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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퇴원 환자의 반전···1분에 1400개 바이러스 내뿜는다

중앙일보 2020.06.04 06:00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자현미경 사진. AP=연합뉴스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자현미경 사진. AP=연합뉴스

지난 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우한대학 부속 중난병원에서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폐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우한대학 부속 중난병원에서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폐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이 내쉬는 숨(날숨)을 통해 시간당 수백만 개의 바이러스 RNA(리보핵산)를 배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환자가 사용한 화장실에서도 바이러스 RNA가 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베이징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베이징대학, 미국 워싱턴 대학 연구팀은 3일 연구 논문 사전 리뷰 사이트(medRxiv)에 공개한 논문을 통해 "코로나19 환자들은 날숨을 통해 1분에 1000~10만 개, 시간당 수백만 개의 바이러스 RNA를 배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코로나19 환자 30명으로부터 날숨 공기 시료를 채취해 중합 효소 연쇄반응(PCR) 방법으로 시료 내 바이러스 RNA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환자 5명(16.7%)의 날숨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1분에 12L씩 호흡하면서 1000~10만 개의 바이러스를 배출하면, 1시간에는 수백 만 개의 바이러스를 배출하게 된다는 게 연구팀의 추산이다.
 
주변 바닥을 면봉으로 닦아내는 방식으로 채취한 시료 242개 중 13개(5.4%)에서도 바이러스 RNA가 검출됐다.
 
환자에게서 시료를 채취한 것은 모두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난 후 14일 미만일 때였다.
 

화장실에서 검출되는 사례 많아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코로나19 방역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코로나19 방역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날숨에서 바이러스 RNA가 검출된 환자 5명 중 A 환자의 경우 손과 휴대폰에서는 바이러스가 나오지 않았지만, 환자가 투숙한 호텔 화장실에서는 검출됐다.
 
B 환자는 휴대폰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C와 D 환자는 날숨에서는 바이러스가 검출됐지만, 손과 휴대폰, 화장실 등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
 
E 환자의 경우 침대 아래 위치한 환기구 표면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공기 중에서는 26개 시료 중에서 1개(3.8%) 시료에서만 바이러스 RNA가 검출됐다.
공기 중에서 바이러스가 나온 사례는 환자 격리 호텔의 환기가 되지 않는 화장실이었다.

이 환자의 경우 날숨에서는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지만, 손과 베갯잇에서는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물체 표면 시료 242개 중에서는 화장실이 16곳이었는데, 그중 두 곳(12.5%)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연구팀은 "화장실과 물체 표면이 바이러스 '저장소'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공기 전파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에서, 특히 감염 초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퇴원 앞둔 환자 날숨에도 바이러스

지난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이동하면서 간호사들과 악수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지난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이동하면서 간호사들과 악수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장쑤 성 CDC를 비롯한 중국 각 지역 CDC와 베이징대학, 미국 워싱턴 대학 연구팀도 medRxiv에 발표한 별도의 논문을 통해 퇴원을 앞둔 환자의 바이러스 배출에 대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 분석 결과, 현행 퇴원 기준을 충족한 환자의 20%는 날숨 1㎥당 최대 10만개의 코로나19 바이러스 RNA가 검출됐고, 이는 분당 1400개의 바이러스를 공기 중으로 배출하는 꼴"이라고 밝혔다.
 
주변 물체 표면에서는 318개 시료 중 1.3%에서만 RNA가 검출됐다.
특히, 의료진들이 자주 접촉하는 의료기기와 의료진 이동통로가 바이러스 RNA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공기 시료 중에서는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는데, 이는 환기를 통한 희석과 소독 효과 때문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목이나 비강에서 면봉으로 채취한 시료에서 바이러스 음성 판정이 나오면 퇴원을 하지만, 이런 환자들도 호흡을 통해 1분에 최대 10만 개의 바이러스 RNA를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새로운 감염 사례를 막기 위해 환자 퇴원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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