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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캐디, 페어웨이까지 카트…높은 산이지만 평지 라운드

중앙선데이 2020.05.30 00:21 688호 24면 지면보기

[골프인사이드] 올해 문 연 이색 골프장

2020년 개장한 전북 정읍의 대유 내장산 골프장. [중앙포토]

2020년 개장한 전북 정읍의 대유 내장산 골프장. [중앙포토]

2020년 새로 문을 여는 골프장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전남 영암 국제 자동차 경주장 인근에 있는 사우스링스 영암이다. 현재 45홀이며 18홀을 더 건설해 총 63홀 규모로 운영될 예정이다. 낚지를 잡던 개펄을 간척해 만들었다. 벤트그래스로 시공했고 영암호와 수로 등이 연출하는 풍광이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국 해안에 있는 골프 코스인 링크스를 표방한다. 스코틀랜드의 명코스 킹스반스와 남해 사우스케이프를 설계한 카일 필립스가 18홀, 짐 앵이 27홀을 디자인했다. 카일 필립스의 코스가 프리미엄 코스다. 풍광은 물론 전략적인 면에서 뛰어난 골프장이다.
  

개펄 간척 사우스링스 영암 63홀
풍광 뛰어나고 퍼블릭보다 저렴

호법 크로스비, 코스에 음표 심벌
울진 원남, 동해 바닷가 입지 좋아
정읍 대일, 내장산 본떠 코스 설계

#이 골프장에는 캐디가 없다. 정영각 총지배인은 "요즘 캐디 구인난인 데다가 대도시에서 멀어 아예 캐디 없이 운영한다. 고객들이 불편해할수도 있지만 캐디피 부담이 없는데다 외국 골프장처럼 페어웨이에 카트를 몰고 들어갈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그린피는 주중 7만원, 공휴일 13만원이다. 카트비(2인승)는 1인당 1만원이다. 골프장에 내는 돈이 평일 8만원, 공휴일 14만원이면 끝이다. 일반 퍼블릭 골프장보다 저렴하고 골프장 수준도 높아 1박 2일 혹은 2박 3일 여행 코스로 인기다. 또한 골프장엔 레스토랑이 없다. 비싼 골프장 음식 먹을 필요 없이 인근 먹거리 좋은 목포에서 싸고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전남 영암에 위치한 사우스링스. 세계적인 설계가 카일 필립스가 설계했다. [중앙포토]

전남 영암에 위치한 사우스링스. 세계적인 설계가 카일 필립스가 설계했다. [중앙포토]

골프장 측은 골프텔을 만들고 내년 18홀을 추가하는 등 거대 골프장 단지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또한 페어웨이 빌리지, 시니어 빌리지와 승마장, 요트 리조트, 허브단지 등 다양한 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다.
 
경기 포천에 생긴 라싸와 샴발라 골프장은 히말라야에 있는 유토피아 샹그릴라를 컨셉으로 했다. 두 골프장 모두 고도가 높기 때문이다. 라싸 골프장은 중국 티베트 자치구에 있는 라싸시의 이름을 땄다. 라싸시는 해발 3700m에 연 평균 기온 8°C다. 여름에 덥지 않고 겨울에 춥지 않은 곳이다. 라싸 골프장도 내륙 산악에 있지만 비교적 평평한 고원이라고 소개한다. 27홀로 높이가 다른 A, B, C 코스로 구성돼 평지형 골프와 고산지대의 골프를 경험할 수 있다. 숲이 우거져 여름에 덜 덥고 겨울에도 포근하다는 설명이다.
 
포천 IC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샴발라 골프장은 접근성이 좋다. 샴발라는 티베트 불교에 나오는 신비의 도시로 샹그릴라의 모티브가 됐다. 역시 고지대로 바람이 강하다. 산에 있기 때문에 블라인드 홀이 많아 정교함이 요구된다.
 
호법 인터체인지 인근에 생긴 27홀 규모의 더 크로스비클럽 앳 호법도 명문을 지향한다. 크로스비는 20세기 초 미국의 가수 겸 영화배우로 PGA 투어 골프대회를 만든 빙 크로스비를 말한다. 골프장을 소유한 반도그룹이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에 있는 더 크로스비 클럽을 운영해 한국에도 같은 이름을 들여왔다. 크로스비는 캐럴송인 화이트 크리스마스 음반만 500만 장을 넘게 팔았다. 크로스비 코스는 ‘음악과 자연 속으로 초대’란 컨셉트다. 코스에 음표 심벌을 이용한 각종 아이템을 쓴다.
 
