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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인듯 그림인듯…한자 몰라도 뜻 알겠네

중앙일보 2020.05.26 00:03 종합 18면 지면보기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장비의 일화(익덕 의석엄안)를 표현한 채색 판화 문자도. 18세기 후반 제작된 걸로 추정된다. [사진 고판화박물관]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장비의 일화(익덕 의석엄안)를 표현한 채색 판화 문자도. 18세기 후반 제작된 걸로 추정된다. [사진 고판화박물관]

글자인지 그림인지, 시원하게 뻗은 획 안에 깨알같이 꽃, 새, 사람 등을 그려 넣었다. 궁중판본은 형형색색 치장도 화려하다. 직접 그렸어도 놀라운 세밀함인데, 심지어 두툼한 목판을 한 땀 한 땀 파서 표현했다. 글자를 그림으로 표현한 문자도(文字圖)와 판화의 만남이다.
 

고판화박물관 ‘문자도 판화’전
한·중·일·베트남 작품 70점 선봬

조선 시대 ‘문자도’는 글자 뜻을 그림으로 손쉽게 전달하면서 장식적 기능도 발휘했다. 민간에서는 용(龍), 호(虎), 구(龜) 등 수호적 상징이나 부귀(富貴), 수복강녕(壽福康寧) 등 소망을 담아 제작했다. 유교 가르침을 따라 효제도(孝悌圖)라고 불리는 ‘효·제·충·신·예·의·염·치’를 넣은 8폭 병풍 문자도 역시 인기였다. 다만 문인화가 발달했던 나라답게 육필 문자도는 다양했으나 판화는 드물었다.  오는 30일부터 강원도 치악산 자락 명주사 내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에서 열리는 ‘판화로 보는 동아시아 문자도의 세계’ 특별전에선 최근 발굴된 희귀 문자도(원판 포함) 3종이 첫 공개 된다. 한선학 관장은 “지난해 수집한 수복 문자도 원판 등 최근 발굴 성과를 토대로 총 70여 점을 전시한다”고 소개했다. 한국 작품 20여 점 이외 중국(30여 점), 일본(15점), 베트남(10점) 등 아시아 문자도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게 했다.
 
2003년 개관한 고판화박물관은 국내 최대인 6000여 점의 고판화 유물을 수집했으며, 이번 전시품은 모두 자체소장품이다. 전시는 7월 31일까지.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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