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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세계’서 병째 마신 와인…지선우는 얼마에 샀을까

중앙선데이 2020.05.30 00:20 688호 6면 지면보기

술 유통 ‘리베이트 쌍벌제’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지선우(김희애)가 와인을 병째 들이켜고 있다. 이 와인은 프랑스산 샤또 메종 블랑쉬로 알려져 있다. [사진 Jtbc 캡처]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지선우(김희애)가 와인을 병째 들이켜고 있다. 이 와인은 프랑스산 샤또 메종 블랑쉬로 알려져 있다. [사진 Jtbc 캡처]

“지선우 와인 있나요?”
 
지난 14일 서울 강서구의 한 대형마트. 이날부터 1주일간 열린 와인 장터에 드라마 ‘부부의 세계’ 지선우(김희애)가 즐겨 마신 와인을 찾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 마트에서는 해당 와인을 취급하지 않는다. ‘지선우 와인’은 프랑스산 샤또 메종 블랑쉬(Chateau Maison Blanche)다. 
 
드라마 속 김희애는 마트에서 이 와인을 ‘사재기’ 수준으로 구입한 뒤 병째 들이마셨다(사진). 김희애가 마시기만 하면 와인이 잘 팔려 희믈리에(김희애+소믈리에)라는 별칭도 생길 정도. 와인 애호가들은 이 와인에 대해 “부부의 세계 방영 전에는 생소한 와인이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곳곳에서 문의가 쏟아지며 품절 상태다. 이 와인은 2만~3만원에 팔렸다. 
 
와인 수입업체 관계자는 “이 가격은 할인이 적용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와인은 소매점마다 브랜드만 달라질 뿐, 1년 내내 할인 중이라고 보면 된다. 분명 정상 가격이 있음에도 할인 가격으로 빈번하게 판다는 얘기다. 
 
한 와인 고객은 “대체 어느 게 진짜 가격인지 헷갈린다”며 “할인가격으로 사려고 하지만, 주류 중에 와인만큼 깜깜이 가격이 없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와인 정상가·할인가는 어떻게 책정되고 할인 행사는 왜 빈번하게 치러질까.
GS25 파르나스타워점에서 고객이 와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GS리테일

GS25 파르나스타워점에서 고객이 와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GS리테일

 
우리가 소매점에서 사는 수입 와인 가격에는 일단 운임부터 붙는다. 여기에 ①관세(물품 가격+운임 및 보험료의 15%, FTA 체결 땐 면제) ②주세(①의 30%) ③교육세(②의 10%) ④부가세(운임·보험료 포함 가격+①+②+③의 10%) ⑤수입업체 마진(④까지의 10%) ⑥도매업체 마진(⑤까지의 10%) ⑦소매업체 마진(⑥까지의 10%)가 누적돼 붙는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현지보다 3배 정도 비싼 가격이 매겨진다. 
 
예를 들어 샤또 메종 블랑쉬의 프랑스 내 평균 판매가는 1만8000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이라 관세가 면제되고 각 유통업체 마진율을 최저치인 10%로 잡는다고 해도 4만원쯤에 값이 정해진다. 하지만 와인 수입업체 비티스의 한우성 팀장은 “회사 운영 고정비를 적용한 실제 마진율은 10%보다 훨씬 높아 4만원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5만원을 훌쩍 넘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와인 할인이 잦은 이유는.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것이다. 게다가 소매업체들은 수입업체에게 대량 구매와 즉시 현금 결제를 조건으로 할인을 요구하는데, 작은 수입업체들은 현금 확보를 위해 응하는 경우가 많다.”
 
같은 매장에서 같은 빈티지를 팔더라도 가격이 다를 때가 있다.
“병행수입을 하기 때문이다. 외국 와이너리 대부분이 1국가 1수입사를 조건으로 수출하지만 외국 소매점 혹은 중개인들이 1국가 여러 수입사에 판다. 수입사별로 마진이 다른데다, 할인 유무에 따라 가격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할인하면 이윤도 적어질 텐데.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 수입사에서 이미 할인을 고려해 마진율 조정으로 정상가격을 책정한다. 노련한 와인 애호가들은 대형마트 3~4곳에 들러 가격을 비교한 뒤 산다. 와인 종류도 많고 같은 와인이라도 가격대가 불규칙하니 대형마트 등 소매점 와인 장터를 잘 이용하면 좋다.”
 
김홍준 기자 rimrim@joongang.co.kr

러시아의 모스크바의 한 식료품점에서 와인과 보드카가 진열돼 있다. [타스=연합뉴스]

러시아의 모스크바의 한 식료품점에서 와인과 보드카가 진열돼 있다. [타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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