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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식사하며 물밑 설득···김종인 비대위 수락까지 막전막후

중앙일보 2020.05.22 17:04
미래통합당이 내년 4월 재보궐 선거 때까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하기로 22일 결정했다. 이날 열린 당선인 워크숍에서다. 진통을 겪던 미래한국당과의 합당도 이달 중 마무리할 가능성이 커졌다. 총선 패배 후 37일 만에 당 내부 정비수순에 들어간 것이다.
 

"주호영 '물밑 조율' 성공" 평가
37일 만에 내부 수습 마무리해

미래통합당 당선인 워크숍을 마친 주호영 원내대표(가운데)와 배현진 원내대변인(맨 앞) 등 당선인들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익숙했던 과거와 결별하고 새로운 미래를 펼쳐나가겠습니다'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결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미래통합당 당선인 워크숍을 마친 주호영 원내대표(가운데)와 배현진 원내대변인(맨 앞) 등 당선인들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익숙했던 과거와 결별하고 새로운 미래를 펼쳐나가겠습니다'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결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당 대표 권한대행)는 이날 오전 워크숍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박사를 내년 재보궐 선거 때까지 비대위원장으로 모시기로 압도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결정은 찬반 표결을 통해 이뤄졌다. 우선 주 원내대표가 지금까지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8명의 당선인이 찬반 및 절충안을 두고 토론했다. 토론에선 “임기를 연말까지로 하자”, “비대위 대신 의원 선수별로 대표를 뽑아 원탁회의를 구성하고 천막당사를 운영하자”는 등의 아이디어도 제시됐다고 한다.
 
그러나 표결은 ‘재보궐 선거가 있는 내년 4월 7일까지 김종인 비대위로 운영하는 것에 대한 찬반’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찬성이 압도적이었다. 한 참석자는 “찬반을 각각 나눠 종이를 쌓았는데 두께가 한눈에 봐도 크게 차이 날 정도로 찬성이 많았다”고 전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워크숍에서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뉴스1]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워크숍에서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뉴스1]

 
당 지도부와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 간 사전 협의도 있었다고 한다. 복수의 참석자는 “표결에 앞서 주 원내대표가 ‘임기를 내년 3월 말까지로 연장할 경우 김종인 전 위원장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당선인들에게 설명해줬다”고 전했다. 다만 임기의 경우 3월 31일까지로 정하면 재보궐 선거를 불과 일주일가량 앞두고 비대위 임기가 끝나게 되므로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와, 4월7일까지로 변경해 표결했다.
 
압도적 찬성 배경에는 주 원내대표의 적극적인 물밑 조율이 있었다고 한다. 한 당선인은 “처음 주 원내대표는 ‘연말까지 비대위원장을 맡아달라’ 구상이었는데 연말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후 주 원내대표가 3월 말 안을 들고 당선인들과 선수 별로 식사를 하며 사전 설득을 했고, 그 결과 압도적 찬성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당선인은 “앞선 지도부와 달리 주 원내대표의 치밀한 사전 조율이 있었기 때문에 비대위를 강하게 반대했던 분들도 당내 기류를 읽고 마음을 조금 돌렸다”며 “큰 잡음 없이 첫 산을 넘은 만큼 ‘잃어버린 정치력의 복원’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워크숍 인사말에서 “여러 차례 말씀드렸지만, 당의 의사가 결정되면 같이 힘을 모아서 결정된 방향으로 도와주시길 바란다”며 후에 있을 수 있는 잡음을 사전 차단하고 나섰다.
 
남은 관문은 앞서 한차례 무산됐던 상임전국위원회다. 현재 당헌에 8월까지로 예정된 비대위 임기를 늘리려면 상임전국위를 통해 당헌을 개정해야 한다. 미래한국당과의 합당 안건 역시 해당 상임전국위에서 동시에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 미래한국당 지도부는 이날 낮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29일까지 통합당과 합당할 것을 결의했다. 앞서 “이달 내 합당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전당대회를 통한 임기 연장을 시도했던 미래한국당 지도부가 입장을 바꾼 것이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에 위치한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에 위치한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통합당 당선인들은 이틀간의 워크숍을 마친 뒤 결의문을 내고 "21대 국회 시작이 열흘도 채 남지 않았는데 선거 개입 의혹을 받고 있거나, 자신의 영달을 위해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이용한 인물들이 국회에 들어오게 됐다"며 "177석 집권 여당의 독주와 오만을 견제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통합당과 국민뿐이다. 통합당을 다시 세우겠다"고 밝혔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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