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7%의 남자 아베…"스가 때문에, 모리 때문에"책임전가 총력

중앙일보 2020.05.24 13:08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 지지율이 27%까지 곤두박질치자 집권당인 자민당내에서도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고 마이니치 신문이 24일 보도했다. 
 

검찰정년연장 법개정 "스가가 하자고 해서"
'마작'낙마 檢총장후보 "모리가 요청해서"
자민당서도 "정권 위험수역 진입"경계심
2007년 총리 퇴임시 지지율 25%에 근접
"지지율 회복될 것"vs "만회 어려워"교차

1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7개 광역단체 가운데 39개 지역에서 코로나 긴급사태선언을 해제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7개 광역단체 가운데 39개 지역에서 코로나 긴급사태선언을 해제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마이니치 신문이 여론조사전문기관인 사회조사연구센터와 함께 전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은 이달 6일 조사(40%)때 보다 13%포인트, 지난달 8일 조사(44%)때와 비교하면 17%포인트 하락한 27%였다. 
 
반대로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이달초(45%)보다 19%포인트나 상승한 64%였다. 
 
자민당의 중견 의원은 마이니치에 “(아베 정권이)위험수역에 들어갔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19%포인트나 상승한 것이 큰 일”이라고 했다.  
 
지난 1차 아베 내각(2006년 9월~2007년 9월)때 참의원 선거 패배 등으로 낙담한 아베 총리가 총리직을 내던졌을 때의 내각 지지율은 25%로, 지금과 별 차이가 없다. 
 
물론 2012년 12월 재집권 뒤에도 아베 총리는 20%대 지지율을 몇 차례 경험했다. 
 
하지만 이번엔 여러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얽혀있고, 7년 4개월 장기 집권의 폐해가 쌓여있다는 점에서 더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지율 폭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건 차기 검찰 총장으로 유력하게 검토했던 구로카와 히로무(黑川弘務·63) 도쿄고검 검사장이 내기 마작 파문으로 사퇴한 사건이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6일 저녁 기자회견에 앞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6일 저녁 기자회견에 앞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아베노마스크’ 배부 논란과 애완견과 함께 찍은 동영상 공개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대응 실패, 정권의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힌 ‘벚꽃보는 모임’스캔들, 검찰 정년 연장법 개정 실패 등도 함께 얽혀있다.
  
위기의 근본엔 아베 총리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깔려있다.
 
도쿄신문은 24일 "문제가 터질때마다 말로는 '책임을 느낀다'고 하면서도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고 역풍이 잦아들기를 기다리는 수법이 패턴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4월 신주쿠교엔 (新宿御苑)에서 개최된 '벚꽃 보는 모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참석자들 앞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지지통신]

지난해 4월 신주쿠교엔 (新宿御苑)에서 개최된 '벚꽃 보는 모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참석자들 앞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지지통신]

이번 위기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베 정권은 지난 40년이상 유지해온 정부의 법해석까지 바꾸면서 지난 1월말 각의에서 구로카와 검사장의 정년을 연장했다. 그런데 아베 총리는 그 책임을 모리 마사코(森雅子)법상 등에게 떠넘기고 있다. 
 
구로카와의 내기 마작이 들통난 뒤 22일 열린 중의원 회의에서 아베 총리는 야당 의원의 추궁에 "법무성에 질문하라","(각의 결정은)법상이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사히 신문은 "법무성과 검찰청에 책임을 통째로 던지는 답변"이라고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한 때 최측근이었다가 최근 관계가 소원해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관방장관에게도 책임을 뒤집어 씌웠다.
  
검찰간부의 정년 연장을 내각이 판단토록 한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해 이달 중순 SNS상에서 "코로나 19 와중에 아베 정권이 검찰장악을 시도한다"는 비판이 급속하게 확산됐다.
 
그러자 아베 총리가 주변사람들에게 "스가 장관이 ‘(법 개정을)하는 편이 좋다’고 말한다. 다른 방법이 없다”고 스가 장관의 이름을 거론하며 투덜댔다는 것이다.  

 
아베 정권의 운명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자민당과 정권 내부엔 아직 낙관론이 적지 않다고 한다. 
 
"정책적인 실패 때문이 아니기 때문에 코로나19 긴급사태가 해제되면 분위기가 바뀔 것이다. 아직 견딜 체력이 있다","(6월 중순까지인)통상국회 회기가 끝나면 지지율은 회복된다. 코로나와 관련해 실수만 안하면 된다"는 주장들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12일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외출을 자제하자는 취지의 영상을 트윗에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아베 총리 트위터 캡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12일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외출을 자제하자는 취지의 영상을 트윗에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아베 총리 트위터 캡처]

 
하지만 장기 집권 동안 쌓여온 불만들이 한꺼번에 폭발했기 때문에 만회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정반대의 전망도 나온다.   
 
여론조사에서 '가장 바람직한 차기 총리'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전 자민당 간사장도 구로카와 검사장의 낙마와 관련해 “총리가 (책임을 지고)그만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