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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성장률 목표 안 낸 중국, 사상 최대 재정 적자 비율 제시

중앙선데이 2020.05.23 00:24 687호 8면 지면보기

막 오른 2020 중국 양회 

2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 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박수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전인대와 인민정치협상회의 등 중국 양회는 28일까지 계속된다. [AP=연합뉴스]

2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 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박수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전인대와 인민정치협상회의 등 중국 양회는 28일까지 계속된다. [AP=연합뉴스]

중국이 사상 처음으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이다.
 

리커창 ‘정부공작보고’ 전인대 발표
“특별 국채 포함해 2조 위안 늘릴 것”
새 일자리 900만 개, 실업률 6%
“전염병 통제” 코로나19 승리 선언

2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13기 3차 회의에서 리커창(李克強) 중국 총리는 “전 세계의 전염병 확산과 경제무역 상황의 불확실성이 무척 크기 때문”이라며 “성장의 여러 예측이 어려운 요소에 부닥쳤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에 대해서는 “전염병 통제에서 중대한 전략적 성과를 거뒀다”며 사실상의 승리를 선언했다. 리 총리는 “커다란 대가를 지불했다”며 “1분기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했고 생산과 생활 질서에 충격을 입었지만,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입장에서 지불할 가치가 있는 대가였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올해 정부공작보고는 1만여 자로 지난해 2만여 자보다 절반으로 줄었다. 대신 3.6%라는 사상 최대 재정 적자 비율(국내총생산 대비)을 제시했다. 지난해 2.8%보다 0.8%포인트 늘어난 수치로 마지노선으로 여겼던 3%를 처음 돌파한 것이다. 이 총리는 “1조 위안(약 173조원)의 코로나 방역 특별 국채 발행을 포함해 재정 적자를 2조 위안 늘리겠다”며 “이는 특수한 시기의 특수한 조치”라고 말했다.
 
중국은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주룽지(朱鏞基) 총리 때와 4조 위안의 경기부양을 단행했던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때도 2009년 재정적자비율을 3% 아래로 유지해왔다.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적자 재정 규모보다 쓰는 방법을 주목해야 한다”며 “소비 진작보다는 인터넷플러스, 5G 등 첨단 기술분야 투자를 통한 일자리 만들기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리 총리는 올해 국정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고용안정을 제시했다. ‘취업, 기본 민생, 시장 주체, 식량·에너지 안보, 산업체인·공급체인 안정, 기층의 행정운용 보장’을 일컫는 6대 보장에서 취업을 맨 앞으로 내세우면서다. 이를 위해 올해 도시 신규 일자리 900만 개를 창출해 조사 실업률 6%와 등록 실업률 5.5%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창출한 신규 일자리 1352만 개보다 452만 개 줄어든 수치다. 중국에서는 올해 874만 명의 대학생이 졸업한다. 리 총리는 “올해와 내년 2년 동안 3500만 명에게 직업 교육을 제공하고 고등직업학교 학생 200만 명을 모집하겠다”고 말했다.
 
내수 확대 차원에서 서부 대개발을 언급한 점도 주목된다. 이날 국가발전개혁위가 발표한 ‘2020년 국민경제와 사회발전계획 초안’에는 “서부 대개발 기업의 소득세 우대정책을 연장하고, 서부지역 장려 산업리스트를 수정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인민일보는 지난 18일 자 1면에 36개 항목으로 이뤄진 ‘신시대 서부 대개발 추진 지도의견’을 싣고 “2035년까지 서부지역의 공공서비스, 기초시설, 주민생활수준 등을 동부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했다. 코로나19 불황을 서부 개발을 통해 타개하겠다는 방안이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지난달 말 실크로드의 기점인 시안(西安)을 시찰하면서 1950년대 서천(西遷)정신을 강조했다. 내년 시작되는 14차 5개년 경제개발계획을 고려한 포석도 있다.
 
양회의 또 다른 핵심 포인트인 중국의 국방비 증가율은 지난해보다 0.9%포인트 낮은 6.6%에 그쳤다. 중국 재정부는 이날 올해 중국 국방비 총액 1조2680억 위안(약 220조원)이 담긴 예산 초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7.5%, 2018년 8.1%에 이어 3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국방비 증가율이 7% 이하로 내려간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리 총리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서명을 추동하고, 한·중·일 등 자유무역협정 담판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리 총리가 한국을 언급한 유일한 부분이다. 미·중 관계에 대해서는 “미·중 1단계 경제무역협정을 공동으로 실천하겠다”고 짧게 언급했다. 미국이 구축하는 ‘경제번영네트워크’를 RCEP과 한·중·일 FTA를 통해 맞서려는 전략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조영남 교수는 “중국이 올해 성장률 발표를 생략한 것은 그들이 통제할 수 없는 외부 변수가 크고, 빈곤인구 해소라는 창당 100주년 목표에 전념하려는 계산법”이라며 “성장률이란 족쇄를 풀고 정책의 탄력성과 융통성을 제고하는 쪽으로 중국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신경진 중국연구소장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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