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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 요금 14만원 밀린 죄 "전기 끊겨 6000㎡ 포도농사 망쳐"

중앙일보 2020.06.05 05:00
8개월치 전기요금 체납에 따른 단전으로 포도나무가 고사한 경북 김천시 한 시설 하우스. 연합뉴스

8개월치 전기요금 체납에 따른 단전으로 포도나무가 고사한 경북 김천시 한 시설 하우스. 연합뉴스

전기요금 체납이 길어져 농업용 전기가 끊긴 경북 김천시 한 시설 하우스에서 포도나무 상당수가 고사하는 피해가 났다. 농장주 측은 “한국전력이 제대로 안내 절차를 거치지 않고 단전 조치를 했다”고 주장하고, 한전 측은 “체납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했다”는 입장이다.
 

농장주 측 “단전 조치 전 안내 미흡했다”
한전 “매뉴얼 지켰고 가능한 조치 다 해”

4일 한전 등에 따르면 한전은 8개월치 전기요금 14만3000원을 체납했다는 이유로 지난달 15일 김천시 지좌동 포도 시설 하우스에 대한 전기를 끊었다. 단전으로 6000여㎡ 시설 하우스 내 샤인머스캣 포도나무가 모두 고사하고 거봉 포도나무는 상당수가 말라 죽었다.
 
시설 하우스 개폐기(공기순환장치)가 자동으로 문을 여닫아 적정한 온도를 유지해야 하지만  단전으로 인해 작동하지 않은 탓이다.  
 
전기요금 체납이 길어진 가장 큰 이유는 하우스 주인이 다른 사람에게 이 하우스를 임대한 후 서로가 전기료를 내고 있는 줄로 착각해서다.  
 
한전은 단전 조치를 한 후 시설 하우스 계량기에 단전 조치를 했다는 안내문 붙여뒀다. 농장주 측은 “단전 조치를 한 후 안내문을 붙였다”며 “단전을 하기 전 안내문을 붙여야 하는데 안내 절차가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국전력공사 대구본부 관계자는 “전기요금이 3개월만 체납 돼도 단전을 할 수 있지만 금액이 적어 8개월간 단전 조치를 유예했고 수 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다”며 “단전 조치 후 직접 찾아가서도 만날 수 없어서 안내문을 붙이고 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도 이 농장주가 전기요금을 5개월 체납한 적이 있어 연락을 한 적이 있는데 체납분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통화가 가능한 연락처를 알려주거나 실제 전기 사용자가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아 한전 입장에선 알 길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약관에 따르면 사용자가 바뀌면 14일 내 명의 변경 통보를 해야 한다.
 
김천=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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