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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내면 40억 탄다는 '홍콩보험 직구'···금감원, 경보 발령

중앙일보 2020.05.24 12:00
“홍콩보험에 가입하면 보험료로 1억원으로, 보험금 40억원을 받을 수 있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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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에서 '홍콩보험' 등의 이름으로 퍼지고 있는 역외보험 관련 광고 내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저금리를 틈타 생긴 불법 역외 보험 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4일 역외보험 가입 소비자경보(주의)를 발령했다.

 

#'홍콩보험 직구' 글은 주의 필요

역외보험은 국내에서 보험업 허가를 받지 않는 외국보험회사와 체결하는 보험이다.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불법 역외보험 판매는 ‘홍콩 보험’이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설계사들이 현지 판매사 등을 끼고 홍콩 소재 보험사들이 판매하는 저축성 보험 등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시중금리 수준으로만 매년 돈이 불어나는 국내 보험과는 달리, 홍콩 보험은 연간 6~7%의 복리 수익을 낼 수 있다며 가입자를 모으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안심리를 이용해 안전자산인 달러로 보험금을 탈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일부 설계사는 보험료로 1억2000만원을 내면, 향후 보험금으로 69억원을 수령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인터넷 상에 올라온 역외보험 가입 홍보글. 금감원에 신고되지 않은 역외보험 가입 홍보글은 모두 불법이다. 인터넷 캡처

인터넷 상에 올라온 역외보험 가입 홍보글. 금감원에 신고되지 않은 역외보험 가입 홍보글은 모두 불법이다. 인터넷 캡처

 
이런 꿈 같은 수익률이 가능한 이유로는 ‘유배당 상품’이라는 점을 든다. 유배당 상품은 보험사가 보험료를 투자해 난 수익을 고객에게 배당해주는 방식이다. 당연히 투자수익이 나지 않으면 추가로 배당 받을 수익이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등으로 인해 전 세계 보험사의 수익률은 비슷한 수준이어서 연간 6~7% 복리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는 건 ‘보험 사기’에 가까워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생명보험사의 자산 운용 수익률은 3~4%대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확정적인 장래의 이익배당이나 장기의 보장 기간, 저렴한 보험료 등 허위의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며 “환율변동 등으로 인한 손해 발생 가능성이나 위험성 등 계약 체결을 위해 계약자가 고려하여야 할 사항은 안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입 후 분쟁 생겨도 국내에선 보호 못 받아

국내에서 생명보험계약, 여행보험계약, 장기상해보험 계약 등 일부 보험계약만 예외적으로 역외보험 가입이 허용돼 있다. 가입이 허용되지 않은 상품에 가입할 경우 가입자도 처벌받을 수 있다. 역외보험 체결이 가능한 보험계약인지는 생명보험협회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가입이 허용된 역외보험도 국내 거주자의 알선·중개 행위는 금지돼 있다. 금감원은 ‘홍콩 보험’ 등 역외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내용의 게시글은 모두 불법으로 보고 있다. 외국보험회사가 보험상품을 광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금융감독원장에게 광고내용을 신고해야 하는데 신고 접수가 없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보험금 지급과 관련해 해외 보험사와 분쟁이 생길 때다. 역외보험은 국내 예금자보호대상에 해당하지 않고, 금융감독원의 민원·분쟁조정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금감원 관계자는 “약관, 증권 등이 영어로 기재된 관계로 언어장벽으로 인해 구체적인 상품 내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가입 권유자가 제공한 정보에만 의존하여 역외보험에 가입할 경우 소비자는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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