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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전에도 3차례 암살 시도했다" 김재규 그때 그 목소리

중앙일보 2020.05.25 22:00
‘10ㆍ26 전에도 세 차례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을 계획했다.’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 10ㆍ26 이후 열린 군사재판에서 이같이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JTBC가 군 관계자로부터 입수한 10·26 군사재판의 녹취 자료에 따르면 김 전 부장은 1974년 9월 건설부장관 임명식, 1975년 1월 건설부 순시, 1979년 4월 궁정동 안가에서도 박 전 대통령의 암살을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발굴! 그때 그 목소리, 10·26 ③

 
이 때문에 그는 장관 임명식 때 몸에 권총을 휴대한 채 사령장을 받으러 갔고, 박 전 대통령 순시 때도 태극기 안에 권총을 숨겨뒀다고 한다. 그러면서 “각하(박 전 대통령)하고 동시에 없어진다(는 각오를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모두 무위에 그쳤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1974년 9월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부터 건설부 장관 임명장을 받고 있다. [사진 JTBC]

1974년 9월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부터 건설부 장관 임명장을 받고 있다. [사진 JTBC]

 
이것은 10ㆍ26을 조사한 전두환 당시 합동수사본부장이 “자신(김 전 부장)의 모든 보고나 건의가 차지철 경호실장에 의하여 제동을 당했고, 과대망상증에 사로잡혀 대통령이 되겠다는 어처구니 없는 허욕이 빚은 내란 목적의 살인 사건”이라고 발표한 것과는 배치된다. 김 전 부장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그는 중앙정보부장(1976년 12월 임명)이 되고 차 전 실장과 마찰을 빚기 이전부터 박 전 대통령 암살을 시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김 전 부장은 왜 박 전 대통령을 제거하려 했을까.  
당시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전 부장은 박 전 대통령과 동향(경북 구미) 출신으로 총애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5ㆍ16 군사쿠데타 이후 6사단장, 6관구 사령관, 육군방첩대장, 보안사령관, 3군단장 등 군의 주요 요직을 거친 뒤 유정회(1973년) 국회의원이 됐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생전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의 특별한 배려가 아니고선 설명할 수 없는 영전의 연속”이라고 회고했다.  
1979년 군사법정에서 진술하고 있는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사진 JTBC]

1979년 군사법정에서 진술하고 있는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사진 JTBC]

 
이와 관련해 김 전 부장은 법정에서 “저와 같은 사람이 이율배반적인 이런 결심을 할 때까지, 얼머나 어려움을 겪었는지 상상해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되려는 것이 절대로 목적이 아니다. 자유민주를 회복하는 것이 저의 목적이다”라며 합동수사본부의 발표를 부인했다. 자세한 내용과 육성 녹음은 영상에서 볼 수 있다.
 

[발굴! 그때 그 목소리, 10·26]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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