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檢개혁 외치며 정경심 감쌌던 김경록PB "선긋기 어려웠다"

중앙일보 2020.05.22 17:45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1일 재판에 출석하는 모습. 이날 검찰은 정 교수의 전 자산관리인 김씨에게 징역 10월을 구형했다. [뉴스1]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1일 재판에 출석하는 모습. 이날 검찰은 정 교수의 전 자산관리인 김씨에게 징역 10월을 구형했다. [뉴스1]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58) 동양대 교수의 자산관리인(PB)이었던 김경록(38)씨의 1심 재판은 이제 선고만 남겨뒀다. 
 
검찰은 22일 증거은닉 혐의를 받는 김씨에게 "수사에 협조한 점을 고려했지만 중대범죄를 저질렀다"며 징역 10월을 구형했다. 김씨는 조국 일가 수사 초기, 정 교수와 함께 동양대 연구실 PC를 반출하고, 조 전 장관 자택의 PC하드디스크를 교체한 뒤 숨긴 혐의를 받는다.
 

정경심 감싸며 檢 개혁 외친 김경록  

김씨는 이날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정 교수에 대해선 깎듯이 '교수님'이란 표현을 쓰며 작심한 듯 장문의 답변을 이어갔다. 김씨는 최후 변론에서 "언론과 검찰 개혁도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과제라 생각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변호인이 증인석으로 나와 그의 어깨를 두드리기 전까지 이어진 김씨의 답변을 발췌했다.
 
김경록 피고인 신문 中
변호인(변)=피고인은 당시 정경심 교수의 부탁을 거부하면 지난 10년간의 관계가 단절될 가능성을 고려했고, 면전에서 단호히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죠?
김경록(김)=길게 말씀드리면 오랫동안 봐왔던 정 교수님이 법을 어기는 경우는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조국 교수님이 청와대 민정수석이 된 이후에도 높은 도덕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정경심 교수님이 나쁜 행동을 할 거라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기자들에 둘러싸여 감옥같은 생활하는 정 교수님과 가족들에게 누군가 도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고, 정 교수와 담을 넘을 때도, 고층 옥상에서 기자들을 피해 도망다닐 때도 있었습니다.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해명해야할 게 많은데 당사자들이 집에서 나오지 못하니 어느선에서 선을 긋고 나와야 하는지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웠습니다. (변호인이 그만 하라는듯 어깨 두들김)
 
지난해 KBS와 인터뷰를 하던 정경심 교수 전 자산관리인 김경록씨(뒷모습, 가운데)의 모습. [KBS 캡처]

지난해 KBS와 인터뷰를 하던 정경심 교수 전 자산관리인 김경록씨(뒷모습, 가운데)의 모습. [KBS 캡처]

김씨는 정 교수를 옹호하는 모습을 취했다. 하지만 그의 변호인은 정 교수와 각을 세웠다. 정 교수가 김씨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기 때문이다. 김씨의 변호인은 증거은닉 혐의와 관련해 "정 교수는 피고인이 먼저 제안한 취지로 주장을 한다. 이는 사실과 다르지 않느냐"고 김씨에게 물었다. 김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김씨는 정 교수를 법정에 부르는 것을 원치 않았다. 두 사람의 대화 중 일부를 발췌했다.
 
김경록 피고인 신문 中
변=정경심 교수의 자택 하드 및 동양대 PC반출 등과 관련해 (정경심 측에선) 피고인이 먼제 제안했다는 취지로 주장합니다. 이는 사실과 다르고 피고인은 정경심 부탁에 따라 하지 않았나요.
김=네 그렇습니다. 
변=피고인의 진술과 정 교수의 진술이 일부 불일치 하지만 피고인은 정 교수와 대면을 원치 않았습니다. 재판부가 누구의 진술이 실체적 진실에 부합하는지 현명한 판단 해주길 바라는 입장인가요.
김=네 그렇습니다.
변=정경심 교수에 부탁에 따라 중대한 범죄 인지하지 못하고 따른 것 후회, 반성하고 있나요.
김=제가 현명하게 행동하지 못했던 점 깊이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습니다.  
김씨의 변호인은 "김씨의 마음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 교수가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음에도 정 교수에 대한 부정적 표현을 자제하려 애썼기 때문이다. 오히려 김씨는 최후 변론에서 검찰과 언론을 비판하며 "수개월간 직접 경험한 이 순간 언론개혁과 검찰개혁은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과제임을 절실히 느낀다"고 말했다. 검찰이 제기한 모든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검찰을 비판한 것이다. 

 

檢 "중대범죄, 징역 10월 구형" 

검찰이 김씨에게 징역 10월을 구형한 데 대해 판사 출신 변호사는 "증거은닉 혐의 치고는 구형이 약한 편이다. 수사 협조를 고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의 변호인은 재판부에 "정 교수와 특수관계에 있어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웠다"며 벌금형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김씨의 1심 선고를 6월 26일 오후 2시에 하기로 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