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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 뉴노멀’ 태평양 건너왔다···롯데지주 이어 NHN “주 1회“

중앙일보 2020.05.27 05:00
NHN은 직원 1300명을 대상으로 27일부터 주 1회 수요일에 원격근무를하는 '수요오피스' 제도를 시행한다. 오는 25일부터 정상근무로 전환해 회사로 출근했지만 수요일에는 자유롭게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다. NHN 직원이 원격근무 기간 중 회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 일하고 있다.[사진 NHN]

NHN은 직원 1300명을 대상으로 27일부터 주 1회 수요일에 원격근무를하는 '수요오피스' 제도를 시행한다. 오는 25일부터 정상근무로 전환해 회사로 출근했지만 수요일에는 자유롭게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다. NHN 직원이 원격근무 기간 중 회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 일하고 있다.[사진 NHN]

 

“현 시점, (원격근무) 추세는 막을 수 없다.”

 
페이스북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임직원 절반이 향후 5~10년 내 원격(재택)근무를 하게 될 것이라는 방침을 공개하자 나온 반응이다. 미국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 박스(Box)의 최고경영자 에런 레비가 트위터에 올린 이 글에는 순식간에 '좋아요' 2194개가 붙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촉발한 원격근무 트랜드가 코로나19 이후에도 뉴노멀(새로운 기준)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의미다. 페이스북에 앞서 트위터와 전자 상거래 업체 ‘쇼피파이’, 모바일 결제업체 ‘스퀘어’도 무기한 원격근무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원격근무 도미노'가 국내 기업에도 퍼지고 있다.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 게임포털 한게임 등을 운영하는 종합 IT기업 NHN은 27일부터 매주 수요일엔 직원이 회사밖에서 자기가 원하는 공간에서 일하는 ‘수요 오피스’ 제도를 시범 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수요일마다 재택근무를 해도 된다는 얘기다. 앞서 롯데지주는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1주일에 한 번 의무적으로 원격근무를 하는 제도를 25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NHN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 2월 말부터 원격근무에 들어갔다. 지난 11일 정상근무로 전환하려 했으나 ‘이태원 클럽’ 확진자가 늘면서 2주간 연기했고 이번 주부터 다시 전환했다. 하지만 전환 후에도 매주 수요일 근무공간을 직원이 알아서 정하는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참여 대상은 NHN 본사 및 자회사 직원 1300여 명이다.
 
NHN 직원이 꼽은 재택근무 장단점.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NHN 직원이 꼽은 재택근무 장단점.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정우진 NHN 대표는 “지난 석 달간 원격근무를 시행하면서 (제도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시범 운영 과정에서 원격근무 효율성 및 생산성 증대 효과를 면밀히 점검한 뒤 전 계열사로 확대할 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NHN은 내부 임직원 설문조사에서 원격근무에 대한 반응과 평가가 좋았던 점을 도입 이유로 들었다. 지난 석달간 원격근무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회사와 차이가 없다’고 한 답변이 37%로 가장 많았다. ‘집중이 잘 되고 일도 빠르게 진행된다’는 답변은 27%였다. 반면 ‘회사에서 일이 더 잘된다’는 답변은 12%에 그쳤다. 원격근무 장점으로는 ‘불필요한 회의 감소’가 1위로 꼽혔다. 아쉬운 점으로는 ‘메신저 즉각 응답 부담’이 많았다. NHN 게임플랫폼클라팀 김대호(47) 팀장은 “(원격근무로) 하루 2시간 이상 걸리던 출퇴근 이동시간이 사라져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처리하게 됐다”며 “집에서 일하는 노하우가 쌓여 앞으로도 효율적으로 업무처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NHN 직원이 꼽은 재택근무 장단점.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NHN 직원이 꼽은 재택근무 장단점.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NHN의 이같은 원격근무 제도화가 다른 IT기업으로 확산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IT 대기업 노조 등 직원들 사이에서 원격근무 제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어서다. 네이버, 카카오, 넥슨, 스마일게이트 노동조합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IT동사무소’에는 지난 8일 ‘코로나19와 재택근무’라는 영상이 게시됐다. 이 영상에서 오세윤 네이버 노조 지회장은 "업무효율이 괜찮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며 “(코로나 상황이 지나고 나서도) 선택적으로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제도를 잘 만들어나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명재 스마일게이트 노조 수석부지회장도 “5일 중 하루라도 재택 하면 좋겠다는 (직원들)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카카오, 스마일게이트, 넥슨 노조 지회장들이 만든 유튜브 채널 'IT동사무소'에서 지회장들은 재택근무가 코로나19 이후에도 제도로 도입되면 좋을거 같다는 직원들의 의견을 공개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네이버, 카카오, 스마일게이트, 넥슨 노조 지회장들이 만든 유튜브 채널 'IT동사무소'에서 지회장들은 재택근무가 코로나19 이후에도 제도로 도입되면 좋을거 같다는 직원들의 의견을 공개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아직까지 NHN을 제외하고는 원격근무를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은 없다. 현재 네이버(주 2회 회사 출근)와 카카오(주 1회 회사 출근)는 코로나19로 인한 원격근무 체제를 유지 중이다. 지난 4일부터 정상근무로 전환한 엔씨소프트는 출근시간을 없앤 자율출퇴근제를 도입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이를 유지할지 중단할지 유동적인 상황이다. 넥슨도 주3일 출근제를 유지 중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일단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근무형태 변경에 관한 논의는 별도로 진행 중인 게 없다”며 “논의를 한다 해도 정상화 된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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