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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원장 다 갖겠다"는 민주당…12년 전엔 여야 정반대

중앙일보 2020.05.28 15:46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 김경록 기자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 김경록 기자

"상임위원장 전석(全席)을 갖겠다"(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던 민주당의 공세가 28일에도 이어졌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시대에 맞지 않은 관행과 폐단을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개원 법정 시한을 어기는 관행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총선의 민심은 새로운 국회를 만들라는 것"이라면서다. 내달 8일이 기한인 원 구성 협상에서 "빠른 협상"을 강조해 미래통합당을 압박하는 모습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개원은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정해진 원칙에 따라 상임위를 배분하고 정해진 날짜에 개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1990년 3당 합당 때 여당이 215석을 가져갔지만, 야당에 상임위원장 나뉘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과거의 원구성 협상은 어땠을까. 
 

노영민, 12년 전엔 "가난한 야당"

2008년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통합당 전신)이 153석 과반(전체 299석)을 이루자 안상수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야당에 상임위원장을 줘도 (국정운영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 미국처럼 다수당이 상임위원장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한나라당은 다수당이 상임위원장 전석을 맡는 국회법 개정안 발의를 시도했다. 
 
이에 통합민주당(민주당 전신)은 '가난한 야당론'을 내세우며 반발했다. 노영민 당시 대변인(현 대통령 비서실장)은 "99마리 양을 가진 부자정당이 100마리를 채우기 위해 가난한 야당의 1마리 양을 빼앗는다"고 했다. 통합민주당은 당시 81석이었다. 양측은 지난한 협상 끝에 개원 88일 만인 2008년 10월에야 원구성을 마무리 지었다. 18개 상임위 및 상설특위 중 한나라당이 11개, 민주당이 6개였다. 자유선진당·창조한국당 공동교섭단체가 남은 1개를 가져갔다.
 
2004년 6월 당시 이종걸 열린우리당 원내수석부대표(왼쪽)와 남경필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17대 원구성협상을 위해 국회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2004년 6월 당시 이종걸 열린우리당 원내수석부대표(왼쪽)와 남경필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17대 원구성협상을 위해 국회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2004년 치러진 17대 총선 직후에는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이 공세를 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에 따라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압승하면서다. 
 
152석(전체 299석)을 얻은 열린우리당은 121석 한나라당을 향해 "여대야소 때에는 상임위원장을 여당이 독식한 것으로 안다"(이종걸 당시 원내수석부대표)고 압박했다. 협상 파트너였던 남경필 당시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석수에 따른 상임위원장 배분은 결코 잘못된 관행은 아니다"며 버텼다. 결국 한 달여가 지난 7월 초에서야 19개 상임위 및 특위 중 열린우리당 11개, 한나라당 8개로 정리됐다.
 

"이해찬, 전석 다 가지고 올 수 있는 분"

현재 여당 내 기류는 협상을 위한 전초전 성격이 짙다. 20대 국회에서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낸 민주당 의원은 "법사위원장을 여당이 가져오거나,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를 폐지하기 위한 지렛대"라고 말했다.
 
다만 친여(親與) 성향 방송인 김어준 씨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상임위 전석' 여부에 대해 "이해찬 대표는 상대가 과한 요구를 하면 이렇게 할 수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위원장을 다 갖고 가겠단 발언은, 힘겨루기도 하겠지만,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예측하면 안 된다고 저는 본다"고 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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