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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중 피고인 최강욱·황운하 "법사위 가겠다"···부적절 논란

중앙일보 2020.06.02 11:37
 21대 국회의원 중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 신분의 이들이 소속 상임위로 법제사법위원회를 지망해 논란이 일고 있다. 범죄 혐의를 받는 피고인이 검찰청와 사법부를 소관하는 상임위원회 위원이 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판도중 법사위 지망한 최강욱·황운하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당선자(오른쪽)와 열린민주당 최강욱 당선자가 2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21대 초선 국회의원 의정연찬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종택 기자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당선자(오른쪽)와 열린민주당 최강욱 당선자가 2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21대 초선 국회의원 의정연찬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종택 기자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1번이 최강욱 의원이 1순위로 법사위를 지망했다. 그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활동증명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올 1월 기소됐다. 당시 최 당선인은 허위 발급 사실을 부정하며 검찰 기소에 대해 ”검찰권을 남용한 기소 쿠데타“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두번째로 재판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법사위는 국회 상임위 중에서도 사실상 ‘상원’에 비유될 정도로 입김이 세다. 법무부, 법제처, 감사원, 헌법재판소 등을 소관 기관으로 두면서 이 기관의 예ㆍ결산 심의 및 관련 법률 제ㆍ개정, 운영 전반에 대한 포괄적인 감사 권한을 지닌다. 자신의 수사나 재판이 진행 중인 국회의원이 법사위원이 되면 그 지위를 이용해 검찰이나 법원 등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의 황운하 의원 역시 법사위를 지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올 1월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으로 기소됐다.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하던 2018년 당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송철호 후보의 경쟁자인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측의 비위 수사를 지휘해 선거에 개입한 혐의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황 의원을 법사위에 배정한다면 ‘청와대 지키기’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강원랜드' 권성동도 사퇴 요구

지난 2018년 민주당 의원들이 법사위 회의 도중 강원랜드 채용 비리 수사 외압 의혹에 휩싸인 권성동 위원장의 사임을 요구하며 퇴장하는 모습. 뉴스1

지난 2018년 민주당 의원들이 법사위 회의 도중 강원랜드 채용 비리 수사 외압 의혹에 휩싸인 권성동 위원장의 사임을 요구하며 퇴장하는 모습. 뉴스1

 
미래통합당에서는 4선 의원인 김기현 전 시장이 법사위원장을 희망한다고 한다는 말이 나온다. 김 의원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회계책임자의 편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 재판이 아직 진행 중이다. 피해자이긴 하지만 울산시장 선거공작 의혹 사건도 연루돼 관련 재판에서 중립을 지키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특정 수사나 재판에 연루된 국회의원이 법사위 위원으로 활동하는 건 오래 전부터 논란이 돼 왔다. 2015년 대법원 국정감사 때 당시 법사위 소속 박지원 의원은 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다. 이후 박지원 의원은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았다. 2018년 당시 권성동 당시 법사위원장도 강원랜드 채용청탁 연루 의혹이 불거지면서 법사위원장직 사퇴를 강하게 요구받았지만 끝내 사퇴하지 않았다. 다만 권 의원 역시 이후 2심까지 무죄를 선고받았다.
 

"공수처가 법사위 소관 되면 큰일"

법조계에선 현실적으로 피고인들의 법사위 활동 자체를 막기는 어렵단 의견이 나온다. 앞서 민생당 채이배 전 의원이 법사위 배정에 제한을 두는 법안을 발의한 적이 있지만 20대 국회에서 폐기됐다. 판사 출신 황정근 변호사는 “판사 입장에선 자기 재판 피고인이 법사위 소속 의원일 경우 자기 법원에 대해 국정감사도 하러 내려오는데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다”면서도 “다만 표면적으로 법사위의 국회 권한이 사법행정에 대해서만 감독할 수 있고 재판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못하게 되어 있는데다 무죄추정 원칙도 있기 때문에 이를 강제로 막을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설치될 경우 소관 상임위가 어디로 배정되느냐에 따라 추가적인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현재 공수처 소관 상임위로는 법사위와 운영위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순천지청장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공수처장이 앞으로 법사위에 불려나오기도 해야 하는데 최강욱 의원 등은 오히려 이런 측면에서 더 중립성 논란이 생길수가 있다”며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의원들은 자신들이 알아서 법사위 지망은 피해가거나 당 차원에서 배정하지 않는 게 맞다”고 의견을 냈다. 앞서 최 의원은 자신의 기소 당시 검찰을 비난하며 공수처를 언급하기도 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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