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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이해하면 영어 능숙도 최상급…영미 시민권 딸 때 마지막 관문

중앙선데이 2020.05.23 00:20 687호 24면 지면보기

영어 이야기

대(大) 피터르 브뤼헐이 그린 ‘그리스도와 간음 한 여자’. [사진 코톨드]

대(大) 피터르 브뤼헐이 그린 ‘그리스도와 간음 한 여자’. [사진 코톨드]

다음은 프랑스 유머집에 나오는 이야기 한 토막이다.
 

종교 관련 유머가 가장 까다로워
우스개, 친구를 원수로 만들수도

“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없는 사람이 먼저 저 여자를 돌로 쳐라”라고 예수가 말했다. 그런데 어떤 여성이 돌을 던졌다. 예수가 난감해하며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 너무 하시는 거 아니에요?”
 
요한복음8: 1~11에서 모티브를 따온 이 유머는 왜 유머일까. 인류를 향한 예수의 메시지 전달을 살짝 비틀었기 때문이다. 교황 비오 12세는 성모 마리아가 “원죄나 개인적인 죄를 포함해 모든 죄로부터 자유롭다(free from all sin, original or personal)”고 말했다.
 
유머는 ‘영어 나라’ 시민권 획득에 마지막 관문이다. 미국외국어교육위원회(ACTFL)의 ‘영어 능숙도 지침’(2012)에서 최상위 등급인 ‘distinguished(氣品級)’의 특성 중에서 다음 두 가지가 눈에 들어온다. “고전 연극, 예술 영화, 전문 좌담회, 학술 토론, 공공정책 성명서, 문학 작품, 대부분의 농담과 말장난을 이해한다.” “문화적·역사적 준거들을 사용하여 짧은 말에 많은 의미를 담아 간명하게 이야기할 수도 있다.”
 
다음 인용문들은 별다른 ‘문화적·역사적 준거’ 지식이 필요 없다.
 
-"생각하는 자에게 세상은 코미디요, 느끼는 자에게는 비극이다(The world is a comedy to those that think; a tragedy to those that feel.).” 영국 작가 호레이스 월폴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들은 몽땅 부도덕하거나 불법이거나 살찌게 한다(All the things I really like to do are either immoral, illegal or fattening.).” 미국 비평가 알렉산더 울코트
 
영미권·서구권의 고급 유머를 이해하려면, 그리스도교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이 필요하다. 예컨대 이런 인용문이 좋은 실례다.
 
-"웃음은 신(神)의 은총에 가장 가깝다(Laughter is the closest thing to the grace of God.).” 스위스 신학자 카를 바르트
 
-"유머는 무한의 관점에서 출발하는 유한에 대한 사색이다(Humor is the contemplation of the finite from the point of view of the infinite.).” 독일 시인 크리스티안 모르겐슈테른
 
-"창조주-웃기를 두려워하는 청중을 앞에 둔 코미디언(Creator-A comedian whose audience is afraid to laugh.).” 미국 평론가 H. L. 멘켄
 
-"전쟁은 신이 미국인들에게 지리를 가르치는 방식이다(War is God‘s way of teaching Americans geography.).” 미국 작가 앰브로즈 비어스
 
벤저민 프랭클린은 "우스개로 원수를 친구로 만들 수는 없지만, 우스개가 친구를 원수로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웃자고 한 이야기에 죽자고 덤벼든다’고 항변하지 말고 ‘웃자고 한 이야기에 죽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두려워하자. 웃음은 만국 공통어다. 
 
김환영 대기자 / 중앙콘텐트랩 whan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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