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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중동의 스트롱맨' 네타냐후…뇌물 혐의에 현직 총리로 첫 법정행

중앙일보 2020.05.25 16:20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부패 혐의로 24일(현지시간) 법정에 출석했다. 현직 총리가 형사 재판을 받게 된 것은 이 나라에선 처음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재판이 열린 24일(현지시간), 그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EPA=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재판이 열린 24일(현지시간), 그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EPA=연합뉴스]

 
이스라엘 검찰이 네타냐후 총리를 기소한 것은 지난해 11월이다. 뇌물수수와 배임, 사기 등의 비리 혐의로다. 네타냐후는 할리우드 거물 영화제작자 아논 밀천, 호주의 미디어 재벌이자 억만장자 제임스 패커 등으로부터 쿠바산 시가, 고급 샴페인 등 수십만 달러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BBC는 "네타냐후 총리는 물론 밀천과 패커 등 관련 인사들도 단지 '우정의 표시'일뿐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은 대가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네타냐후와 언론과의 유착 관계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와 함께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는 아논 밀천은 이스라엘 출신의 영화제작자로 '귀여운 여인' '미스터&미세스 스미스' '빅쇼트' 등 수많은 히트작을 만든 유명인사다. 그가 주목받는 건, 그 스스로 "이스라엘 스파이로 활동했었다"고 밝힌 적이 있어서다. 밀천은 지난 2013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조국을 위해 각종 무기 거래를 알선했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뇌물 혐의 등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뇌물 혐의 등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연합뉴스]

 
네타냐후에 대한 재판은 지난 3월 열릴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두 달 연기돼 이날 진행됐다. 이날 예루살렘의 총리 관저 주위에는 네타냐후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민 수백명이 모여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모든 혐의에 대해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정치적 쿠데타로, 검찰과 경찰이 꾸민 음모"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중동의 대표적인 '스트롱맨'으로 꼽혀온 그의 정치적 입지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안팎의 분석이다.    
 
BBC는 "이스라엘 법에 따르면 그가 범죄로 기소된다고 해서 사임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이런 전례가 없기에 큰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 보도했다. 그러면서 "네타냐후가 민주적으로 선출된 만큼 무작정 그를 끌어내리기는 쉽지 않겠지만, 여론은 심각하게 분열돼 있다"고 덧붙였다.  
 
네타냐후 총리 지지자들 역시 시위를 벌였다. [EPA=연합뉴스]

네타냐후 총리 지지자들 역시 시위를 벌였다. [EPA=연합뉴스]

 
네타냐후는 2009년부터 집권해왔다. 1996년부터 4년간 총리직을 수행한 것까지 합하면 총 재임 기간이 14년 2개월로, 이스라엘 역사상 최장수 총리다.  
 
그는 특히 팔레스타인과 이란 문제에 시종일관 강경하게 대응해 왔다. 최근에도 "모든 곳에서 이란의 공격과 맞서는 것이 우리의 정책"이라면서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반면 미국과는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네타냐후의 거취에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이유다. 뉴욕타임스(NYT)는 "재판은 1년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당분간 이스라엘 사회의 혼란도 계속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BBC는 "네타냐후는 재판 진행 여부와 관계없이 요르단 강 서안지구에 유대인 정착촌을 확대하는 일은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나라 안은 물론 밖에서도 갈등의 중심에 있을 것이란 얘기다. 서안지구는 팔레스타인 행정 구역이지만 이스라엘은 이곳에 유대인 정착촌을 꾸준히 늘려와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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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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