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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 중앙일보 부동산선임기자 ahnjw@joongang.co.kr

같은 달 같은 동네 3억差···규제 틈새 노렸다, 분양가 숨바꼭질

중앙일보 2020.05.26 06:02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짓고 있는 상도역롯데캐슬. 내년 2월 입주예정인 후분양 단지로 HUG 분양가 관리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짓고 있는 상도역롯데캐슬. 내년 2월 입주예정인 후분양 단지로 HUG 분양가 관리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동일한 가격으로 제한하는 같은 자치구에서 같은 달 분양승인을 받았는데 분양가가 3억원 차이 난다. 땅값과 건축비로 가격을 정하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같은 공공택지에선 작은 주택형이 더 큰 주택형보다 비싸다. 
 

[안장원의 부동산노트]
같은 동작구서 3.3㎡당 1000만원 차이
상한제 피할 수 있는 틈새 많아
분양가 비싸도 상승 기대감 커

분양시장이 분양가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 정부의 분양가 규제가 복잡해지고 곳곳에서 틈새를 보이기 때문이다. 수요자는 들쭉날쭉 분양가에 혼란스럽다. 
 
지난 22일 분양승인을 받고 분양에 들어간 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역롯데캐슬. 분양가가 3.3㎡당 3830만원이다. 앞서 이달 초 분양승인이 난 인근 흑석동 흑석리버파크자이(3.3㎡당 2813만원)보다 3.3㎡당 1000만원 넘게 비싸다. 84㎡(이하 전용면적) 기준층 기준으로 흑석리버파크자이가9억원대이고상도역롯데캐슬이 12억원대이다. 소형인 59㎡의 경우 흑석리버파크자이가 7억원 이하이고 상도역롯데캐슬은 9억원이 넘어 중도금 대출을 받지 못한다.  
 
두 단지는 분양가상한제 대상이 아니다. 대신 HUG가 분양가를 관리한다. 같은 자치구에서 최근 1년 이내 분양가의 100%로 제한한다. 흑석리버파크자이 분양가가 지난해 8월 사당동 이수푸르지오더프레티움 가격 그대로다.
 

지역주택조합 단지도 상한제 유예 

 
상도역롯데캐슬은 HUG 규제를 벗어나 분양가를 높게 책정할 수 있었다. 지상층 골조공사가 끝난 공정률 80% 정도에서 2개 업체 이상의 분양 연대보증을 받으면 HUG 분양보증 없이 분양 가능하다. 이 단지는 내년 2월 입주예정이다.
 
이 단지가 후분양하더라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을 수 있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덕을 봤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이 코로나19 영향으로 당초 4월 말까지 7월 말까지로 늦춰지면서 재건축·재개발 아파트와 함께 지역주택조합 단지도 유예 대상이었다. 상도역롯데캐슬은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다. 
 
상도역롯데캐슬은 후분양과 연대보증을 통해 HUG 규제 없이 자율적으로 분양가를 정한 3번째 단지다. 앞서 지난해 7월 경기도 과천시 과천푸르지오써밋과 지난해 8월 서울 은평구 응암동 e편한세상캐슬이후분양했다. 
 
지난해 7월부터 분양한 경기도 고양시 덕은지구에서 단지에 따라 분양가 차이가 크다. 3.3㎡당 1400만원대에서2600만원대다. 84㎡ 최고가가 8억원대로 집이 훨씬 더 큰 106㎡(5억원대)보다 3억원 더 높기도 하다.  
 
덕은지구는 공공택지인데도 일반적인 택지지구와 다른 도시개발사업장이다. 아파트 용지를 경쟁입찰로 공급해 단지마다 땅값(낙찰가격)이 크게 차이 나면서 분양가가 벌어졌다. 
 

상한제 적용 안 받는 도시형생활주택 

 
HUG 규제와 분양가상한제를 모두 피해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는 단지가 있다. 도시형생활주택이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해 건축 규제를 완화한 전용 85㎡ 이하 300가구 미만 규모의 주택이다. 분양가상한제도 적용하지 않는다. HUG는 오피스텔과 마찬가지로 도시형생활주택을 분양가 관리 대상에서 제외했다. 
 
후분양도 피해갈 수 없는 분양가상한제 시대를 맞아 분양가를 올릴 수 있는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서울 도심에서 추진 중인 주택사업장들에서 도시형생활주택이 검토되고 있다. 같은 단지에 아파트·도시형생활주택에 따라 분양가가 크게 차이 날 수 있다.
 
분양가상한제 지역에서도 상한제를 피한 아파트가 나온다. 정부는 이달 초 발표한 수도권 주택공급 기반 강화 방안에서 공공이 참여하는 재개발 사업에 상한제 적용을 제외하기로 했다.  
 
복잡한 분양가가 시장을 불안하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분양가 규제를 집값 안정 명분의 ‘당근’과 ‘채찍’으로 활용하면서 주택 공급을 흔들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일관성 없는 정부의 분양가 정책이 주택 공급자들의 눈치보기를 부추기고 편법을 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업방식단지 등에 따라 분양가가 들쭉날쭉해지면서 분양시장의 ‘로또’도 천차만별이 되는 셈이다. HUG나 분양가상한제 규제를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매겨진 분양가는 주변 시세와 별 차이가 없어진다. 
 
하지만 주변 시세와 비슷한 분양가에도 청약자가 몰릴 것 같다. 최근 몇 년간 주택시장 경험으로 보면 새 아파트 시세가 앞으로도 많이 오를 수 있어서다. 최근 3가구 추가 모집에 26만여명이 몰린 뚝섬 아크로서울포레스트도 2017년 분양 때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 비슷했다. 그사이 새아파트값이 많이 올라 지금은 시세 차익을 최고 10억원 넘게 기대할 수 있는 로또가 됐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새 아파트 공급 부족 우려 등으로 분양가가 주변 시세 이하이기만 해도 앞으로 많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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