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중 홍콩 국가보안법 충돌…미 상원 “양국 관계 재검토”

중앙선데이 2020.05.23 00:20 687호 10면 지면보기
22일 홍콩 의원들이 국가보안법 제정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22일 홍콩 의원들이 국가보안법 제정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이 1997년 영국에서 반환 받은 뒤 ‘일국양제(一國兩制)’를 보장해온 홍콩에 대해 국가보안법 제정을 추진하자 미국 상원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중 관계를 재검토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홍콩 국가보안법에 관여한 중국 관리들을 표적 제재하는 법률도 발의하겠다면서다.
 

중국 전인대 입법 추진하자 반발
“참여한 관리 표적 제재 법안 발의
개인·단체와 거래 은행 제3자 제재”
트럼프 “매우 강력하게 다루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매우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으로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된 미·중 관계가 대만 문제에 이어 홍콩 문제로 전선을 넓혀가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홍콩을 탄압하는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려고 하는 데 대해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그 문제를 매우 강력하게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시간주 포드 자동차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홍콩은 그동안 많은 일을 겪어 왔다”며 “이 문제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으며 적절한 시점에 성명을 내겠다”고 말했다.
 
앞서 장예수이(張業遂) 중국 전인대 대변인이 지난 21일 밤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회기(22~28일) 동안 홍콩의 국가 안전을 지키는 법률 제도와 집행 체제 건립에 관한 전인대의 결정을 심의한다”며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예고한 데 대해서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유감스럽게도 중국 공산당은 홍콩에 너무 많은 자유가 있다며 그들의 생활 방식과 자본주의를 허용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며 “새로운 국가보안법에 따라 홍콩 주민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경우 미국도 그에 맞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홍콩 인권 및 민주화 법률을 통과시킨 미 의회는 더욱 강력하게 반발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성명을 내고 “중국 정부가 홍콩에 대한 추가 탄압 조치를 추진할 경우 미·중 관계를 재검토할 것”이라며 “홍콩에 대한 베이징의 추가 탄압은 미·중 관계 재검토에 대한 미 상원의 관심만 강화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국가보안법 제정을 통해 홍콩 자치권을 침해한 중국 관리를 표적 제재하는 법률도 초당적으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크리스 밴 홀런 민주당 상원의원과 팻 투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성명을 내고 “홍콩의 자치권 박탈과 불법적인 홍콩 탄압에 연루된 개인들에게 일련의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표적 제재 법안은 이번 법안 제정에 관여한 개인은 물론 단체와 거래하는 은행에 대해서도 제3자 제재(세컨더리 보이콧) 방식의 벌칙을 담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모건 오르태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별도의 성명을 내고 “홍콩 시민의 의지에 반해 국가보안법을 도입하려는 어떤 시도도 홍콩을 매우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며 미국과 국제사회의 강력한 규탄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인권과 기본적 자유가 존중받는 안정되고 번영된 홍콩이야말로 광범위한 국제사회의 이익”이라고 덧붙였다.
 
홍콩 인권·민주화법은 미 국무부가 매년 홍콩이 충분한 자치권을 보유하고 있는지 인증하도록 하고 있다. 만약 국무부가 이를 인증하지 않을 경우 홍콩이 누려온 무역 우대 지위도 위태롭게 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현재 홍콩에는 미국의 거의 모든 금융회사를 포함해 1300여 개 미국 기업과 8만5000여 명의 미국 시민이 주재하고 있다.
 
워싱턴·베이징=정효식·유상철 특파원 jjpol@joongang.co.kr

관련기사

선데이 배너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