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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고산골 난리"···순번표까지 등장한 이용수 할머니 회견장

중앙일보 2020.05.25 10:36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이 예고된 25일 기자회견 장소로 알려진 대구 남구 한 찻집 주변에서 오전부터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이 예고된 25일 기자회견 장소로 알려진 대구 남구 한 찻집 주변에서 오전부터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25일 오전 10시 대구 남구 봉덕동 한 찻집 건물 앞. 평소라면 한산했을 이곳에서 이른 아침부터 주차 전쟁이 벌어졌다. 전국의 언론사 차량이 몰려들면서다. 건물 앞은 취재진으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이곳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2) 할머니가 이날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예고한 장소다. 지난 7일 이 할머니가 처음 기자회견을 연 곳이기도 하다.
 

전국적 관심 쏠린 회견, 좁은 장소서 열리자
회견 열릴 찻집 앞 ‘취재진 순번표’까지 등장
앞산 등산객들 오가며 “무슨 일이냐” 묻기도

찻집 내부는 상당히 좁은 편이다. 장소를 좀 더 넓은 곳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이 할머니가 이곳에서 그대로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취재진은 도착한 순서대로 순번을 적는 순번표를 급조해 찻집 옆 벽에다 붙여뒀다. 혹시 찻집 안으로 들어가지 못할 것을 우려해서다.
 
오전 10시 순번표에는 취재진 순번이 50번 가까이 늘어났다. 아직 문이 열리지도 않은 기자회견장에 4시간 전부터 취재진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상황이다. 기자회견 시각이 다가올수록 순번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상태다. 일각에선 회견장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이 한정된 만큼 제비뽑기를 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25일 오전 대구 남구 한 찻집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기자회견을 열기로 한 가운데 회견 4~5시간 전부터 취재진들이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찻집 앞에 내걸린 순번표. 대구=김정석기자

25일 오전 대구 남구 한 찻집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기자회견을 열기로 한 가운데 회견 4~5시간 전부터 취재진들이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찻집 앞에 내걸린 순번표. 대구=김정석기자

 
찻집이 위치한 곳은 대구 앞산 고산골로 진입하는 등산로가 있다. 등산객들도 앞산을 오가면서 찻집 앞에 모여든 취재진에 관심을 보였다. 등산객들끼리 “오늘 무슨 날이냐” “이용수 할머니가 기자회견을 한다고 하더라”고 대화를 나누며 걸음을 옮겼다. 찻집 옆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도 주인이 문밖을 살펴보며 “오늘 고산골이 난리가 났네”라고 말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기억연대 회계부정 의혹 등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시민단체의 집회는 예고되지 않았다. 하지만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비인력을 준비시키는 등 긴장하고 있다.
 
이날 몰려든 취재진은 이 할머니가 기자회견에서 어떤 말을 할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앞서 이 할머니는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연의 후원금이 할머니에게 제대로 쓰이지 않았다”며 “앞으로 수요집회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25일 오전 대구 남구 한 찻집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기자회견을 열기로 한 가운데 회견 4~5시간 전부터 취재진들이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찻집 앞에 줄세워진 방송장비. 대구=김정석기자

25일 오전 대구 남구 한 찻집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기자회견을 열기로 한 가운데 회견 4~5시간 전부터 취재진들이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찻집 앞에 줄세워진 방송장비. 대구=김정석기자

 
이후 정의연의 회계 부정 논란이 일파만파 번졌다. 지난 11일 한 시민단체가 정의연의 직전 이사장인 윤 당선인을 횡령·사기 혐의로 고발한 이후 관련 고발이 잇따랐고 서울서부지검은 20일 서울 정의연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앞서 19일 오후 윤 당선인이 대구에 있는 이 할머니를 찾아가 무릎을 꿇으며 사죄하기도 했다. 이 할머니가 눈물을 보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한때 둘이 화해를 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이 할머니 측은 이를 부인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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