앙포토]

표결까지 간 검사는 김도언(1994년)ㆍ김태정(1999년) 전 검찰총장이 유이하다. 김도언 전 총장은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4년 야당 의원들이 ‘편파 수사’를 이유로 탄핵을 시도했다. 하지만 재석의원(249명) 가운데 88명만 찬성하고, 158명이 반대(기권 1명, 무효 2명)해 탄핵안은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김태정 전 검찰총장 [중앙포토]

김태정 전 검찰총장 [중앙포토]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 김태정 전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도 야당 의원들이 주도했다. “대전 법조비리사건 등으로 검찰 내부에서 퇴진 요구를 받았고 검찰의 정치 중립성을 훼손시켜 왔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본회의 표결에서는 찬성 145표, 반대 140표, 기권 2표, 무효 4표 등으로 찬성이 재적 과반수를 넘지 못해 부결됐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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