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코로나 피해 야외 갔더니···살인진드기 물려 올들어 2명 사망

중앙일보 2020.05.25 13:3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야외활동이 늘고 있는 가운데 ‘살인진드기’ 출몰 시기까지 겹쳐 보건당국이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올해 8명 환자 신고…백신·치료제 없어 피하는 게 최선

벌써 8명 감염…2명 숨져  

 25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강원 원주시에서 국내 첫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환자가 신고된 뒤 이날까지 모두 8명의 환자가 나왔다. 지난 21일엔 경북과 충남에서 올해 첫 사망자가 두 명 나왔다. 
진드기가 옮기는 바이러스 전염병인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SFTS). 사진은 바이러스를 옮긴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소참진드기(Haemaphysalis longicornis).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 곤충의과학부 제공 = 연합뉴스 자료사진

진드기가 옮기는 바이러스 전염병인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SFTS). 사진은 바이러스를 옮긴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소참진드기(Haemaphysalis longicornis).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 곤충의과학부 제공 = 연합뉴스 자료사진

 SFTS는 주로 4~11월 잔디·풀숲·덤불 등에 서식하는 참진드기가 옮기는 바이러스 감염병이다. 지난 2009년 중국에서 가장 먼저 발생한 뒤 중국과 한국·일본에서만 발생 사례가 보고되다가 최근 베트남에서도 환자가 나왔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3년 처음 36명이 신고된 뒤 2015년 79명, 2017년 272명, 2019년 223명(잠정) 등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박숙경 질본 인수공통감염병관리과 보건연구관은 “전국 17개 시·도에서 환자가 모두 확인되고 있다”며 “경남과 충남, 전북 지역은 참진드기 밀도가 높아 특별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예방 포스터. 사진 질병관리본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예방 포스터. 사진 질병관리본부

백신·치료제 없는데 7년 평균 치사율 20%

 
 질본에 따르면 7년(2013~2019년)간 SFTS 누적 환자 1089명 중 215명이 목숨을 잃어 치사율이 20%에 달한다. 지난 2013년에만 해도 사망자가 17명이었는데 지난해 41명으로 집계됐다.
   
감염될 경우 4~15일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38~40℃) ▶오심·구토·설사 등 위장관계 증상 ▶백혈구 감소에 따른 혈뇨·혈변 ▶피로감·근육통·경련 등 신경학적 증상 등이 나타난다. 혈소판과 백혈구 감소가 심한 경우 출혈이 멈추지 않으며 신장 기능과 다발성 장기기능 부전으로 사망할 수 있다. 
 
통상 진드기에 물린 줄 모르고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가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수액 투여나 출혈 시 수혈, 혈압이 떨어진 경우 혈압상승제 투여 등 대증요법을 쓴다.  
 
예방 백신도, 표적 치료제도 없는 탓에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최선이다. 박 연구관은 “감염자의 직업적 특성을 보면 농업·임업 종사자가 절반가량 차지하지만, 벌초나 등산, 나물 채취 등 야외활동을 하다 걸린 경우도 40%나 된다”고 말했다. 연령별로 보면 50대 이상의 고령자에서 발생 비율이 높다. 지난해 223명 중 50세 이상은 207명으로 93%가량 차지했다. 올해 첫 사망 사례인 경북과 충남 환자 역시 70, 80대로 각각 감자심기 등 밭일과 산나물 채취 등 야외활동을 했다 감염돼 사망했다.  
 

인적 드문 숲길 조심…야외활동 후 세탁 필수  

날씨가 따뜻해진 데다 코로나로 야외를 찾는 나들이객이 부쩍 늘면서 주의가 필요하다. 박 연구관은 “인적이 드문 숲길에서 노출될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제초로 잔디를 잘 관리하는 공원 같은 곳에서의 감염 사례는 적지만, 이런 데서도 라임병 등 다른 진드기를 매개로 하는 질환에 걸릴 위험이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드기 매개질환 예방수칙 및 주의사항. 자료 질병관리본부

진드기 매개질환 예방수칙 및 주의사항. 자료 질병관리본부

때문에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피부 노출을 최소하는 게 좋다. 날이 더워도 몸을 감싸는 긴 옷과 긴 바지를 입으라고 당국은 강조한다. 진드기 기피제도 도움된다. 풀밭에 함부로 앉지 말고 풀밭 위에 옷을 벗어두는 것도 피해야 한다. 2015년 국립보건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진드기에 물리는 곳은 대퇴부(허벅지) 인근(18.6%)과 무릎 및 오금을 포함한 하퇴부(13.6%)가 가장 많았다. 
 

야외활동 시 동반 반려견도 감염 주의해야

산책이나 등산 시 지정된 경로 이외 장소를 가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집에 오면 입은 옷을 바로 털어 세탁하고, 샤워나 목욕을 통해 붙어 있을 수 있는 진드기를 꼼꼼히 씻어내야 한다. 반려견에 붙은 진드기로 감염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야외활동 시 반려동물이 풀숲 같은 곳에 구르지 않게 조심하고 활동 후 목욕시키는 게 좋다. 
 
진드기에 물렸을 때는 무리하게 제거하려 하지 말고 병원에서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 잘못 제거할 경우 흡혈 중인 진드기의 머리가 남거나 몸통이 터지면서 2차 질환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 간 전파가 흔하진 않지만, 사례가 보고된 만큼 의료진의 2차 감염도 주의해야 한다. 박 연구관은 “바이러스양이 많은 환자에 CPR(심폐소생술) 등을 하다가 감염된 사례가 있다”며 “CPR을 할 때 체액 등이 튈 수 있고 이 과정에서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보호구를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