경기 이천과 제주에 회원제 골프장을 만든 명문 블랙스톤도 충북 증평 두타산 자락에 퍼블릭 코스를 만들었다. 코스가 어려워 중상급 골퍼에 맞는 골프장으로 꼽힌다. 리노베이션을 통해 난도를 내렸는데도 긴장감과 스릴이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리조트에는 익스트림 루지, 제트 보트 등 액티비티 시설도 갖췄다.
 
고령 오펠은 제주 나인브릿지와 해남 파인비치 등을 설계한 데이비드 데일이 디자인했다. 산악지형이지만 유럽 코스 스타일의 다양한 도전을 준다. 몇몇 홀의 탄착점 부근에서 페어웨이가 확 좁아지기 때문에 아이언이나 우드로 잘라 치는 전략도 필요하다. 클럽하우스는 건축가 박진이 설계했다.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웅장한 느낌을 준다. 대구에서 가깝다.
  
2019~2020 신규 골프장

2019~2020 신규 골프장

#경북 울진군에 건설 중인 원남 골프장은 탈원전으로 세수가 줄어들 것에 대비해 울진군이 세수확보 차원에서 만들고 있다. 동해와 울산항이 보이는 바닷가라 입지가 좋다. 그러나 탈원전을 대비해 짓는 골프장이 탈원전 때문에 세수가 부족해 공사비를 조달하는데 난항을 겪었다. 올 하반기에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내장산에 있는 대일 내장산 골프장은 국내 대표적인 설계가인 송호씨가 디자인했다. 내장산을 본떠 만든 코스 내의 둔덕들과 내장산의 조화가 아름답다는 평가다.
 
충북 충주에 개장 예정인 일레븐 골프장은 국망산 산기슭에 만들어진다. 페어웨이는 중지, 러프는 훼스큐를 사용하고 티는 켄터키를, 그린은 벤트그래스로 시공한다.
 
2019년에도 인천 강화 석모도의 유니 아일랜드, 세종시의 레이 캐슬 등이 개장했다. 또한 서울 오쇠동(김포공항 근처)에는 인서울27 골프장이 문을 열었다. 서울에 있는 유일한 골프장이다(군 골프장 제외).
 
골프장 매출·수익 20~30% 늘어 몸값도 ‘껑충’
골프장이 호황이다. 2010년 이후 골프장이 늘어나면서 없어졌던 골프장 부킹난이 다시 나타났다. 부킹사이트인 골프 옥션의 박태식 대표는 “지방까지 꽉꽉 들어찬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골퍼들이 해외에 못 나가고, 골프 말고는 다른 야외 활동이 힘들어 골프장이 만원이다. 강원 지역 골프장들은 6주 전에 부킹을 시작하는데 1주일 만에 마감이 된다. 골프장 관계자들은 지난해보다 매출과 수익이 20~30% 올라갈 거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수요가 많으니 그린피도 확 올랐다. 수도권에선 주말 그린피 20만원 이하의 골프장을 찾기가 쉽지 않다.
 
골프장 호황은 지난해부터였다. 스크린 골프, 여성 골퍼 유입 등으로 인해 골퍼가 증가했고, 날씨가 좋았으며, 반일 정서로 인해 일본 골프장에 가지 않은 사람들이 국내 골프장에 몰렸다. 한국 골프장들은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더 오른다니 골프장의 수익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염병 등의 영향으로 일반 회사들의 수익은 급감했는데 골프장은 장사가 잘돼 부동 자금이 몰린다. 사모펀드 등이 대거 골프장을 사들이고 있다. 지난해 국내 골프장 매매 금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골프장 가격이 30% 정도 올랐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위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홀당 50억원 정도였던 골프장 가격은 최근 65억원 정도에 거래된다. 18홀 기준으로 하면 900억원에서 1170억원으로 270억원이 올랐다. 부동산 급등기 때처럼 매물로 나왔던 골프장들이 싹 사라졌다. 새 골프장 건설도 늘어났다. 2019년과 2020년 완공되는 골프장은 약 27개로 추산된다. 모두 퍼블릭이다. 프라이빗은 5년째 신규 골프장이 없다. 세금이 비싸 수익성이 없기 때문이다. 퍼블릭은 평균 3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성호준 기자·골프팀장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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