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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식이법 첫 사망사고 50대 구속 기각···법원 "과실 따져야"

중앙일보 2020.05.22 20:02
지난 21일 두 살배기 남자아이가 불법 유턴을 하던 차량에 치여 숨진 전북 전주시 반월동 한 어린이 보호구역. 뉴스1

지난 21일 두 살배기 남자아이가 불법 유턴을 하던 차량에 치여 숨진 전북 전주시 반월동 한 어린이 보호구역. 뉴스1

일명 ‘민식이법’(개정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서 첫 사망 사고를 낸 50대 운전자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이 운전자는 불법 유턴을 하다 두 살배기 남자아이를 숨지게 했지만, 법원은 당시 피해자 측 과실 여부 등을 따져 봐야 한다고 했다. 
 

민식이법 첫 사망 사고 낸 50대 영장기각
법원 “범죄 다툼 여지 있고 증거충분”사유
운전자,車 시속 30㎞ 이하 운전 술 안마셔

 전주지법 영장전담 최형철 형사2단독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어린이 보호구역 치사)로 검찰이 청구한 A씨(53)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22일 밝혔다. 최 부장판사는 “피의자 과실로 인한 교통사고로 피해 아동이 사망하는 중한 결과가 발생했으나 피의자가 사고 경위와 자기 과실을 인정했고, 증거가 충분히 수집됐다”며 “해당 범죄 사실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피해자 측 과실 여부, 피의자의 전과와 주거·가족 관계 등을 고려할 때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없다”고 밝혔다. 
 
 전주 덕진경찰서에 따르면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을 몰던 A씨는 지난 21일 낮 12시 15분쯤 전주시 덕진구 반월동 한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도로에서 불법 유턴을 하다 B군(2)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B군은 버스정류장 앞 갓길에 서 있다가 변을 당했다. B군 주위에 부모가 있었지만, 사고를 막지 못했다.
 
지난 21일 두 살배기 남자아이가 불법 유턴을 하던 차량에 치여 숨진 전북 전주시 반월동 한 어린이 보호구역.연합뉴스

지난 21일 두 살배기 남자아이가 불법 유턴을 하던 차량에 치여 숨진 전북 전주시 반월동 한 어린이 보호구역.연합뉴스

 당시 A씨의 차 속도는 시속 30㎞ 이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속도를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블랙박스 분석을 의뢰했다. 경찰이 사고 직후 A씨를 상대로 음주 측정을 했지만, 혈중알코올농도는 나오지 않았다.
 
 사고가 난 스쿨존은 왕복 4차선 도로로 평소에도 불법 유턴이 잦았던 곳으로 조사됐다. 전주시는 이곳에서 불법 유턴 차량에 아이가 숨지자 22일 부랴부랴 중앙분리대를 설치했다. 
 
 A씨 사고는 민식이법 시행 이후 58일 만에 발생한 전국 첫 사망 사고다. 민식이법은 지난해 9월 충남 아산시 한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김민식(당시 9세)군의 사고 이후 발의된 법안으로 지난 3월 25일 시행됐다. 운전자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안전운전 의무 부주의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3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찰은 A씨와 B군 부모,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보호자가 현재 극심한 심리적 고통으로 구체적인 진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서 민식이법을 위반한 첫 번째 사례는 경기 포천시에서 나왔다. 경기북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3월 27일 포천시 한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만 11세 어린이를 차로 들이받아 다치게 한 혐의로 C씨(46·여)가 불구속 입건됐다. 사고 어린이는 6주간 치료가 필요한 팔 골절상을 입었다. 당시 C씨가 몰던 차량의 속도는 시속 39㎞였다. C씨는 경찰 조사에서 부주의로 인한 과속을 인정했다.   
 
 경찰은 지난 6일 C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C씨는 부산 연제경찰서가 같은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송치한 피의자에 이은 전국 두 번째 어린이 보호구역 교통사고 피의자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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