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의연 강제수사 진실게임···檢 "변호인이 자료제출 막았다"

중앙일보 2020.05.25 15:29
정의기억연대 부실회계·안성 쉼터 고가 매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정의기억연대 피해자 할머니 쉼터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박스를 들고 가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기억연대 부실회계·안성 쉼터 고가 매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정의기억연대 피해자 할머니 쉼터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박스를 들고 가고 있다. [연합뉴스]

후원금 부실 회계와 '안성 쉼터' 고가 매입 의혹 등으로 두 차례 압수수색을 받은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21일 입장문에서 검찰의 강제 수사에 대해 "반인권적 과잉 수사"라고 규탄했다. 1차 압수수색 과정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생활하는 마포 쉼터에 있는 자료 일체를 자발적으로 제출하기로 했는데, 검찰이 이를 무시하고 추가로 강제수사에 나섰다는 주장이다. 검찰 측은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이 임의제출 요구를 거부해 강제수사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검찰의 정의연 강제수사를 놓고 벌어지는 진실 공방을 짚어봤다.
 

임의제출 합의했는데 강제수사? "변호인이 반대" 

25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최지석 부장)는 20일 오후부터 21일 오전 5시께까지 서울 마포구 정의연 사무실과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사무실 주소지인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을 상대로 진행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기 전에는 압수품에 대한 임의제출 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품의 범위가 넓은데다 온라인상에 게재됐던 관련 증거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 고려된 조치로 보인다.
 
검찰은 1차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2018년 이전 회계장부와 증빙자료가 마포 쉼터 지하실 창고에 보관돼 있다는 정의연 관계자들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에 검찰은 관련 자료를 임의제출해달라고 요청했고, 정의연 관계자들도 이에 동의했다. 이대로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거주하는 마포 쉼터에 대한 2차 압수수색이 필요하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정의연 측 변호인이 이를 막아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검찰은 사건 당사자들과 변호인이 이견을 조율할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 없어 마포 쉼터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발부된 영장으로 21일 오후 2차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정의연 관계자는 "검찰 수사 중인 사항이라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21일 서울 마포구 정의기억연대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수사관들이 압수품을 차량으로 옮기고 있다. [뉴스1]

21일 서울 마포구 정의기억연대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수사관들이 압수품을 차량으로 옮기고 있다. [뉴스1]

반인권적 수사? "할머니 거주 공간과 다른 지하실만 압수수색"

정의연은 21일 입장문에서 검찰의 2차 압수수색에 대해 "변호인과 활동가들이 대응할 수 없는 오전 시간에 마포 쉼터에 영장을 집행하러 온 것은 일본군 위안부 운동과 피해자들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서부지검 관계자는 "집행 과정에서 할머니께 피해가 가지 않도록 집행 절차와 방법에 관해 변호인 측과 충분한 논의를 했다"며 "이에 따라 할머니의 거주공간인 1층과 입구부터 다른 분리된 지하실에만 국한해 평온하게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영장과 무관한 자료도 압수? "변호인과 점검"

정의기억연대 윤미향 주요 고발 사건·해명.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정의기억연대 윤미향 주요 고발 사건·해명.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검찰이 영장에 적시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의 횡령·배임 혐의와 무관한 정의연 회의록 등의 자료도 압수했다는 논란도 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영장에 기재된 구체적인 압수품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검찰의 한 관계자는 "회의록이 영장에 기재돼 있다는 사실을 떠나 정의연 회의록은 윤 당선인의 횡령·배임 혐의와 관련된 증거"며 "자금 집행 당시 의사 결정 과정에 누가 어떻게 관여돼 있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1차 압수수색이 밤샘 작업을 통해 12시간 만에 종료된 이유가 정의연 변호인 측과 압수품이 범죄 혐의와 관련이 있는지를 하나하나 따져봤기 때문이라고 한다. 증거 확보 과정에서 변호인과의 충분한 협의를 거쳤기 때문에 범죄 혐의와 무관한 압수품을 확보할 상황도 아니었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검찰은 두 차례 압수수색을 통해 정의연의 8년 치 회계장부와 증빙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현재 압수품에 대한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참고인 조사와 윤 당선자 개인계좌 거래 조회 등을 검토하고 있다. 정의연은 관련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