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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김복동 할머니 이용해먹고 묘지서 가짜눈물"

중앙일보 2020.05.25 14:46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기억연대 관련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기억연대 관련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기부금 유용 등 관련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2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할머니가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연의 후원금이 할머니에게 제대로 쓰이지 않았다. 앞으로 수요집회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한 지 18일만이다. 이후 정의연을 둘러싼 각종 의혹은 증폭됐고, 검찰이 두 차례에 걸쳐 정의연을 압수수색하기에 이르렀다.
 
이 할머니는 25일 오후 2시 40분쯤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생각하지도 못한 내용이 나왔다. 이는 검찰에서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불투명한 회계 등 정의연을 둘러싼 의혹은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힌 셈이다.
 
이날 이용수 할머니는 일제시대 강제노역에 동원된 근로정신대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구분되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공장 갔다 온 할머니와 위안부는 많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 할머니는 “공장 갔던 할머니는 공장에서 일했지만 위안부 할머니는 간 데가 다르다”며 자신의 고통스러운 과거를 다시 끄집어냈다.
 
그러면서 정의연의 전신인 정신대대책협의회(정대협)가 두 사례를 묶어 활동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할머니는 “생명을 걸고 끌려간 위안부가 정신대 할머니와 합해져 이용당했다”면서 “위안부와 정신대가 어떻게 같느냐”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30년 동안 앉아서 사죄해라 배상해라 하는데 일본 사람들이 뭔 줄 알아서 사죄하고 배상하느냐”며 “뒤섞어서는 사죄도 하지 말고 안해도 된다는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미향, 할머니 이용해먹고 가짜 눈물" 

이어 정의연 전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윤 당선인을 용서한 적 없는 점도 거듭 밝혔다. 19일 만났을 때 눈물을 흘린 건 30년 정 때문이었을 뿐이라면서다.
 
이 할머니는 "윤미향에게 기자회견을 하겠다 했더니 하라 하더라"면서 "윤미향 (당선인)이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출마한 것으로 용서할 것도 없다"고 했다. 또 중단하겠다고 밝혔던 수요집회와 관련해서는 "수요집회는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방식을 바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할머니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고(故) 김복동 할머니도 거론했다. "나보다 2살 많은 (김복동) 할머니를 미국으로 어디로 끌고 다니면서 고생시켰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김복동 할머니를) 고생시키고 이용하고도 뻔뻔하게 묘지에 가서 눈물을 흘리는데 그거는 가짜의 눈물"이라고 윤 당선인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의연과 윤 당선인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선 "검찰에서 꼭 죄를 물어 벌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한일 학생들 올바른 역사 공부해야”  

이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올바른 역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일본과 한국과 학생들 모아서 서로 친하게 지내도록 하면서 올바른 역사를 공부해서 위안부 문제 사죄 배상을 해야 한다”면서 “천년만년 가도(걸리더라도) 반드시 일본이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억울한 누명을 쓴 우리 위안부 할머니를 해결해줄 사람은 학생들”이라며 "두 나라가 왕래하고 역사를 알고 억울한 위안부 문제를 사죄받고 배상해야 제가 사죄를 받아야 위안부 누명을 벗는다"고 당부했다.  
 
이 할머니는 "끝까지 당하는 제가 너무 부끄럽다"면서 "위안부가 여자란 두 글자를 손상시켜 모든 여성분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하늘나라에 가서 할머니들한테 내가 이렇게 해결하고 왔으니 용서해달라고 빌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윤미향 당선인은 기자회견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 할머니는 지난 19일 대구의 한 호텔로 자신을 찾아온 윤미향 당선인에게 “(다른 일은) 법이 알아서 할 것이고, 25일 기자회견 때 오라”며 2차 기자회견을 예고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엔 취재진이 몰려 큰 혼잡을 빚었다. 이 때문에 기자회견 장소도 이 할머니가 1차 기자회견을 열었던 대구 남구의 한 찻집에서 호텔로 변경됐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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