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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절 취재 사과한 채널A···檢, 제보자·MBC쪽 수사 확대하나

중앙일보 2020.05.25 05:00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채녈A 광화문 사옥.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의 종합편성채널 채널A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1박 2일째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채녈A 광화문 사옥.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의 종합편성채널 채널A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1박 2일째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채널A가 자사 기자와 검찰 고위 간부의 통화 의혹에 대해 부적절한 취재행위가 있었다고 인정했지만, 고위 간부가 누구인지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런 의혹을 MBC에 알린 제보자가 어떤 경위로 채널A 기자를 접촉하게 됐는지, 채널A 기자로부터 고위 검찰 간부 관계 정보를 뽑아내기 위해 사건을 부풀린 정황은 없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할 전망이다.

  
24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는 25일 오후 2시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 이종배 대표를 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한다. 이 대표는 “채널A 의혹을 MBC에 처음 알린 제보자의 녹취록에는 신라젠 사건과 관련 여야 정치인 인사 파일이 등장하지만 실체가 없다”며 “제보자는 존재하지 않는 파일을 마치 있는 것처럼 속여 채널A 기자의 취재 업무를 방해했다”며 제보자 지모(55)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지난 4일 검찰에 고발했다.
  
앞서 채널A 이모 기자는 지난 2∼3월 수감 중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네 차례 편지를 보내고 대리인이자 MBC에 이를 제보한 지씨를 세 차례 만나 이 전 대표가 대주주로 있던 신라젠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관계를 물었다.
채널A 기자와 검찰 고위 간부 통화 의혹 사건 일지.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채널A 기자와 검찰 고위 간부 통화 의혹 사건 일지.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채널A는 지난 22일 오후에 방송된 ‘뉴스A’ 앵커 클로징 멘트를 통해 “조사 결과 우리 기자가 검찰 고위 관계자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이를 취재에 이용하려 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명백한 잘못이고 채널A의 윤리강령과 기자 준칙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일부터 자체 진상조사위를 꾸려 조사해온 채널A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53쪽 분량 진상조사 보고서를 25일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다만 진상조사를 통해서도 검찰 고위 간부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녹음 파일이 파악되지도 않았고, 해당 기자가 어떤 검찰 고위 간부인지 일관되게 진술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는 제보자 지씨와 MBC 주변으로도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지난달 말 MBC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된 바 있다. 영장 기각 이후 검찰은 MBC에 채널A 기자와 지씨 간 대화 녹음 파일과 검찰 고위 간부의 통화 파일 등을 요청했다. 하지만 MBC가 “취재원 동의 없이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것은 취재윤리를 위배하는 것”이라고 일부 불응하면서 핵심 자료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널A 기자협회는 "검찰 수사관 10여 명은 4월 29일 오전 7시5분 경 동아미디어그룹 광화문 사옥을 무단 진입했다"고 성명을 냈다. [채널A제공]

채널A 기자협회는 "검찰 수사관 10여 명은 4월 29일 오전 7시5분 경 동아미디어그룹 광화문 사옥을 무단 진입했다"고 성명을 냈다. [채널A제공]

유튜버로 활동하는 유재일 정치평론가가 지난 4월 공개한 지씨와 이모 기자 간 녹취록에 따르면 지씨가 정관계 인사를 거론하는 대목이 나온다. 지씨가 “다섯명 선으로 봐요”라고 말하자 이모 기자는 “여(당) 아니면 야(당)”이라고 묻는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같은 인사가 실명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검찰은 이종배 법세련 대표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해당 대화가 실체가 있는 것인지, 없으면 채널A 기자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고의로 부풀린 정황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할 수 있다.
 
검찰은 유재일씨가 공개한 녹취록이 원본 전체인지 불명확한 데다 향후 재판에서 증거로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서 MBC를 통해 이를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사팀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채널A 기자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최 대표가 지난달 페이스북에 채널A 기자 발언 요지를 공개했는데, 공개된 녹취록과는 달라 허위라는 주장이 나온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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