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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재조사' 재시동거는 與···최강욱 아예 "공수처 나서야"

중앙일보 2020.05.27 05:00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가 쏘아올린 ‘한명숙 전 총리 불법정치자금 수수 사건’ 재조사 논란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뉴스타파가 지난 25일 검찰이 불법정치자금 공여자로 처벌받은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의 동료 수감자 3명의 입을 맞추도록 종용해 이 중 2명이 법정에서 한 전 총리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다고 보도하면서다. 입 맞추기를 주도한 검사들에게는 모해위증교사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게 뉴스타파 보도의 취지다. 이를 입증할 핵심 인물로 뉴스타파는 당시 입을 맞췄지만 법정 진술을 거부했다고 주장하는 ‘죄수 H’를 내세웠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지난 23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으로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지난 23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으로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이번 보도는 뉴스타파가 앞서 지난 14일 보도에서 다룬 ‘한만호 비망록’과는 법률적ㆍ정치적 초점이 달랐다. '한만호 비망록'이 형사소송법상 재심 이유(420조) 중 ‘무죄 등을 인정할만한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5호)에 해당하는지와 관련된 문제라면 모해위증교사 의혹은 ‘원판결의 증거된 증언이 확정판결에 의해 허위인 것이 증명된 때’(2호)와 연결된다.  

 
비망록이 ‘새로 발견된’ 명백한 무죄의 증거라면 한 전 총리 개인이 재심을 청구해 법원의 판단을 받으면 되는 문제지만, 모해위증교사 의혹은 검사 등 당시 수사라인에 대한 수사와 기소가 이뤄져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뒤에야 한 전 총리의 재심 가능성과 이어질 수 있다. 비망록에 대해선 이미 민주당도 “당시 재판에 이미 증거로 제출된 것이어서 직접적인 재심 이유가 되기 어렵다”(국회 법제사법위원)는 걸 잘 알고 있다. 7월로 예정된 검찰 인사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의 동력과 명분이 필요한 여권 입장에선 오히려 검찰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모해위증교사 의혹에 더 관심이 모아질 수 있다.  
지난 20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초선의원 의정연찬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당선인(오른쪽)과 열린민주당 최강욱 당선인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초선의원 의정연찬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당선인(오른쪽)과 열린민주당 최강욱 당선인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출신인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26일 한 전 총리 사건과 공수처를 직접 연결지었다.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최 대표는 “수사를 당연히 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검찰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사건을 맡아서 조작했던 검사들이 지금도 검찰에서 나름 세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어떻게 하는지 지켜볼 생각”이라며 “그래도 하지 않으면 할 수 없이 공수처가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2011년 검찰이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준 적이 없다”는 취지로 법정에서 진술한 한 전 대표를 위증 혐의로 기소했을 때 한 전 대표의 변호인이었다. 한 전 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유죄로 확정되면서 한 전 대표의 위증 혐의도 유죄로 확정됐다.  
 
지난 20일 “검찰이 스스로 재조사하라”고 압박에 나섰던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4일 연합뉴스 인터뷰를 마지막으로 잠잠해진 상태다. “한 전 총리 사건을 원내 이슈로 끌어들여 전선을 넓히는 게 원 구성 협상과 산적한 입법 현안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수도권 재선 의원)는 등의 당내 시선을 의식한 숨고르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공수처장 임명 등 예정된 이슈와 맞물려 언제든 친문 지도부가 한 전 총리 사건을 전면에 내세울 수도 있다”(충청권 재선 의원)는 전망도 나온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움직임이나 한 전 총리의 입장 발표 등이 발화점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추 장관은 지난 20일 국회 법사위에 출석해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구체적인 정밀한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며 자체 진상조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 전 총리와 가까운 한 민주당 인사는 “실체적 진실이 밝혀져야 할 문제”라며 “(한 전 총리는) 후속 보도 등 사태 진행 상황을 보면서 직접 입장을 밝힐지 여부 등을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017년 8월23일 새벽 경기도 의정부시 고산동 의정부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했다. 이날 한 전 총리는 "2년동안 가혹했던 고통이 있었으며, 한결같이 응원해 준 수많은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우상조 기자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017년 8월23일 새벽 경기도 의정부시 고산동 의정부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했다. 이날 한 전 총리는 "2년동안 가혹했던 고통이 있었으며, 한결같이 응원해 준 수많은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우상조 기자

임장혁 기자·변호사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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