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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명자료 17건 쏟아낸 정의연···이용수 할머니 2차 회견 앞두고 쌓인 의혹들

중앙일보 2020.05.25 06:00
정의기억연대 마포구 사무실 간판. 이가람 기자

정의기억연대 마포구 사무실 간판. 이가람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11일 기부금 부정 사용 등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연 뒤 내놓은 해명자료는 24일까지 17건에 이른다. 하지만 논란이 해소되기보다는 새로운 의혹들이 연이어 터져 나왔다. 정의연 사태를 촉발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는 25일 2차 기자회견을 앞두고 있다. 이 시점에서 정의연의 자료는 ▶말바꾸기 ▶선택적 해명 ▶떠넘기기 ▶의혹 폄훼하기 등으로 비춰지고 있다.
 

"문제없다"더니 "일부 실수"

이 할머니의 폭로 이후 정의연 사태는 부실한 기부금 회계 처리가 드러나며 시작됐다. 정의연은 국세청에 신고한 명세서에서 모금·홍보사업 등의 기부금 수혜 인원을 999, 9999명으로 기재했다. 또한 18년 명세서에서는 3300여만원을 맥줏집 한 곳에서 지출한 것으로 공시했다. 국세청 홈택스 공시자료를 통해 부실 회계가 공개되자 기부금 부정 사용 의혹이 제기됐다.
 
정의연은 12일 해명자료를 통해 “대표적인 지급처 한 곳(명)만을 기록하도록 돼 있다” “9999명 기재는 불특정 다수의 사업비를 입력할 때 사용하는 통상적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국세청 지침과 달랐다. 100만원을 넘게 지출하는 경우 단체명과 수혜 인원 등을 별도로 적어야 했다. 논란이 지속되자 정의연은 뒤늦게 “공시 입력 과정에서 일부 실수가 있었다”며 “국세청 재공시 명령에 따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불리한 사실 숨겼나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40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집회에서 이나영 이사장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40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집회에서 이나영 이사장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불리한 사실을 숨기다 또 다른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일도 반복됐다. 경기도 안성의 쉼터 고가 매입 논란이 불거지자 정의연은 16일, 17일 두 차례에 걸쳐 해명자료를 냈다. 그러나 명성교회로부터 사용권을 기부받은 마포 쉼터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쉼터 매입과 관련해 또 다른 논란을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자 정의연은 18일 해명자료를 통해 마포 쉼터의 존재를 공개했다.
 
의혹 중 일부만 밝히다가 언론이 관련 사실을 보도한 뒤에 뒤늦게 시인하는 일도 이어졌다. 16일 정의연은 안성 쉼터 매각을 설명하며 “목적에 따른 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모금회와 협의를 통해 사업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금회 평가에서 방만한 운영으로 낙제점을 받은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모금회로부터 사업평가 C등급, 회계평가 F등급을 받은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밝혀지자 19일이 되어서야 이를 시인했다.  
 
반면 “10억원으로 마포의 어느 곳에도 집(쉼터)을 살 수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해명조차 없었다. 쉼터 조성이 추진되던 2012년에 성산동 일대에 10억원 미만 단독주택 거래가 여러 건 있었다는 반론이 나왔지만 정의연은 아직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해명 없이 떠넘기기

설득력이 떨어지는 해명을 내놓기도 일쑤였다. 정의연은 20일 ‘초기 정대협 선배들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의연을 옹호하는 이 입장문에 이름이 올라간 윤정옥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그런 입장문이 나왔는지 몰랐다”는 입장을 밝히자 논란이 불거졌다. 정의연은 22일 “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며 “정정보도를 요청한다”고 했다. 그러나 해명자료에서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며 내세운 설명은 “동의받은 것으로 전달받았다”는 언급뿐이었다.
 
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의 개인계좌 모금 논란에 대해서도 정의연은 선을 그었다. 윤 당선인은 2014년 길원옥 할머니가 유럽을 방문할 당시 필요한 경비를 개인계좌로 모금했다. 정의연은 19일 “개인 모금 관련 부분은 이후 윤 전 대표 측에서 설명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아직까지 윤 당선인은 개인계좌로 받은 후원금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의혹 제기에 "악의적 의도"

잇따른 언론의 의혹 제기에 대해 정의연은 ‘정치공세’와 ‘친일프레임’을 들고 나왔다. 정의연은 13일 해명자료에서 “반민족·반인권·수구·적폐 세력과 일부 매국 언론에 똑똑히 경고한다”며 “정의연을 향해 이뤄지는 일부 언론의 악의적 왜곡 보도는 시민사회 전반에 대한 폄하이자 평화, 인권, 여성, 민족운동 등 모든 운동에 대한 탄압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종결을 시도하는 악의적 의도”라며 “30년간 이어진 할머니들과 활동가들, 함께한 시민들의 헌신과 끈끈한 연대를 제발 훼손하려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각종 고발 10여건 

회계 부정과 후원금 횡령, 안성 쉼터 고가 매입 의혹 등으로 정의연과 관련한 각종 고발은 10여건에 이른다. 검찰은 20일과 21일 연이어 정의연 사무실과 정의연이 운영하는 마포 쉼터를 압수수색했다. 현재 정의연은 “공시나 회계 등 관련 사항에 대한 언론의 질의는 회계자료들이 압수되었고 검찰 수사 중인 상황이므로 답변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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